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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일 관계사 관련 책 우후죽순>

imaginerNZ 2008. 11. 13. 04:17

<한ㆍ일 관계사 관련 책 우후죽순>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6.08.08 20:45



외국교과서의 한국사 왜곡 문제도 단골
(서울=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의 여파인지 한-일 관계사와 관련한 책들이 연구서와 자료집, 대중서를 가리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나아가 외국의 역사교과서가 한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도 끊이지 않는다.

이 중 일부는 학술적 엄격성을 갖췄다고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또 일부는 반일이라는 시대적 분위기에만 편승한 듯한 사례도 없지 않다는 비판이 따르기도 한다.

이 분야를 대표하는 성과로는 강원대 손승철 교수가 삼국시대 이후 조선시대 말기에 이르기까지 주요 문헌에 수록된 한반도와 일본열도 관계에 대한 사료를 총 30권의 거질로 2003-2004년 완성한 '한일관계사료집'이 단연 압권으로 꼽힌다. 이 사료집에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일본서기, 고사기 같은 각 문헌에 등장하는 사료들이 연대순으로 배열돼 학문적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사교과서 왜곡 파동으로 출범한 한ㆍ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활동을 정리하면서 지난해 발간한 '한일관계연구논문집' 도 연표 1권을 포함해 분량이 총 11권을 헤아린다.

한일관계사학회(회장 연민수) 또한 이런 대열에 합류해 한반도 청동기시대 말기 혹은 초기철기시대와 그에 대응하는 일본 열도의 야요이시대 이후 현대에 이르는 2천년 가량의 두 지역간 관계에 얽힌 '보이는 역사, 보이지 않는 역사'에 대한 주제별 정리를 시도한 '한일관계 2천년'(경인문화사)을 전 3권으로 출간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역사연구자나 역사교육자가 함께 참여한 성과물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한국과 일본 외에도 중국측 인사들이 참여해 동아시아 3국의 근ㆍ현대사를 다룬 '미래를 여는 역사'가 지난해 연말 나온 데 이어 올초에는 전교조 대구지부는 일본 히로시마현 교직원조합과 함께 '조선통신사'를 펴내기도 했다.

이어 8ㆍ15를 앞둔 최근에는 한국의 전국역사교사모임과 일본의 역사교육자협의회가 합작한 '마주보는 한일사'(전 2권. 사계절)도 출간됐다. '화해와 공존을 위한 첫걸음'을 표방한 이 책은 한일관계사 통사를 표방하고 있다.

나아가 외국의 교과서가 한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보고도 끊이지 않고 나온다. 이런 프로젝트를 중점적으로 수행하고 있는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문화교류센터는 2005년에 발간된 외국 10개국 교과서의 한국 관련 기술을 분석한 결과 많은 곳에서 한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비판을 최근에 내놓기도 했다.

예컨대 중국의 교과서는 한반도를 '조선반도'라고 표현했다며 역사를 왜곡한 사례로 꼽혔으며, 한반도 주변 국가 교과서 지도가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것도 그런 사례라고 지적했다.

시대 분위기와 무관할 수 없는 이런 출판물이나 분석 결과 중 일부는 주제와 문제의식이 판에 박힌 듯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한일관계사 고대사 분야의 경우, 칠지도 문제나 광개토왕비의 신묘년 조 해석 문제, 임나일본부설 문제, 왜구 문제 등은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어떤 역사학자는 "이런 류의 책은 이제 신물이 난다"고 고백한다. 그는 "삼국시대나 고려말에 한반도를 빈번하게 침략한 왜구 문제를 제국주의 시대 일본의 대륙침략의 전조가 되는양 다루는 반면, 통일신라말기에 신라의 해적들이 일본열도 곳곳을 약탈했다는 사실은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다.

화해와 공존을 명분으로 한 한ㆍ일 관계사 관련 책들이 오히려 객관적이며 실증적이어야 할 역사를 "외교 협상하듯이 양보하고 타협하면 되는 안건처럼 다루는 역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