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우주와 자연 시 121

우주의 메아리(An Echo of the Universe)

우주의 메아리[An Echo of the Universe] 우주에는 하나의 메아리가 있다 메아리는 늘 여행 중이다 메아리는 아직도 메아리가 되지 못했다 메아리가 되려고 메아리는 저만치 가고 있다 原메아리인 메아리는 아직도 아득히 가고 있지만 메아리는 메아리일 뿐 메아리는 잠깐 소리들 이미 지나 숱한 별빛의 명멸도 여울로 지나 어둠에 그윽히 어울리며 가고 있다. 어떤 별도 메아리의 뒷모습에 이고 진다. [03:26am, 6/13(Fri), 2003 : in Daechi-Dong, Seoul]

뉴질랜드 풍물시: 색목인(The Color-eyed)-엘리엇 킴

색목인[色目人(The Color-eyed)] 형형색색한 그대들의 머리결에 눈을 바라보며 처음인 듯 깨달았다. 숙은 침묵에 젖어 영원히 짙어가는 안목으로 그대들이 스스로를 넘어서려는 몸짓과 침잠과 광열의 너비를 펴는 그 스펙트럼의 의미와 느낌을 다양성이 낳는 멋의 나래짓에 침묵은 다만 멈추어 짙어갈 뿐 ..

뉴질랜드 서정시: 버클랜즈 해변[Bucklands Beach]

버클랜즈 비치, 뉴질랜드 Bucklands Beach in New Zealand 어느 날, 휘피리를 불며 jazz를 들으며 칼날반도인 버클랜즈 비치에 갔네. 바람과 운무가 하늘에 닿아 세상이 뿌옇게 하나가 된 날, 늘 황금빛으로 찬란했던 브라운스 아일랜드도 제 빛을 감추고 가만히 떠 있었고, 생각에 잠겨 인적 없는 그 바닷가를 거닐다가 문득, 마음 같은 돌을 만났네. 그 옛날, 신비스런 노자(老子)의 머리 위에 떠 있었을 듯한 구름의 기운과 형상이 스미어 있는, 먼 옛날, 비파의 탄주소리와 느렷이 세계와 사상에 대해 이야기하는 노자의 음성과 우리가 늘 꿈꾸었던 이상향과, 알 수 없는 그 옛날, 서독(書讀)을 마치고 정원의 꽃밭을 가꾸던, 삶을 거의 다 산 어느 노인의 머리 위에 떠 있었을 구름이, 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