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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靜寂)의 발굴(拔掘) -작성 중

타클라마칸 사막 정적(靜寂)의 발굴(拔掘) The Excavation of Silence 어느덧 세월의 중용에 나긋이 절어 서서히 삭아가는 머리채와 덧없이 미추(美醜)를 겨루고 끊임없이 인상을 지으며 처음에 마지막인 듯 세상을 겪었던 두개골과 푹 파인 두 눈. 형체없이 삭아내린 콧대의 숨구멍 아래 일시에 만감을 내뱉으며 사랑을 부르며 끝없이 부드러웠던 혀와 말과 침묵을 수없이 떼었다 붙이며 삶을 교감했던 입술에 삽시에 웅크린 채 까마득히 가늘어지는 소리로 죽어버린 달팽이관. 마주한 안구에 대고 자근히 누르던 쇄골 아래 오, 일평생의 맥동에 미세히 울리며 견고했던 흉곽의 성이여! 한 때 세상을 죄다 껴안으려 했던 두 팔뼈의 드러누운 평행과 그러쥘 수 없었던 운명을 못내 놓아버린 열줄의 손마디 마디 뼈들이며..

세수[Washing Face] -완성

옴마니반메훔 세수[Washing Face] -엘리엇 킴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기계적인 동작인 세수를 하루종일 하고 있지 않으면 처음에는 갑갑함에 가끔 얼굴을 문지르다 눈꼽을 떼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세수 안 한 얼굴을 잠시 잊게 되고 평소의 성격대로 세월아 네월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그제서야 비로소 마음이 하나의 풀꽃 같은 조그만 자연이 된다. 세수를 하지 않은 채 참솔차를 한 잔 따라 마시며 작은 베란다에 관목처럼 앉아 참새소리를 들으며 바다의 주름진 얼굴을 바라보거나 밀포드 소공원(Milford Reserve)의 푸른 잔디밭이나 거기에 군데군데 늘어서 있는 울창한 나무들을 바라보거나 또는 예쁘게 지어지고 알록달록 칠해진 목가(木家)들을 바라보면서, 또는 가끔 고개를 들어 푸른 ..

랭기토토섬-2 -수정

사진의 왼쪽 바다에 떠 있는 섬이 뉴질랜드의 오클랜드 앞바다에 아스라이 떠 있는 섬, 랭기토토 랭기토토섬-2 온갖 풍상 속에아득히 들릴 듯 말 듯 부드러이 잠재하는 휴면의 호흡소리와속 깊이 끓어오르는 열정에 은밀한 분출을 염원하는 그대의 피안(彼岸)[에] 부푼 돛을 달고 꿈 속을 스쳐가는 요트들을 바라보며그 피안(彼岸)에 언젠가 그대가 이루고자 했던 희원 속 상상의 봉우리. 이 평화와 안식의 차안(此岸)에뜨거운 용트림이 뿜어 올리는 피안(彼岸)의 꽃가루가 바다와 산과 들녁에모든 건축과 정원의 꽃과 나무에 온누리에우리의 머리와 가슴 속에 [머나먼 햇살의 기억 속에] 온통은사시나무의 화분으로 (분분히) 흩날릴 때, 사람들은 신비와 경외에 찬 눈빛으로 그대를 향하고, 비로소 그대의 지나간 나날들의 오랜 기품..

삶의 예(藝)[The Art of Life]-수정

dhlehfrhl 삶의 예(藝) The Art of Life 본마음의 보푸라기 하나라도 사회적 개체의 삶을 사는 한 도(道)에 들지 못 한다. 이 점을 누구나 느끼고 알면서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 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사회적인 삶을 살고 있어 홀로 깊어, 곱고 유순한 서로의 속마음결을 '엇비슷이 빗기며 탄주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 공통의 심적 현상을 인류사랑만으로 해소하기는 지난하나 대자연에 동화되어 무연히 잠기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한 줄기 맑고 맑은 옹달샘물이 둥글게 솟아나오며 어딘가에서 한 송이 꽃이 저만의 향기 속에 피어나온다. 언제나, 사람은 사회가 아니라 대자연 속에서 님(Nim)의 자취를 발견한다. (200901220158 엘리엇 킴) -수정 200911110000

현대적 밤길(A Night Road in Modern Times)

뉴질랜드 남섬 테카포 호변에 있는 `선한 양치기의 교회`와 별밤하늘 현대적인 밤길(A Night Road in Modern Times) 누군가 밤길을 걷는다 '목적지는 없어'라고 발끝의 망설이는 표정은 되뇌이고 가로등 불빛은 '나는 나무예요'라고 중얼거리고 제자리에 잠들지 못하는 낙엽은 마냥 뒹굴며 알 수 없는 소리로 포도 위를 뇌까리고 있다 길에 평행히 부는 바람은 닿을 듯 말 듯 자신의 자취를 형체없이 거두어 가고 공허조차 사라져 맑디 맑은 공기를 나는 다만 입김의 배내짓으로 불쑥 불쑥 의도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존재가 아닌 무(無)도 아닌 그 무엇을 살아 생전에 내뱉으려는 듯 이렇게 결국 믿어 의심치 않는 '존재에 기둥은 없다' 어떤 누구의 직관과도 달리. (200901170506 대치동에서 엘리..

하나인 삶(My Life) -뉴질랜드 남섬 카이코우라의 해변풍경과 수필

뉴질랜드 남섬의 옛 포경마을 -카이코우라(Kaikoura) 해안의 한적한 도로변-헤밍웨이 풍 주인이 운영하는 고서점이 있는 곳 근처 파이피 산 너머 설산들과 마을 앞에 길게 휘어진 해변풍경 캠퍼(캠핑 밴)들이 주차하고 있는 바닷가 캠핑 사이트 근처의 마을 도로변 풍경 도로변에 면한 살구색 몸체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