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우주와 자연 시 118

²비-2

비-2 (Rain-2) 비가 내린다 한가운데로 비가 내리고 있다. 외로움 지나 누군가, 오래임 지나 무언가,갓 설레운 노래를 꿈결에 부르는 듯하다. 만상의 침묵이던가? 모든 생의 울대에 이는 나즈막이 잦아드는 합창인가? 일제히 아늑한 잠에 빠져들고 있는 만개의 날개를 접은 말들의 갈기와 모습이 만개의 별빛으로 영생의 꿈 속에 희끗 희끗하다. 대지가 사라지고 물길은 멈추고 죽은 자들에게 더 이상 푸르게 높아지지 않는 은감빛 하늘이 아득히 길게 부서질 듯 휘이어 있다. 그 끝 부근에서 과거는 멀리 붉고 현재는 검고 미래는 가까이 푸르다. 아!, 글은 구원에 대한 결례를 쓰는 것, 마침내 ㅈ정신은 마음의 위안에 앞서 사후의 심장으로 고요히 파열하고 상처로 벌어진 입을 다무는 것, 조상하는 나머지 인류의 조문 ..

자연방법선언 -2

자연방법선언 -2 자연을 바라지 않아 아늑히 먼 원시의 꿈인 듯 여기에 도로 잠기려니, 한 마리 배부른 사자의 살아 무상한 눈매에 가녀린 사슴의 동체에 매여 움짓하는 두 귀에 하늘과 땅 사이를 가르는 수리의 눈매 혹은 어스름녘 나뭇가지에 깃든 후투티의 어두워가는 부리에 햇살 아래 바다코끼리 군상의 해변에서 그 앞바다 속을 유영하는 지느러미의 어떤 표정에 누가 '예' 혹은 '아니오' 라 말 할 수 있을까? 동물은 아니더라도. 식물은 아니더라도 홀로 서 있는 고목을 꿈꾼다. 한 그루 떡갈나무의 속깊은 뿌리에 식물의 민속을 춤추는 흔들가지들의 연무에 일제히 까르르 웃고 있는 잎새들의 동요에 어떤 바람이 잘 날 있을까? 태어남과 동시에 귀에 깊숙이 멀어가는 귀, 눈에 이윽고 어두워지는 눈, 모든 향미와 빛깔의 ..

순공(瞬空)- 수정 중

우주자연의 바탕 -순공(瞬空) [The Basis of Universal Nature -A Momentary Space] 유일한 것은 둥진 우주에 순간뿐. 모든 것 순간에 일어 순간에 살고 순간에 지니, 순간은 모두 흘러내리는 시간 거슬러 영영 제 키에 생생한 곧대로 서린 기상에 온 우주 남김없이 차 멎으니 , 생도 사도 어떤 공허나 충만도 [한줄도치] 어떤 사소함이나 위대함도 어떤 싱그러운 젊음의 절정이 추구하는 진리와 이상도 너에 서린 광열에 일부기록으로 남겨질 사랑에 예술도 우리 미망에 오로지 일컫는 선(禪)의 다른 이름도 그 어떠한 것도 님의 손길에 닿아 없는 듯 스스로 지우니, 유일한 것은 둥진 우주에 님의 순간뿐. [04:30 9/24(Sun), 2002 ; 대치3동에서] -----------..

뉴질랜드 서정시: 악어의 평화

악어의 평화(A Crocodile's Peace) -뉴질랜드 밀포드 해변의 집(White House:필자의 작명)에서 -대폭 수정 중 어린 시절처럼 분주하고 몽매한 한 마리의 파리와 함께 마시는 커피의 맛. 너 한 즙, 나 한 모금. 물푸른 하늘에 그리움으로 이고 지는 솜털구름. 부드러이 흩날리듯 흩어날리듯 산들바람에 살랑이며 춤추는 재커랜더木의 16세 나이. 한 마리 참새의 어릿저리 나는 수평이동. 어디선가 한 채의 집을 지으며 고요를 두드리는 망치질 소리에 오늘 이 하루, 악어의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