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동북아민족사

돌궐의 복속

imaginerNZ 2007. 12. 16. 23:44

587년 동돌궐의 이쉬바라 카간이 사망하고 동생 막하 카간이 즉위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사망하고 이쉬바라의 아들 툴란이 카간이 됐다. 이에 막하 카간의 아들인 돌리가 반발했다.

수 문제는 이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돌리를 지원해 동돌궐의 분열을 조장했다. 600년 툴란이 사망하자 돌리는 계민 카간이라 자칭하였다. 서돌궐의 카간인 타르두는 돌궐을 통일하기 위해 동돌궐을 공격했으나 계민 뒤에는 수나라가 있었다.

 

타르두 카간은 601년 수를 침공 수도 장안을 위협하고, 502년에는 계민을 공격했다. 그러나 603년 철륵 부족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서돌궐은 붕괴되었다. 이를 기점으로 동돌궐과 서돌궐은 모두 수에 복속되었다.

 

607년 수 양제는 계민 카간의 장막을 방문했다. 이때 계민과 돌궐의 귀족들이 모두 양제 앞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이때 양제는 이런 시를 읊었다.

 

호한야 선우가 머리를 숙여 오고

도기도 발굽을 잇대어 속속 귀순하도다.

어찌 한나라의 천자처럼

선우의 땅에 헛걸음 할 건가.

 

호한야 나 선우는 모두 흉노를 상징한다. 이 시는 한나라도 굴복시키지 못했던 북방민족을 제압한 자신의 업적을 자랑한 시였다. 중국 북조를 효순한 아이 놈 이라고 외쳤던 돌궐이 수에게 무릎을 꿇은 것은 내부분열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계는 수 양제가 고구려 정벌에 실패하면서 깨지기 시작했다.

 

609년 계민 카간이 죽고 뒤를 이은 시피 카간은 돌궐의 독립을 꿈꿨다. 그는 수가 고구려 원정의 실패와 농민반란으로 혼란에 빠진 틈을 타 수를 공격했다.

615년 8월 시피 카간은 대구모 기병을 동원해 북방을 순행 중이던 양제를 기습공격했고 양제는 안문성에서 돌궐군에게 포위 당했다. 이때 양제는 막내아들인 양고를 안고 울어 눈이 온통 짓무를 정도로 위기상태였다. 다행히 양제를 구하려는 부대가 몰려와 위기를 탈출했지만 수에 대한 돌궐의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616년에 이르러 중국은 전국적인 내란상태로 들어갔다. 이밀, 두건덕, 나예, 양사도, 유무주, 설거, 이궤, 이연 등 중국 각지에는 군웅들이 할거했다. 돌궐은 이러한 중국의 분열을 이용했다. 과거 수가 돌궐의 분열을 이용했듯이 돌궐역시 수의 통일을 막기 위해 반란세력 여럿을 지원했다. 시피 카간은 양사도를 중국의 카간으로 책봉했고, 유무주를 정양 카간에 임명하는등 반란세력을 지원하며 중국의 분열을 조장했다. 당을 건국한 이연,이세민 부자도 거병 초기 돌궐의 지원을 받았다. 키피 카간은 619년에는 직접 중국 대륙을 공격하였으나 태원에서 사망하는 바람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 키피 - 출로 의 뒤를 이어 카간이 된 실리 카간 역시 중국의 통일을 막고자 유흑달에게 돌궐 기병을 보내 원조하기도 했다.

이러한 돌궐의 방해공작을 뚫고 이연과 이세민의 당은 중국 대륙을 통일하였다. 이제 돌궐은 당이라는 새로운 상대와 맞서게 되었다.

 

당이 중국을 통일하던 620년대 만 해도 동아시아 패자는 돌궐이었다. 수에게 복속당했던 치욕을 씻어낸 키피 카간의 시대에 이어 실리 카간의 시대에도 돌궐은 당을 압박했다.

626년 9월 23일 실리 카간은 10만 동돌궐 기병을 이끌고 장안에 나타났다. 신당서에는 이때 당태종이 6명을 대동하고 큰 소리로 돌궐을 질책했고 이에 돌궐군이 압도당해 말에서 내려 절을 했다고 기록하고 있지만 이는 당의 수모를 감추려는 수작일 뿐이다. 실제로는 당 조정이 닥치는대로 재물을 모아 돌궐에 바쳐야 했다.

돌궐은 당을 압박하고 거란, 토욕혼, 고창 등을 신속시키는 등 강력한 유목국가를 건설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내부분열이 돌궐의 발목을 잡았다. 실리 카간의 폭정을 못이긴 돌궐 치하의 종족들이 반란을 일으킨 것이다. 629년 돌궐과 복속 부족 들 사이에 치열한 싸움이 벌어졌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세민은 이정으로 하여금 돌궐을 공격하게 하였다. 그리고 630년 3월 실리 카간이 당에 잡힙으로써 동돌궐은 멸망하고 말았다. 서돌궐 역시 당의 공격에 고전하다가 658년 패망하고 말았다.

 

참고자료 : 쉽지만 깊이 읽는 한국사 삼국시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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