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말 -시적 의문(詩的 疑問) 금세기는 지나갔다 다음 세기도 그 다음 세기도 어느덧 모든 시간은 미래를 지나가고 인류 이후에 인류가 자신의 역사와 과거 속에서만 살고 있었음을 신은 아시겠지? 우주의 새벽녘에 자신의 대장원을 홀연히 거닐며 이 알쏭달쏭한 무의식의 해변에서 아이의 물망울에 뜨는 의식의 곶과 그 너머의 시선을 한데 쓸며 지존의 시공을 경배하는 성직자의 모습으로 삶을 질투하며 겨누는 햇살의 숱한 쇄상의 칼날빛 번득임 속에 역사에 문명을 건망하는 눈 먼 심장으로 돌아서지 않을 과거를 회억하려는 듯 미래의 선듯한 콧잔등을 더듬으며 떠나지 않는 달님을 유일한 연인이라 여기며 외사랑하고 아파하며 그리워해 볼까? 모든 제도의 서약을 꾸겨쥔 채 생명의 사랑이 호된 시련이 아님을 무상한 일생으로 증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