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립보행의 사랑(Homo Erectus' Love)
-엘리엇 킴
거추장스레 세련된 옷매무새에
손이 되어버린 앞발의 진자운동과
어색하고 섣부른 걸음걸이.
숨겨진 느리고 가녀린 성성(猩猩)이 팔에
드러난 사붓한 손끝.
그 위에
알 수 없는 눈빛과 헤아림의 표정.
거기에
때로 바람 한 점 없이 잔잔한 수평선으로
서연히 떠오르거나,
때로 빈 하늘에 무지개 되어
발랄한 이목구비에 화사하게 번지거나,
때로 일생을 스치는 한결 정의(情意)에
일순 무한정지에 그윽히 어루는 그 미소로
때로는,
돌연 세상의 끝 너머로 날아 떨어지는
적나라하고 파괴적인 한껏 웃음소리로,
이리 저리 그리움을 그리는 그를
누구나 좋아하는 유일한 이유의 사랑.
(3:34pm 13 Dec,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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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fro(날개)
-엘리엇 킴
제게 날개가 있다면
님께 날아가지 않겠습니다.
날개를 접은 채
끊임없이 님을 응시하며
그 거리만큼 님을 그리워하며
님께 날아가지 않겠습니다.
창공을 유영할 찬란한 나래가 있다 해도
님께 날아가지 않겠습니다.
뭇새의 나래짓이 다 지워지고
[진화의 끝에 다다르기까지]-[뭇짐승의 다리가 퇴화하기까지]-
외괴로워하며 그리워하는
시간이 마르고 공간이 닳을 때까지.
[1:35am 12/29(Mon), 2003 ; 대치동에서]-200808210559/2008122608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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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무늬(Patterns of Love)
-엘리엇 킴
마음의 무늬 다 읽기까지,
마음에 동심원을 그리는 이가 있기까지,
기다림의 씨앗을 뿌리는 이를 기다리게 되기까지,
외로움 저 홀로 싹 틔워
쌍떡잎 피우고 하늘 우러러
못내 한 송이 천명의 꽃 피어나기까지.
[02: 33 AM 12/7(Sun), 2002]-200808210633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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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ranslation
Patterns of Love
-Elliot Kim
Until the Patterns of mind has been read,
until there has been someone
who draws the circling ripples on his mind,
until there has been a waiting for someone
who sows the seeds of the waiting,
Until loneliness itself has sprouted its buds
into a double seed-leaf,
and at last looked up at the azure,
finally until a flower of Providence has come to bl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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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된 영혼의 두 마음(Two Minds, one Soul)
-엘리엇 킴
하나 된 영혼의 소리 없는 절규에
두 마음에 산새소리
서로에 메아리 되어 끝이 없어라.
[12;24pm, 12/19(Fri),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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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짐승의 이름(The Name of a Certain Animal)
-엘리엇 킴
네 눈불을 켠 서식영역에
잠깐 발을 들여 놓아
너의 곁에 생정(生情)히 머물다
영령한 자기속성에 따라
오는 듯 추억 속에 사라져 간
어떤 짐승의 이름을 넌 아느냐?
[11:22pm, 11/19(Wed), 2003 대치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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