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영혼과 명상 시 91

기러기 문신(紋身)

기러기 문신(紋身) 오, '나'는 순순히 솟아나고 있다, 불변의 경계 속 미지의 깊이에서부터 뒤엉킨 열정과 고뇌의 한 그루 생목(生木) 위 고요한 보라빛 먼동의 표정으로. 생명의 두 다리인 욕구과 불안을 떨쳐내며 시간의 넝쿨에 얽힌 원시의 대지를 박차 올라 노을의 자장가 속으로 비상하는 한 마리 조류가 되어, 그리움에 쭈볏한 머리목에 '사랑 사랑' 나래짓하며 떠오르는 달누이의 저편으로 망망히 날아가다, 미리내 별밤하늘에 문신(紋身)의 기러기로 떠 있게 될지라도, 아! '나'는 순간마다 비행하며 돌이킬 수 없는 순간마다 막바지의 심경에 진화에 녹이 선 부리로 '겨우 겨우'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라네. (200803240217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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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아페후 화산(뉴질랜드) 000000 -엘리엇 킴 장례의 묘 앞에 사람들이 모였다. 우두커니 선 색조의 밤. 어떤 이는 그것을 색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사색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그늘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죽음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악이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무(無)라 하고 어떤 이는 그것을 불가지(不可知)라 하고 아이들은 그냥 ‘까맣다’고 한다. --------------------------------- *000000 : html언어로 검정(html Language: black)

마음살이

마음살이[Mind-living] -엘리엇 킴 저 푸르른 동심의 하늘 아래아무리 가까워도 우리는 외진 마음에 산다.어떤 삶의 연극도 끝나 가고모든 삶의 방향은 메아리 진다. 바람은 스스로에 세차게 불고파도소리 언제나 멀어져 가고*한 마리 세월의 늑대 목청 돋울 녘그리움은 제가 판 굴에 가만히 숨어 있다.------------------------------------*일생(一生)

느티나무(An Ole Zelcoba Tree)

제주 성읍 민속촌 느티나무 느티나무 古木 (An Ole Oak Tree) 햇살, 비바람 또는 눈발, 달빛에, 흔들리는 느티나무의 가지와 잎새를 느티나무라 하는 느티나무 고목(古木)의 뿌리는 없으리라. (Aug 15, 2000 L. Kim) ---------------------------------------------------- An Ole Oak Tree There won't be any root of an ole zelkova tree, which calls a tree with branches and leaves swayed by winds and rains, or snowfalls, or moonlights, 'a zelkova tree'.

순간의 시선(A Moment of My Eyes)

순간의 시선 [A Moment of My Stare] -엘리엇 킴 자연이라는 말 속에 담긴 자연스러움과 어색함 이 말의 동시부존 그녀에게 나이트클럽에 가자고 제안을 했고 말없이 그냥 따라왔던 그녀가 갑자기, 재킷을 floor에 스르르 떨어뜨리고 춤을 춘다 앉아 있는 나를 뇌쇄적인 눈빛으로 응시하면서 그저 앉아 있는 나에게 마치 지독한 고뇌와 정적에 관해 이야기하는 듯이 약간 벌어질 듯 다문 입술 일순간 격정적으로 흔들리는 어깨 송곳 시선 한 그루 불꽃처럼 배반의 장미처럼 따가운 햇살을 받는 사금파리처럼 혹은 구도의 마음짓으로 열정과 고뇌와 번민과 광란과 온갖 이상과 허무와 숭고함과 그리움 그리고 초탈과 침묵에 가위눌린 몸짓으로 아무도 추지 않았던 변증의 춤을 추고 있다. 꼬리와 지느러미로 유영하는 한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