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의 인생시: 어느 묘비명[A Certain Inscription] 어느 묘비명[A Certain Inscription] -엘리엇 킴 그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자랐다. 남들처럼 어린 시절에 호기심이 많았고, 낯선 모험의 세계를 동경했고, 놀이에 정신이 팔렸고 가끔 다투었고 철없는 장난에 즐거워했다. 다만 세상이 너무 낯설었을 뿐이다. 그는 어떤 종교도 참마음으로 믿었던 적이 없었다. ..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19
엘리엇 킴 추모시편: 한국 근대시의 아버지, 정지용님을 추모하며 정지용님 초상 시인 정지용님을 추모하며 [Cherishing the memory of Mr. Jeong, Ji-yong, Father of Modern Korean Poetry] 굳다문 입술에 머금은 미소 드러나지 않음을 반 백년 후에 따라 지으며 그 유독했던 해에 누추하리만치 흔했던 절명 중의 하나로 포탄이 자타를 작렬하며 생에 혼을 채어 내는 순간에 그 굳다문 입술 사이로 새어났을 외마디 신음소리 세월의 길이로 끝 멀리 메아리 지고 어느덧 늘어진 세월이 제 물길에 내리다 그 강물에 목 축이는 뉘 입술에 어쩜 배어 사람의 모국어로 명증히 삼기는 소리에 현기(眩氣) 어린 정론(淨論) 듣고 흠향하소서. 도(道)의 느낌을 절로 알고 힘써 이루어 조탁하려던 굳꿋한 마음씨에 님의 아름다운 물여울 어우를 그윽한 ..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19
한국청년들에게 부치는 시: 청록의 시절(Bygone days of Blue Green) 파리 -소르본느 대학 청록의 시절(Bygone Days of Blue-Green) -젊음의 계절, 현재 속의 과거를 그리워하며 -엘리엇 킴 언제나 청명한 현재의 하늘 아래 生에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노래하라. 심장이 신록에 터질 듯 부풀어 오르고 사랑의 자연에 애간장 질녹아 흐르고 두 눈의 형형한 기운 몸서리 내리어 네 영혼의 구름 고절(孤絶)함에 세상 끝 벼랑에서 영원을 바라보았던, 그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현재에 노래하라. [11:19pm, March 10(Mon), 2003 / Dec 10(Wed) - 부제 추가]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12
엘리엇 킴의 참회시편: 세상에 보내는 사과 모든 것으로부터의 자유와 화평을 세상에 보내는 사과 -엘리엇 킴 사과한다. 모든 세상 사람들에게 내가 살아있던 동안 폐를 끼친 모든 사람들에게 그저 내게 온정을 베풀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모든 ‘나’를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께 모든 형제자매들에게. 사과한다. 남을 위해 희생한 모든 사람들에게 함께 사는 식물과 동물들을 아끼고 가꾼 사람들에게 세상의 불행한 사람들을 보살피고 돌보았던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준 농부와 어부, 그리고 모든 일손들에게 하늘이 내려준 하나의 정의의 선을 긋기 위해 노력하는 재판관들에게 인류를 걱정하는 몇몇 과학자들에게 행동양심적이어 민생을 위하는 극소수 정치인들에게. 사과한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 시들어가는 꽃과 제대로 성장할 수 없었던 것들에게 모든 묘비와 무덤에게 ..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09
가벼운 은유[A Slight Metaphor] -참사랑에 관하여 가벼운 은유[A Slight Metaphor] -참사랑에 대하여 -엘리엇 킴 사랑이 궁금하신가요? 어떤 사람들은 사랑의 과일을 따서 달콤한 과육을 탐스럽게 먹고 나서 핵은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죠. 근데 핵은 무엇보다 소중해요. 그 안에는 또 다른 사랑의 결실을 맺어 줄 씨앗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순간을 탐하는 사..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02
너는 걷는다(You Walk) 너는 걷는다(You Walk) -엘리엇 킴 넌 걷는다. 풍경을 넘어서려는 듯 세련된 걸음에 옷바람 날리며 원숭이 마음으로. 너는 걷는다. 어떤 사자눈길의 반대방향으로 마치 잊지 못할 것들 잊으려는 듯 체념은 아닌 걸음걸이로 한 그루 외로운 마음 타 오르려는 듯. [4:57pm 9/11(Thr) 2003] -----------------..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02
그것은... 그것은 ... [That's ...] 재가 되지 않는 그것은 소슬바람이 되어 비껴 비껴만 가고 나는 새의 그림자 속에서 비행이 지워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상실한 사랑의 추억이 되살아나 듯 무심결에 떠오르고 문득 곁에 우리와 바람과 그림자의 사이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발랄한 이목구비와 청초한 자태..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02
순간의 시선[A Moment's Stare] 순간의 시선[A Moment's Stare] -엘리엇 킴 자연이라는 말 속에 담긴 자연스러움과 어색함 그 말의 동시부존 그녀에게 나이트클럽에 가자고 제안을 했고 말없이 그냥 따라왔던 그녀가 갑자기, 재킷을 세상의 바닥에 스르르 떨어뜨리고 춤을 춘다 앉아 있는 나를 뇌쇄적인 눈빛으로 응시하면서 그저 앉아 있..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5.02
엘리엇 킴의 사랑에 관한 시편들-3 새벽길 오늘, 그 길을 함께 걸었다. 엷은 스모그 헤며 낙엽 지던 새벽길을 방향감 없이 걸었다. 외로운 둥지를 찾는 오누이새 되어 기억 밖의 그 길 함께 걸었다. 파헬벨의 새벽녘 그 곡의 종장에 실려 그대 뒷모습 점점 더 멀어졌고 굽은 가로수길 너머로 가을은 느즈막이 사라져 갔고 그..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4.28
사랑에 관한 시편들-1 사랑은 언제나 첫눈에 빛이 와 닿는 사이의 느낌으로 마음의 산맥에 일몰(日沒)하는 감성으로 드디어 스스로 질멎은 산맥의 몸짓으로 빗기는 기후에 변전하는 자연의 낙엽 층층이. [2:22am 9/28(Sun) 2003] 사랑은 재앙[Love is a Catastrophe] 재앙은 사랑, 태풍의 눈 안에서 홑눈으로 외로이 바라보거나, 휩쓸리는.. 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2007.04.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