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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로(餘路)-깨달음을 구하는 모든 영혼에게

여로(餘路) -깨달음을 구하는 모든 영혼에게 결국, 언행은 시도하지 않는다 바람 없는 나무로 만일 자유로이 날 수 있다면 그건, 어린시절의 푸른 하늘이 아직도 마음 가득하기 때문이리라 만일 마음껏 웃으며 한없이 대화할 수 있다면 그건, 수평선 너머 세상을 꿈꾸던 청소년이었기 때문이리라 만일 사회에 살며 삶의 애환에 가슴 아파한 적이 있다면 그건, 삶의 물길이 때로 뒤척이며 멀리 굽이쳐 흐르기 때문이리라 만일 아무도 없는 반백의 숲속에서 홀로 깊이 울 수 있다면 그건, 단지 사람의 아가로 태어났기 때문이리라 지금, 영혼의 고요한 춤사위 따라 별밤하늘 아득히 길(道)을 가고 있다면 그건, 어딘가에 님이 그윽한 미소로 계시기 때문이리니 (200905221450엘리엇킴)

어느 한 곳에 (Somewhere Else) -수정

어느 곳에 (Somewhere Else) 태어나면서 나는 출발했고 동시에 도착했다 순간의 무문토기 속 텅 빈 둥근 공간에 형체화된 원소들의 무한더미 속으로 ! 시간은 공간과 뒤섞이다 마침내 멈추려는 듯 원적히 어리어 있다. 아연하리만큼 생생히 낯선 거대한 원경 속 낱낱의 실상들에 생뇌의 가지들이 태어나 자라고 다치고 걸리고 꺽이고 소멸하는 와중에, 한없이 작고 연약하면서도 강렬하여 완고한 두근거림이 막 찍고 있는 발자욱들 곁에 까옥히 누워매인 채, 망설임과 추동 사이에 주춤거리며 걸어가는 유인원의 그림자 위로 생마른 고목의 발자욱이 되기까지 오욕칠정의 물기는 끊임없이 흡수되고 증발하고 있다 태어나기 오래전부터 영혼이 실재하고 있었음을 그리워하는 삶이 마지막 예(藝)로 증명하려 함에 살아생전에 더 이상 의..

도(道)에 대하여[On 'Do']

티벳고원 도(道)에 대하여[On 'Do'] 마음의 바탕이 도(道) 안에 들면 사람은 삶을 단지 어떤 한 현상으로 여기게 된다. 더 이상 무엇을 추구하거나 지향하지 않아 모든 경계가 사라진다. 모든 것에는 원래 경계가 없다. 도(道)는 사람을 안팎의 자연으로부터 분리시키지 않는다. 도(道)에 속하는 어떤 진이나 선이나 미도 마찬가지다. 도(道) 안에 들면 더 이상 삶에 집착하지 않으며 더 이상 꿈에 마취되지 않으며 더 이상 고독해하지 않으며 더 이상 멀리 그리워하지 않는다. '인간은 구도(求道)를 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라 하기 전에 '인간은 깨달음에 도달하기를 희구하는 유일한 동물이다.'라 하는 게 적절하다. 최선의 삶은 문명을 지나 생명의 근원을 거슬러 오르는 것이다. 그것은 자연공경지심이자 생명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