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우주와 자연 시 121

바람의 말 -시적 의문(詩的 疑問)

바람의 말 -시적 의문(詩的 疑問) 금세기는 지나갔다 다음 세기도 그 다음 세기도 어느덧 모든 시간은 미래를 지나가고 인류 이후에 인류가 자신의 역사와 과거 속에서만 살고 있었음을 신은 아시겠지? 우주의 새벽녘에 자신의 대장원을 홀연히 거닐며 이 알쏭달쏭한 무의식의 해변에서 아이의 물망울에 뜨는 의식의 곶과 그 너머의 시선을 한데 쓸며 지존의 시공을 경배하는 성직자의 모습으로 삶을 질투하며 겨누는 햇살의 숱한 쇄상의 칼날빛 번득임 속에 역사에 문명을 건망하는 눈 먼 심장으로 돌아서지 않을 과거를 회억하려는 듯 미래의 선듯한 콧잔등을 더듬으며 떠나지 않는 달님을 유일한 연인이라 여기며 외사랑하고 아파하며 그리워해 볼까? 모든 제도의 서약을 꾸겨쥔 채 생명의 사랑이 호된 시련이 아님을 무상한 일생으로 증명하..

바람의 끝에 서다

바람의 끝에 서다(Standing on The Edge Of Wind) 바람의 끝에 서서 보았다. 모든 (높은) 곳에서 일고 있는 바람 같은 것들이 저마다 바람이 되어 불어예는 것을, 돌이킬듯 돌이키듯 발생과 소멸 사이를 멈춤없이 오가며 동시에 가르며 잇고 잇고 가르며 채우고 비우고 비우고 채우며 환히 펼치며 웃는 듯 설피 두드리고 구르며 우는 듯 마침내 이는 어떤 물음에도 대답의 끝자락을 살포시 내리며 지적인 망설임에 빠진 자들의 일생에 드나드는 감정에 닳아가는 이성의 문턱에 일회의 맑은 세례를 주고 어데론지 영원히 떠나고 있는 나그네인 듯 침묵 속의 회한도 향수도 일체(一體)의 잔영도 없이 고지에 서 있는 어떤 이에게 오로지 천상의 기운으로 불어예는 것을 망연히 바라보았다 바람의 끝에 서서. [200..

어느 가을새벽에 듣는 여명의 노래(A Song of Twilight at An Autumn Dawn)

어느 가을새벽에 듣는 여명의 노래(Song of Twilight at An Autumn Dawn) 어둠에 잠긴 결실의 낙과와 수확 사이 지상에 타오르는 가을 단풍의 고비길 너머 태초의 하늘가에서인 듯, 열정과 침잠 사이 여명(黎明)이 아스라이 펼치는 나래에 그리움의 꽃은 저 홀로 흥얼거리며 고즈넉이 피어나고 있다. [200810200616 엘리엇 킴]

님은 다만 바라보고 있다(Nim's Just Looking) -최종 수정 중

님은 다만 바라보고 있다(Nim's Just Looking) 님은 바라보았다, 새들의 지저귐과 긴 휴식을, 날마다 다른 구름의 형상과 햇볕의 벌거벗은 정적과 원적(圓寂)에 내리는 빗살과 뭇 바람의 여울지는 무늬를, 님은 바라보았다, 누대의 회임과 마지막 호흡 사이에서 사람들의 숱한 발걸음에 닳아가는 모든 성전의 층계와 난간과 바닥돌을, 사람들의 경건히 우러르는 표정 속 숭고에 찬 눈매와 마음 저욱이 울려드는 그리움의 메아리를, 님은 바라보았다, 모두 깊이 잠든 밤의 끝자락 너머에서 아스라이 펼쳐지고 있는 먼동의 신령스런 빛깔과 만홍(滿紅)의 저녁노을에 번지며 어둠 저편으로 아득히 날아가고 있는 만종소리의 나래짓을, 님은 바라보았다, 희망과 고뇌의 호흡에 차고 기우는 모든 것들의 일생을, 은밀히 조마조마한..

님은 다만 바라보고 있다(Nim Is Just Looking) -수정

님은 다만 바라보고 있다(Nim Is Just Looking) 님은 바라보았다, 새들의 지저귐과 긴 휴식을, 날마다 다른 모양의 구름과 햇살의 벌거벗은 정적과 원적한 비와 바람의 여울지는 무늬를, 님은 바라보았다, 누대의 회임과 마지막 호흡 사이에서 사람들의 숱한 발걸음에 닳아가는 성전의 층계와 난간과 바닥돌..

절규[An Outcry] -완성

절규[An Outcry] -완성 -엘리엇 킴 별안간 침입한 우주에 찬 주위에 고루 내뱉는 단말마(斷末魔)의 한 느린 침잠. 그 마지막 부르짖음은 회자(膾炙)되지 않는 순간 속에 하나 가득 멈추어 있다. [11:18am, 9월 첫째 금요일, 2004 - 삼성동 White House에서] z. translation --------------------------------------------------- An Outcry -Elliot M Kim Into the universe suddenly invading which has filled the surroundings, is an outcry pervading, sinking slowly. The final yell has stopped in one fu..

거듭나기(Rebirth)

티벳고원, 어느 생명의 형해 거듭나기(Rebirth) 책은 다 버렸다 사랑도. 나머지도 죄다 버렸다 비움없이. 마음은 마음답다. 사람들의 뒷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어데론지- 흙은 한없이 부드러워지는 꿈을 품고 있다.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있었다, 처음부터 (새로이). (20080117 엘리엇 킴) ------------------------------------- z. Translation Rebirth I threw away all books, even love. I threw away the rest without empting. Mind is like mind. Back figures of people are disappearing toward somewhere else. Soil's emb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