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영혼과 명상 시 87

현대적 밤길(The Modern Night Road)

뉴질랜드 남섬 테카포 호변에 있는 `선한 양치기의 교회`와 별밤하늘 현대적인 밤길(The Modern Night Road) -수정 누군가 밤길을 걷는다 '목적지는 없어'라고 발끝의 망설이는 표정은 되뇌이고 가로등 불빛은 '나는 나무예요'라고 중얼거리고 제자리에 잠들지 못하는 낙엽들은 마냥 뒹굴며 알 수 없는 소리로 포도 위를 뇌까리고 있다 길에 평행히 부는 바람은 닿을 듯 말 듯 자신의 자취를 형체없이 거두어 가고 공허조차 사라져 맑디 맑은 공기를 나는 다만 입김의 흉내짓으로 불쑥 불쑥 의도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존재가 아닌 무(無)도 아닌 그 무엇을 살아 생전에 내뱉으려는 듯 이렇게 결국 믿어 의심치 않는 '존재에 기둥은 없다' 어느 누구의 직관과도 달리. (200901170506 대치동에서 엘리엇 ..

현생의 자취(The Trace of Present Life) -2

현생의 자취(The Trace of Present Life) -2 현세에 태어나며 현세를 이미 넘어온 자, 순수에 지극히 다다른 자, 온 마음에 지긋이 젖어든 자, 도 없는 순간에 영원히 도를 모르는 자, 모조리 하나로. 작은 고추는 너무 매워 만방의 손짓에 제 것은 태워도 결코 자르지 않는다 자신의 현세 안에서 (200908180013 엘리..

현생의 자취(The Trace of Present Life) -1 -2013년 5월 26일 수정수정

현생의 자취(The Trace of Present Life) -1 -2013년 5월 26일에 수정 가끔 이 자리에 홀로 오는 이유없는 현상은 즉흥의 글을 쓰려거나 무얼 각인해 남기려거나 마냥 고독해서가 아니라 다만, 누군가 나의 공동명의로 지금까지 끄적거리나 벌레자욱에 미치지 못하는 진정(眞情)을 향해 역사보다 희..

어느 곳에 (Somewhere Else) -수정

어느 곳에 (Somewhere Else) -수정 태어나면서 나는 출발했고 동시에 도착했다 순간의 무문토기 속 둥 빈 공간에 형체화된 원소들의 무한더미 속으로 ! 시간은 공간과 뒤섞이다 마침내 멈추려는 듯 원적히 어리어 있다. 아연하리만큼 생생히 낯선 거대한 원경 속 낱낱의 실상들에 생뇌의 가지들이 태어나 자라고 다치고 걸리고 꺽이고 소멸하는 와중에, 한없이 작고 연약하면서도 강렬하여 완고한 두근거림이 막 찍고 있는 발자욱들 곁에 까옥히 누워매인 채, 망설임과 추동 사이에 주춤거리며 걸어가는 유인원의 그림자 위로 생마른 고목의 발자욱이 되기까지 오욕칠정의 물기는 끊임없이 흡수되고 증발하고 있다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영혼이 실재하고 있었음을 그리워하는 삶이 마지막 예(藝)로 증명하려 함에 살아생전에 더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