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분단
박 수근 화백의 그림 어머니의 분단 사람의 역사에 이 보다 더 슬픈 민족이 어데 또 있으리오? 대청마루 중앙에 금을 쩍 긋고 가시 달린 철벽을 쌓아 안방에서 건넌방을 건넌방에서 안방을 가로막아, 마당 지르고 동네 지르고,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물 샐 틈 없이 가로 지르고, 바다에도 없는 금 있다 하며, 있는 것들 어김도 남김도 없이 모조리 다 쪼개어 놓고, 사람을 반으로 쪼개는 금도 있다 하며 오체도 반으로 쪼개고, 오장육부에도 금을 그어 놓고, 우리 사람들의 모든 생가슴도 죄다 반으로 쪼개어, 대부분의 부모가 자식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귀여운 손자손녀를, 대부분의 누이가 동생을 형이 아우를, 대부분의 이모에 고모에 삼촌이 조카를, 대부분의 어렸던 딸과 아들들이 부모를, 여지껏 보지도 듣지도 못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