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의 근원에 대하여[About the Same Origin of Joy and Sorrow]
-Elliot Mountlight Kim
기쁨은 직정적이며 단순한 자기감정의 표출인 반면에 슬픔은 자신을 끊임없이 곱씹는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두려움이나 걱정이나 불안이 엄습해서 슬프다고 느끼고 생각하고
더 나아가 슬픔은 떨쳐버리기 힘들다는 절망감을 느낀다.
그래서 이 점을 언행을 통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드러낸다.
그것은 일종의 자기암시를 거쳐 자기최면에 이르는 과정이다.
허나 쾌와 불쾌의 대표격인 기쁨과 슬픔은 전염성이 강력하다는 점 의외에는 별로 공통점이 없다고 오히려 정반대의 감정이라고 사람들은 여긴다.
의식의 차원에서 보았을 때 이 둘은 매우 다른 양상을 띄고 있는 듯이 보인다.
기쁨은 따뜻하고 밝고 경쾌하며 짧고 격정적이어 지속되지 않는다.
슬픔은 서늘하고 어두워 무거운 잿속에 남아있는 불씨처럼 오래도록 꺼지지 않고 살아 있는 듯이 여겨진다. 사람들은 '가장 큰 슬픔은 시간의 흐름에 녹아들어 미래를 온통 차지하고 있다.'라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슬픔의 강물에 잠기는 것이다.
그러나 무의식의 차원에서 보았을 때 기쁨과 슬픔의 근원은 동일하다.
둘다 마음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우리는 이점을 알 수 있다.
마음의 근원은 바다와 같아 고요히 침잠한 거대함이다.
그 바다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더욱 무겁고 고요해진다.
마음은 헤아릴 수 없이 깊고 넓은 정적이다.
그것은 우리 내면의 우주이기 때문이다.
그 깊고 넓은 정적 속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생명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온갖 감정들은 자신의 껍질을 녹이며 얇게 벗기다 마침내 소실한다.
마음은 곧 생명의 근원이자 마음 그 자체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그 근원에 도달하면 우리의 감정이나 이성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곧느낌, 즉 생명이라는 외줄기 안테나가 아주 가늘고 길게 뻗어있을 뿐이다.
거기에는 동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기쁨의 감정은 마음이라는 고요하고 거대한 침잠의 표면이나 표층에서 가벼운 정도에서 매우 거친 정도에 이르기까지 다양성 있게 유동하는 파도와 같다.
마음에 이는 파도는 진중한 슬픔이 아니다.
기쁨은 마음의 내면이 외부의 세계와 행복하게 조우하는 순간의 꿈이 실현되었다는 느낌인 것이다. 기쁨은 순간 속에서 영원히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러한 무의식적인 의도는 실현 불가능하다.
그래서 어떤 기쁨도 최초의 표출 이후에는 점점 약화되기 마련이며 또 다른 기쁨을 기대하게 된다.
반면에 슬픔의 감정은 마음이라는 고요하고 거대한 침잠의 중층에 이는 느린 물살과 같다. 그곳은 불투명하고 애매하다. 거기에는 경쾌하면서 짧고 격정적인 기쁨은 힘을 잃어 버려 기쁨은 이미 슬픔의 느린 물살이 되어 있다.
결국 기쁨과 슬픔은 마음의 바다라는 거대한 침잠에 함께 속해 있다.
모든 생명현상의 근원도 거대한 침잠에 속해 있다.
모든 생명체는 바다에서 시작되었다.
그래서 모든 생명현상과 정신현상은 바다를 그리워하며 그 내면에 바다를 두고 있다.
사람들이 표면적 감정인 기쁨과 중층의 감정인 슬픔을 말할 때 그들은 마음의 바다를 분리하고 해부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심리학과 정신의학의 분야에서 마음이라는 근원의 동질성에서 연구가 시작된다면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의 개발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모든 정신현상을 차이와 구분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바다 밖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편향적인 시각이라 할 수 있다. 생명의 바다 속으로 들어가 거기에서 출발하라.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에게 일차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은 마음의 바다 속에 침잠하여 모든 생명이 하나임을 깨닫는 '묵상'이다. '묵상'을 통해 곧느낌의 경지를 체험한 의술은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다. 탈근원은 실패할 수도 있으나 근원은 실패하지 않기 때문이리라.
그러니 그대들은 그대들 안에 들어있는 거대한 마음의 바다와 하나가 되라.
그리하여 진정한 슬픔을 알고 진정한 구현을 기뻐하라,
마음의 심해저를 어렴풋이 깨달으면서.[06:15am, 1/08(Sun), 2006]
'엘리엇 킴 작품방 > 편지글(서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6년 1월 21일 토요일, 오후 20시 52분 45초천재성에대하여 (0) | 2007.11.27 |
---|---|
2006년 1월 11일 수요일, 오후 22시 20분 30초 (0) | 2007.11.27 |
2006년 1월 03일 화요일, 오전 01시 53분 28초 (0) | 2007.11.27 |
2005년 12월 31일 토요일, 오후 21시 22분 56초 (0) | 2007.11.27 |
2005년 12월 31일 토요일, 오후 17시 24분 37초 (0) | 2007.11.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