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클라마칸 사막 정적(靜寂)의 발굴(拔掘) The Excavation of Silence 어느덧 세월의 중용에 나긋이 절어 서서히 삭아가는 머리채와 덧없이 미추(美醜)를 겨루고 끊임없이 인상을 지으며 처음에 마지막인 듯 세상을 겪었던 두개골과 푹 파인 두 눈. 형체없이 삭아내린 콧대의 숨구멍 아래 일시에 만감을 내뱉으며 사랑을 부르며 끝없이 부드러웠던 혀와 말과 침묵을 수없이 떼었다 붙이며 삶을 교감했던 입술에 삽시에 웅크린 채 까마득히 가늘어지는 소리로 죽어버린 달팽이관. 마주한 안구에 대고 자근히 누르던 쇄골 아래 오, 일평생의 맥동에 미세히 울리며 견고했던 흉곽의 성이여! 한 때 세상을 죄다 껴안으려 했던 두 팔뼈의 드러누운 평행과 그러쥘 수 없었던 운명을 못내 놓아버린 열줄의 손마디 마디 뼈들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