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사랑에 관한 시편들-5

imaginerNZ 2007. 4. 28. 03:22

가벼운 은유

          -사랑에 대하여


사랑이 궁금하신가요?

사람들은 사랑의 과일을 따서

달콤한 과육을 탐스럽게 먹고 나서

핵은 아무렇지 않게 버리죠.

 

근데 핵은 무엇보다 소중해요.

그 안에는 또 다른 사랑의 결실을 맺어 줄

씨앗이 들어있기 때문이죠.

순간을 탐하는 사람들은

영원히 사랑의 결실을 볼 수 없어요.


사랑이 궁금하신가요?

그럼, 솜털이 보송한 복숭아 한 알을

마음속 깊이 오롯이 품어 보세요.

[12:19am, 11/26(Tue), 2003 ; 대치동에서]

 

그대의 선언 이후[After Your Declaration]


선언은 수신기 없는 도플러효과.

끝없이 가는 우주의 메아리에

머리와 꼬리를 달아 혜성화한 것.


유파(流派) 없는 캔버스에

서로 비슷한 난형난색 중에

거대한 외부의 홑눈에 익은 난백난황을

미칠 듯 그리워하다 멎은 심장에

멈춘 광기의 끝에 원적(原寂)함으로

그 천기누설에 흐르는 현상을 캔버스에 정중동으로 표정하는 것.


그 회(아래아)도는 자기파열에 또 다시 파열하기까지

여윈 목숨을 유예 받아

주위에 찬 우주에

외로운 달의 마음을 사는 사람이 되는 것.

[10:55am, 9월 첫째 금요일, 2004 -삼성동 White House에서]200812260832수정

 

너의 음정(The Tone of Your Voice)


정요(靜窈)한 꽃병에

가장 아름다이 금 가는 소음

명랑하니-

[02:15am, 3/21(Fri), 2003]

 

 

마법의 태양(The Magic Sun)


태양에 이 마음을 심었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힘차게 굳은 갈뫼 위에

녹음 짙은 평원 위에

 

저 멀리 마음 잃은 수평선 너머

태양이 끝없이 회돌이칠 때

그대여, 이 마음 잊지 못하리.

I planted this mind on the sun,

in the sky cold blue

on the mountain peak intensely hardened

over the well-shded green plain

 

below the sea horizon losing its spirit far away

when the sun keeps on spinning endlessly

never will I forget you, my love 

 

사랑의 변증법[Dialectics of Love]

                                 

그대를 처음 본 순간

만물에 깃든 아름다움이 부연히 얼굴을 내밀고

첩첩산간 암자에 스님이 무던한 합장을 이루어 지우듯

여지껏 배우고 느끼며 때로 얻은 깨달음이 어언듯 사라지며

살아 온 生이 일순 한 줄기 바람으로 스쳐 지나

 

*해 어린 들녘에 아무리 피었던 한 오리 삭풀이

금새 아련한 마음의 꽃을 피우고


*회돌이를 눈이 멀도록 바라보는 암명의 어지러움에

*여리고 희진한 *어머니그리움의 아가는

끊길 듯 실낱같은 호흡으로

*저 홀로 깊은 잠의 모정(母情)에 부드러이 한데 깃들어...


그저,

한 마리의 목숨으로 마냥 바라보다

*우연한 괴리와 타는 순간이 가슴에 내리 찧는 절구질에 괴로워하며

실체를 잠시 벗어난 외유의 그림자 되어

*서느런 생목그늘에 잠결의 자장가 부르며

그대 미풍의 부드러운 머리채에 슬려

*자연의 영원한 휴식 속에 들 수 있기를

다만 *타는 듯 바랄 뿐.

 

아마도 사랑은(Perhaps love)


아마도 사랑은

수직 상승하는 매의 나래에

물꽃되기 전까지 직하하며

불가능한 분리를 꿈꾸는 물방울 속

즉방향에 두 곳으로만 각기 치닫는

보이지 않아 둥근 불꽃인가?

[1:57am, 4/03(Thr), 2003]200812260834수정

'엘리엇 킴 작품방 > 인생과 사랑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에 관한 시편들-2  (0) 2007.04.28
사랑에 관한 시편들-4  (0) 2007.04.28
사랑에 관한 시편들-6  (0) 2007.04.28
눈물-2(최종수정)  (0) 2007.04.26
장례 속의 혼례  (0) 2007.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