엘리엇 킴 작품방/수상록·에쎄이 205

한 마리 새가 활공하기까지(글쓰기에 대하여-1)

한 마리 새가 활공을 하기까지(글쓰기에 대하여-1) 글쓰기는 어미새가 새끼를 낳아 기르고 마침내 날려보내는 것과 같다. 글쓰기는 나뭇가지를 쉴새없이 물어다 둥지를 짓고 건강한 수컷을 만나 둥지 안에 알을 낳고 자신의 체온으로 오랫동안 곰곰이 품고 부화한 새끼들에게 벌레를 고군분투로 사냥하여 물어다 먹이며 새끼들이 성장의 나래를 제대로 활짝 펴기까지 지극정성으로 자기분신을 키우는 어미새의 양육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모든 새끼가 어미의 바램처럼 성장하여 둥지를 날아 떠나는 것은 아니다. 알껍질을 깨뜨릴 내부적인 힘의 비축이 부족하여 부화하지 못하여 알 그대로 �는 경우가 있고 알의 상태로 혹은 알을 깨고 나왔으나 알사냥꾼인 뱀에게 통째로 먹히는 경우도 있고 장마철 비바람에 저체온으로 혹은 갑작스레 닥친 폭..

자본주의 인생론 -1(소비욕구에 대하여)

뉴질랜드의 한유한 목장 풍경 자본주의 인생론 -1(소비욕구에 대하여) 자본주의의 바탕은 생산이 아니라 소비다. 생산활동이 없는 곳에서도 인간의 소비욕구는 마음에 가득하다. 반면에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라는 속담에 나와 있듯이 소비욕구가 없는 곳에서는 생산욕구도 없다. 자본주의의 음과 양은 모두 소비욕구에서 비롯된다. 현대 자본주의 속에 사는 한 인간이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화평하게 사는 첫 단초는 소비욕구를 조절하는 것이다. '무소유'의 경지에 다다르지는 못했다 해도 우선적으로 소비욕구를 버리면 마음이 편하다. 그리고 생활을 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들만으로 생활해 볼 필요가 있다. 며칠 간 절에 들어가서 템플스테이를 하거나 가톨릭 기도원에 들어가서 기도와 수양을 하는 것은 물고기가 물을 잠시 떠난 경우가..

한국문화의 미래틀(The Future Frame of Koean Culture)

한국문화의 미래틀(The Future Frame of Koean Culture) 우열을 떠나서 동양시는 이상적이고 포괄적이며 토속적인 섬세함을 지니고 있으나 서양시에서 볼 수 있는 경험적 사실성에서 비롯되는 세부적인 다양성과 인공적이고 건설적인 미려한 웅장함과 독특한 개성에서 비롯되는 차별화가 부족하다. 어딘지 모..

마음의 창(窓) -2

마음의 창(窓) 마음의 창(窓) -2 사람의 감각수용기관에는 다섯가지가 있다. 흔히 말하는 눈코귀입피부의 다섯가지를 통해서 우리는 주위의 사물과 현상을 지각한다. 그 중에 우리의 뇌에 가장 빠르게 직행하는 것은 귀다.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음악의 조화로운 울림은 바로 뇌에 울리퍼지는 느낌이 든다. 그와 동시에 심장박동이 리듬을 타고 맑은 피가 온몸을 돌아 흐르기 시작한다. 소리는 청각신경전달물질이 뇌의 청각수용부위에 닿고 거기에서부터 뇌의 전체에 골고루 울려퍼진다. 그 순간에 소리는 뇌와 분리불가능한 일체라는 느낌이 들 정도다. 마치 뇌가 가득한 증기 속에 더운 물에 잠겨 목욕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모든 예술적인 영감이 음악에서부터 나온다는 말에 수긍이 간다. 즉 청각은 감각의 어머니이다. 한편으로,..

생의 안목-수정

마음의 창(窓) 생의 안목(眼目) 사람의 감각, 예를 들어 눈은,나이가 어릴수록 심장에 가깝다. 나머지 감각도 마찬가지다. 인생을 살면서 나이가 들수록 눈은 심장에서 멀어진다. 나이가 들어 죽음에 가까워지면 사람이 어린 아이로 돌아간다는 말은 눈이 심장에서 멀어질 만큼 멀어졌다는 것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그것은 느낌이 무디어지면 마음이 무욕해지기에 가능한 마음가짐이다. 인생이 짧다고 생각하면 할수록 사람의 수용력과 이해심은 늘어난다. 만일 일생이 순간이라고 여기는 사람이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그는 구도의 길을 갈 확률이 매우 높다. 즉 신앙적 수행의 길을 택할 수 있다. 이 경우에 그 사람은 현세가 내세를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생각에 경도되기 쉽다. 그런 사람은 때로 동일종교의 신..

삶이 외롭고 힘들다 여겨질 때 -수정 중

삶이 외롭고 힘들다 여겨질 때(When You Feel Life Is Hard an' Lonely) 삶이 외롭고 힘들고 괴로워 지속하기 힘들다 여겨질 때 그대의 처지가 생활의 바닥이 아니라 삶의 바탕임을 잊지 마십시오.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게 인생이니 인생에 밑질 것은 없습니다. 오히려 인생길의 어느 시기에 빈손이 되는 것은 갓 태어나 가녀린 고사리 빈손과 나이 들어 코끼리 가죽처럼 거칠어진 빈손 사이에 잠시 인생이 머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체험입니다. 그러니 사람은 삶을 염오하거나 삶과 작별을 하고 싶어할 만큼 진정으로 슬퍼하거나 절망할 이유는 없습니다. 슬픔 안에서만 그대는 슬퍼하고 절망 안에서만 그대는 절망하고 희망 안에서만 그대는 희망하며 희망은 언제나 희망이 아닌..

삶이 외롭고 힘들 때 -수정

삶이 외롭고 힘들 때 삶이 너무 외롭고 힘들고 괴로워 지속하기 힘들다 여겨질 때 당신의 처지가 생활의 바닥이 아니라 삶의 바탕임을 잊지 마라.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게 인생이니 인생에 밑질 것은 태어나면서 이미 없다. 오히려 인생길의 어느 시기에 빈손이 되는 것은 갓 태어나 가녀린 고사리 빈손과 나이 들어 코끼리 가죽처럼 거칠어진 빈손 사이에 잠시 인생이 머문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더없이 소중한 체험이다. 그러니 당신이 삶과 작별을 하고 싶어할 만큼 진정 슬퍼하거나 절망할 이유는 없다. 슬픔 안에서만 당신은 슬퍼하고 절망 안에서만 당신은 절망하고 희망 안에서만 당신은 희망하며 희망은 언제나 희망이 아닌 것들 위로 비상한다. 우리의 삶은 생동하기에 희망 안에 머무르는 게 필요하다. 희망의 새..

행복의 정의[The Definition of Happiness]

행복의 정의[The Definition of Happiness] 버트란드 러셀은 행복의 정복에 대해 썼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추구하거나 정복하는 것이 아닙니다. 행복은 다만 잠기는 것입니다. 우선 자신에게 잠기십시오. 새가 대기에 잠기고, 동식물이 뭍에 잠기고, 물고기가 물에 잠기고, 온갖 물상들이 자연에 잠겨 있듯이, 그대의 마음바다에 잠기십시오. 제각기 잠긴 것에서 벗어나려 하면 그것이 불행입니다. 더 나아가 이 모든 것들이 대자연 속에 잠겨 있으면서 더욱 더 나아가 이 지구상에 모든 것들이 잠겨 있는 대자연이 우주자연에 동화되어 잠겨 있으니 그것이 행복입니다. 행복은 잠기는 것입니다. 생명체는 '살아 있는 잠' 속에 잠겨 있고 생명현상은 '살아 있는 꿈' 속에 꾸는 꿈결입니다. 그러니 잠든 꿈결의 ..

욕실 속의 행복[Happiness in a Bathroom]-수정

욕실 속의 행복[Happiness in a Bathroom] -수정 -엘리엇 킴 삶은 죽음으로 돌아 가거나 삶으로 되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본래 여기에 있었기에 비로소 온전히 여기에 있는 것이다. .삶은 알몸이다. 그런데 요즈음 과학문명은 *알몸을 로봇화하려 한다. 현재의 시대는 과학이 환경을 로봇화하려는 단계에서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