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영혼과 명상 시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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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페후 화산(뉴질랜드) 000000 -엘리엇 킴 장례의 묘 앞에 사람들이 모였다. 우두커니 선 색조의 밤. 어떤 이는 그것을 색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사색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그늘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죽음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악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무(無)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불가지(不可知)라 하고 아이들은 그냥 ‘까맣다’고 한다. --------------------------------- *000000 : html언어로 검정(html Language: black)

마음살이

어느 티베트 소년의 티없이 맑은 미소 마음살이[Mind-living] -엘리엇 킴 저 푸르른 동심의 하늘 아래 아무리 가까워도 우리는 외진 마음에 산다. 어떤 삶의 연극도 끝나 가고 모든 삶의 방향은 메아리 진다. 바람은 스스로에 세차게 불고 파도소리 언제나 멀어져 가고 *한 마리 세월의 늑대 목청 돋울 녘 그리움은 제가 판 굴에 가만히 숨어 있다. ------------------------------------ *일생(一生)

느티나무(An Ole Zelcoba Tree)

제주 성읍 민속촌 느티나무 느티나무 古木 (An Ole Oak Tree) 햇살, 비바람 또는 눈발, 달빛에, 흔들리는 느티나무의 가지와 잎새를 느티나무라 하는 느티나무 고목(古木)의 뿌리는 없으리라. (Aug 15, 2000 L. Kim) ---------------------------------------------------- An Ole Oak Tree There won't be any root of an ole zelkova tree, which calls a tree with branches and leaves swayed by winds and rains, or snowfalls, or moonlights, 'a zelkova tree'.

순간의 시선(A Moment of My Eyes)

순간의 시선 [A Moment of My Stare] -엘리엇 킴 자연이라는 말 속에 담긴 자연스러움과 어색함 이 말의 동시부존 그녀에게 나이트클럽에 가자고 제안을 했고 말없이 그냥 따라왔던 그녀가 갑자기, 재킷을 floor에 스르르 떨어뜨리고 춤을 춘다 앉아 있는 나를 뇌쇄적인 눈빛으로 응시하면서 그저 앉아 있는 나에게 마치 지독한 고뇌와 정적에 관해 이야기하는 듯이 약간 벌어질 듯 다문 입술 일순간 격정적으로 흔들리는 어깨 송곳 시선 한 그루 불꽃처럼 배반의 장미처럼 따가운 햇살을 받는 사금파리처럼 혹은 구도의 마음짓으로 열정과 고뇌와 번민과 광란과 온갖 이상과 허무와 숭고함과 그리움 그리고 초탈과 침묵에 가위눌린 몸짓으로 아무도 추지 않았던 변증의 춤을 추고 있다. 꼬리와 지느러미로 유영하는 한 마..

영혼의 머리결(Spiritual Hair)

영혼의 머리결(Spiritual Hair) 우연의 눈길이 와 닿는 네 청금(淸金)빛 머리결 숱숱이, 난숙한 세월의 손목이 빗는 네 은(銀)가을빛 머리결 갈갈이, 주인 몰래 생경히 뻗어 가는 그대 영혼(靈魂)의 검은 머리타래 올올이. ---------------------------------- [03:06am, 3/19(Wed), 2003 엘리엇 킴] Spiritual Hair Touched by casual eyebeam, Your blue-golden hair, sutsusi. Combed by the wrist of ripened time, Your silver-autumn hair, galgari. Unawared by its lord, crudely sprawlin', Your true blac..

마음에 새벽[Dawn in Mind]

마음에 새벽[Dawn in Mind] -마음의 원시벽화(A Primitive Mural in Mind) 아무도 없는 마음에 새벽이 오네. 어머니 고요 속에 홀로 엮은 *떼 저어 자아(自我)의 곶을 지나 한 마리 유인원이 시원(始原)의 새벽을 떠나 시공(時空)의 먼동을 거스르고 있네. (8:13 pm, 5/16(Thr.), 2002 엘리엇 킴) -------------------------------------- *떼: 원시뗏목

손을 흔들며(Waving Hands)

사르나트[녹야원] -부처님 설법장 손을 흔들며(Waving Hands) -엘리엇 M 킴- 자연을 향해 손을 흔들며 그대는 한꺼번에 생을 언제나인 듯 깨달으리, 삶이 이토록 짧고도 고독하다는 체념 속에. 아름다운 한 송이 꽃이 완성을 향해 피어 있음과 그 한 송이 꽃이 드리우는 그림자가 손을 흔들고 있는 그대의 아득히 어두운 뿌리에 깊게 배어 있음을 그대가 깨달을 수만 있다면, 또한 모든 생명이 동시에 밤하늘에 은연히 깊게 배어 있음도 그대가 한꺼번에 깨달을 수만 있다면, 모든 생명이 마냥 끄덕이는 고개짓 앞에서 적어도 그대가 완성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표정하면서 모든 생명의 관중이 추인하는 이 낯선 가면의 무대에 서서 대자연에 어린 그대에게 다가서려는 그대에게 우리는 다만 '인정한다.'고 지금 여기에서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