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수상록·에쎄이 205

그대 마음을 쉴새없이 흘려보내면(수정)

그대 마음을 쉴새없이 흘려보내면(수정) -엘리엇 킴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이미 과거에 매어둘 필요는 없다. 우리 마음의 양식을 보관하는 곳간은 미래에 있으며 그 미래는 항상 여기! 현재에서 출발한다. 마음이란 우리의 의지만으로 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마음에는 항시 무언가가 들어차 있게 마련이다. 쉽게 말해, 마음은 비울 수 없다. 마음을 완전히 비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그러한 생각이 그 순간을 차지하고 있거나 혹은 그 순간에 마음이 잠시 머무르고 있을 뿐이다. 그러한 느낌은 순간의 영원을 깨닫는 빈 마음의 민무늬가 아니라 어떤 '순간 속에 머무르고자 하는 데서 비롯되는 구극적 각성'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일종의 시간성 상실의 체험이다. 마음이 잠시 머무르는 '일정한 순간 속'에서만 우리는 마..

피상화된 도덕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Superficial Morality )

피상화된 도덕으로부터의 자유(Freedom from Superficial Morality ) -수정 도덕은 분리된 별개의 원리가 아니다. 도덕은 마음에서 따로 떼어놓고 저울질할 수 있는 어떤 삶의 무게가 아니며 동양화나 서예작품처럼 벽에 걸어 놓고 때로 감상하는 틀 속에 담긴 그림도 아니다. 현대 물질문명이 발달할수록 도덕은 피상화하고 있다. 도덕은 마음 밖에서 인정받거나 약속하거나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또한 현대에서 중용의 일부 사회적 성분이 도덕에 가장 해로운 내독성(內毒性)일 수 있다. 내독성이 있는 중용의 미덕은 사회적인 타협이나 심지어 야합 그리고 적당한 상호인정과 현실순응이라는 어정쩡한 현세중심주의에 투명한 영혼을 알몸으로 내맡기게 된다. 그런 현실 종속적인 삶의 태도는 도덕적으로 애매..

행복에 대하여-서문['On Happiness' -Preface]

행복에 대하여-서문['On Happiness' -Preface] 이 책은 '일'에 대한 글이 아니라 '일 이외의 시간'을 위한 글이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이 책은 일의 능률이나 사교적 세련미나 생활의 처세나 인간관계의 합리적 관계 설정이나 사회적 협동심의 육성이나 지도력의 개발에 관한 글이 아니다. 나는 다만 여러분이..

기쁨과 슬픔의 근원에 대하여[On the Same Origin of Joy and Sorrow]

기쁨과 슬픔의 근원에 대하여[On the Same Origin of Joy and Sorrow] -Elliot Mountlight Kim 기쁨은 직정적이며 단순한 자기감정의 표출인 반면에 슬픔은 자신을 끊임없이 곱씹는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두려움이나 걱정이나 불안이 엄습해서 슬프다고 느끼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슬픔은 떨쳐버리기 힘들다는 절망감..

꽃들에게 부치는 발화[Utterances to Flowers]

민들레 -S. W. Byun님께 감사드립니다. 꽃들에게 부치는 발화[Utterances to Flowers] -엘리엇 킴 필자가 꽃들의 모습 아래에 두서 없이 늘어 놓은 말들은 매우 즉흥적입니다. 처음 보는 순간의 느낌에 치중하여 그리 되었습니다. 직관을 과신(?)하는 탓입니다. 우리가 실재의 궁극적인 대상인 별밤하늘을 바라보면, 그것이 사람이 지닌 직관을 절로 그리고 통째로 느끼는 유일무이한 경우입니다. 바꿔 말하면, 별밤하늘은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직관의 거울입니다. 사람에게 가장 강력한 실존의 자영도구는 직관[Intuition]입니다. (직관은 다른 말로 엇비슷이 정관[right-watching]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 이외에 여타 도구는 인위성이 개입되어 비자영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직..

사랑은 마음의 대화 속에 둥지를 튼다 -수정

피카소 -The Lovers, 1923, National Gallery of Art, Washington D.C. 사랑은 마음의 대화 속에 둥지를 튼다 (Love Nestles in The Dialogue of Mind) - -엘리엇 킴 우리는 정말 순수했고 지금도 순수하며 앞으로도 순수할 것이라고 믿는다. 만일 우리가 정말 순수하다면 사랑을 유지하지 못할 순수는 없다. 다만 대화가 없거나 부족하다면 순수해야 할 사랑이 실타래로 엉클어지거나 장난감처럼 망가질 수 있다. 마음이 순수한 사람끼리 사랑을 유지하려면 그 점을 경계해야 한다. 닫혔던 마음의 문을 열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하게 될 때까지.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들이여,격정은 때로 마음의 눈을 멀게 하나대화는 어두운 침묵에 먼동을 트게 하니,사랑의 유일..

미운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한 조언(助言) -수정

티베트 사람 미운 감정을 지우기 위한 조언(助言) [Advice for Erasing Hatred] 사람에게는 미움의 감정이 있다. 다른 사람의 언행에 마음이 상처를 입으면 미움이 생긴다. 낙관적으로 보면, 미움은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 생겨나는 시뻘겋게 달아 오르는 철의 감정이다. 미움은 상처가 부어오르는 것과 같아서 악의 침투력과 선의 방어력이 갈등하는 초기의 경우에 해당한다. 사람이 미워하는 대상은 사람이다. 사람은 원래 사람 이외의 대상을 죽도록 미워하지 않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그대가 어떤 사람을 미워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 사람을 사람이 아니라 부산스런 애완견이나 꾀많은 여우나 욕심많은 돼지나 혹은 덜 진화한 유인원이라 여겨 보라. 그러면 불쇠처럼 달아오르는 미움의 감정을 어느 정도 가라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