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시편들-1

사랑은 언제나

 

첫눈에 빛이 와 닿는 사이의 느낌으로

마음의 산맥에 일몰(日沒)하는 감성으로

드디어 스스로 질멎은 산맥의 몸짓으로

빗기는 기후에 변전하는 자연의 낙엽

층층이.

[2:22am 9/28(Sun) 2003]

 

사랑은 재앙[Love is a Catastrophe]

재앙은 사랑,

태풍의 눈 안에서

홑눈으로 외로이 바라보거나,

휩쓸리는 태풍의 눈 밖에서

서로 횡포히 바라보거나,

현실을 상상하듯

홀로 미망에 바라보는 삶의 역동(力動),

그 태풍의 눈 안에서.

[1:09am, 8/26 2003]

 

 

그대 없는 공간(空間)

그대 없는 공간이 비어 있음을

비로소 느끼는 이 마음을

그 공간에 고이 묻어요.

[9:31am  4/14(Wed), 2004]

 

나는 항상 그대를 따라 해요(I Always Imitate You)

그대가 울면 나도 울고

그대가 웃으면 나도 웃고

그대가 침울해 하면 나도 침울해 하고

그대가 환희에 넘치면 나도 환희에 넘치고

그대가 마음에 상처를 받으면 나도 마음에 상처를 받고

그대가 마음 뿌듯해 하면 나도 마음 뿌듯해 하고

그대가 만남을 원할 때 나도 만남을 원하고

그대가 헤어짐을 아쉬워 할 때 나도 헤어짐을 아쉬워 하고

그대가 그리움에 애틋해 할 때 나도 그리움에 애틋해 하고

그대가 가까이 다가올 때 나도 가까이 다가오고

그대가 멀어져 갈 때 나도 멀어져 가고

그대가 떨어져 있는 만큼 나도 떨어져 있고

그대의 해맑은 피부에 세월의 주름이 일고

그대의 검은 물결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릴 때

그 모습 바라보는 나의 모습에 주름진 파도가 일고

그대가 생과 사의 갈림을 떠올릴 때

나도 생과 사의 갈림을 떠올리고

그대가 나를 청초히 바라볼 때 나 그대를 온정히 바라보며

서로 함께 나누듯 하나가 되려는 열망에

우리 꼬옥 손 잡고

모든 정감의 처음에서 끝에 이르기까지

너무 느린 꿈결을 하느적이며

막 피어나는 하나의 혼불은

고이언히 둥글군요.

[02:09am, Dec 20(Sat),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