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수필집(미셀러니) 112

피아노 유감

피아노 유감 피아노 연주를 배우지 못 한 것은 내게 평생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철이 없던 어린 나이에는 피아노를 제대로 접해볼 기회가 없었고 이미 어느 정도 나이가 지난 후에야 피아노를 배우지 못했던 점을 무척 아쉬워했다. 그런 생각은 오직 한 가지 커다란 일생의 멍으로 남아 있다. '피아노를 배웠더라면 아마도 지금의 나는 작곡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아주 가끔 절로 그것도 불쑥 떠오른다. 그랬더라면 지금 쓰고 있는 글도 많이 달라졌으리라는 생각도 동시에 하면서. 돌이켜 보면, 철이 없던 어린 시절에 나는 세상이 그리도 낯설고 신기했고 그래서 정신 없이 놀이에만 빠져 있었던 듯하다 그 당시에 집 부근에 있었던 작은 정자가 있는 연꽃의 못은 어디로 사라졌고 그 많고 많았던 이 세상의 피아노들..

가을을 어떤 계절이라고 부르면 좋을까? -수정

가을을 어떤 계절이라고 부르면 좋을까? -수정 (What Season Can We Name Autumn?) 이 물음에 사람들은 관심이나 형편에 따라 천고마비의 계절, 수확과 결실의 계절, 단풍과 낙엽의 계절, 고독과 우수의 계절, 여행의 계절, 공부와 독서의 계절, 사색의 계절, 김장철, 산행철 등등으로 답할 것이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사랑의 계절이라 말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아마도 가을이 우수에 빠져들기 쉬운 계절이라 그런 듯하다. 옆구리가 휑한 느낌으로 고독감에 쓸쓸히 잠겨 있는 누군가의 심정과 그 사람을 같은 심정으로 바라보는 마음이 작용하여 서로에게 기대고 싶어하는데서 사랑이 이루어진다. 쓸쓸한 동병상련이 사랑을 낳기 쉬우니 '올가을에는 사랑을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온 것이다. 이렇듯 가을은 ..

검은 양말을 사러 몇년만에 10여분간 들른 백화점에서의 단상(單想) -수정 중

검은 양말을 사러 몇년만에 10여분간 들른 백화점에서의 단상(單想) 순백과 검정은 색채의 하늘과 땅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색채는 순백과 검정의 사이에서 제각기 자태를 사람의 망막 위에 계속 멎으며 시신경을 통해 뇌 안으로 끊김없이 흘려 보내고 있다. 우리가 개의 눈이나 곤충의 겹눈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더 나아가 색체 프리즘의 방사폭이 영(0)이 된다고 상상해 보라. 일례로, 그대가 살아 숨 쉬고 있는 이 세상 어느 곳에서든 혹은 지금의 나처럼 백화점 매장 한 가운데 선 채로 우주가 대폭발하는 백뱅의 와중에 있다고 상상해 보라 그대가 입고 입는 옷의 색깔이 light green 원피스이든 cardinal red 재킷이든 그밖에 어떤 색채와 형태의 옷을 입고 있든지 간에 빛의 온갖 파장과 산란과..

검은 양말을 사러 몇년만에 10여분간 들른 백화점에서의 단상(單想)

검은 양말을 사러 몇년만에 10여분간 들른 백화점에서의 단상(單想) 검정과 순백은 색채의 하늘과 땅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색채는 검정과 순백의 사이에서 제각기 자태를 사람의 망막 위에 계속 멎으며 시신경을 통해 뇌 안으로 끊김없이 흘려 보내고 있다. 우리가 개의 눈이나 곤충의 겹눈을 가지고 ..

'조중동 돌아이들'에 대한 답글의 답글

'조중동 돌아이들'에대한 답글의 답글 글쓴이: imaginernz 09.05.30 17:09 제가 가끔 돌출적인 점 사과드리며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현실주의자가 전혀 아닙니다. 허나 때로 현실에 눈을 감아서는 안 되는 때가 있으며 시인에게 그런 경우는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상황일겁니다. 어쩌면 그..

조중동 언론에 부침>>>퇴고 중

조중동 돌아이들 조중동은 아무리 삶을 에누리해도 매우 불의하다. 그자들이 쓴 글을 읽어보면 현세의 탐욕과 권세의 수성(守城)에 분주한 철없는 어린아이들을 보는 듯하다. 신도 그들의 주장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국가가 그대들의 놀이터가 아니거늘. 그들의 역사적 패착은 자기만족에 쥐어짜는 지적 자기기만에 있다 반성의 기미가 아예 없다는 말이다상류삼합-구린악취를풍기나맛은기가막힌 정/재/언(政財言)의 삼합-의 맛에 취한 나머지그들에게서는 사회 상층부의 권력을 틀어쥐고 안분자족을 누리려는 심사가 충분히 엿보인다 국가의 위난기에 안분자족자들은 안분자족을 거의 포기하지 못 한다 그틀에게는 그 수 이외에는 더 이상 둘 수가 없다 그들은 국가의 존멸에 상관없이 그들의 특권과 위세가 유지될 수 있다면 어떤 침략적 외세와도..

한국 기득권층의 결정적 단서-1(원본)

한국 기득권층의 결정적 단서 한국의 특권층 대다수는 국가의 보전과 통합과는 이질적이다 그들은 상황논리에 자신을 감염시키며 사회적인 지배력을 유지하는데에만 급급해하며 골몰할 것이다. 특히나 국가의 위난기에. 만일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워 국체를 상실할 위기에 처할 때 상층부인 정재계..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

보이지 않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편지 이 세상에 태어나 사는 수 많은 사람들 아이와 어른들 부모와 형제자매들 친지와직장동료와주위의 뭇사람들 식의주를 제공해 주는 이름모를 사람들 스승과 제자들 그들의 일터에서 흘리는 땀과 헌신과 집중 그들의 온갖 생체험들 가족부양의 의무감과 소속된 사회에 대한 책임감 사람이 일생을 살면서 겪는 부모형제자식들과 빠듯한 살림살이에 이런 저런 애환을 가슴에 담고 사는 사람들 젊은 시절의 꿈과 희망과 나이테에 섞이는 절망과 불안과 미래에 대한 소망들 ... 오래된 인류사 중에 유독 한 시대에 함께 태어난 사람들과 어느날 어느 거리에서 우연히 옷깃을 스치며 지나치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는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본다 어쩌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에 단 한 번 만날 수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