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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차 나아가는 병도 보인다. 물 흐르듯 살아 가련다. 갑작스레 휘몰아치는 생래의 긴장과 불안감-그 엉뚱함도 극히 자각한다. 거기에 휩싸이지 않는 처세의 과정과 방법을 뇌리에 각인하며 익히고 있다. 마음이나마 한적히 조용히 살고 싶다.
사랑은 누가 시키는 게 아니어 절로 다가오게 마련이고 그 와중에 일어나는 자잘한 일들에 부대낀다면 그건 이미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기에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도 외로움=음주라는 등식에서 벗어나련다. 그거 다 헛된 거고 일시망각의 발효에 불과하다. 마음이나마 세상일에 초연히 살련다.
적어도 정치가나 경제인처럼 사회에 깊이 빠져들어 사는 타잎은 아니니 그럴 수밖에. 네 마음 흐르는 대로 잘 지내라. 넌 때로 대상보다도 거리감을 더 중시할 때가 있어,
여자란 도대체 뭘까? 남자들은 여자가 단순하다고들 하는데 그말이 일리는 있어. 남자도 단순하기에 그런 말을 하는 거겠지. 사랑은 의외로 단순하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러면 도공이 그림에 집착하여 계속 상감을 하다가 도자기 다 닳아 없어진다.
내가 네게 꼭 해 주고 싶은 선물이 뭔지 아니? 당연히 비물질적이겠지. 그건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팥죽색 배경에 회오리 무늬가 여기저기 떠 있는)에 나와있는 네 모습을 토대로 그림기법을 책으로 공부한 다음에 네 초상화 딱 한 점 그려서 세상에 남기는 거야. 좀 우스운 발상인가? 그러나 그리하마. 이 맘이니까.
마음은 비울 수 없어, 마음을 비우려고 하면 아무리 고행 넘치는 수도를 해도 비울 수 없다. 왜냐하면? 마음은 아무리 비워도 계속 차오르는 작은 샘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선사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경계하라고들 했겠지. 극단적인 고행을 통해 마음을 조절할 수 있게 되면 세상이치가 느껴지고 그러면 말을 하되 어긋남이 없어진다. 그건 마음이 가라앉아 잔잔한 경지이다. 그러한 상태를 마음을 비웠다고 할 수는 없다. 끝 없이 솟아나는 마음샘물의 고요하고 잔잔한 파문의 리듬과 하나가 되는 것이면 족하겠다. 그러니 마음 비우라기 보다 마음을 자연스럽게 가라앉히세요~! 라고 말하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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