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에게 하는 말[Words to the moment]
-10초작
현재는 너의 살아 있는 무덤.
모든 것 잊은 너의 평안함.
남김 없는 투명에 노래 매인
읊지 않을 옛 *입아기.
[12/7(sun), 2002 디오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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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한 의미에서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다. 거대한 순간은 파악할 수 없으며 우리는 인식작용으로 순간을 현재의 틀 안에 가두려 하고 있다. 현재는 순간의 내시(內侍)에 불과하여 순간의 명을 받들어 하달할 뿐이다. 순간이 아니라 불분명한 현재를 파악하는 것이 직관이며 사고나 감성 등등은 현재의 시신(屍身)에 모여들어 제각각 규정(規定)의 부리나 이빨 혹은 발톱으로 서로 뜯어먹으며 다투는 맹금류에 해당한다. 순간의 콩을 가공하여 굳힌 것이 이성(理性)의 두부이며 철학자들은 이 두부를 파는 사람들이다. 순간을 깨달을 수 있는 지각은 없다. 거대한 순간 속에 놓여 있는 우주를 우리가 파악할 수 없는 것도 그러하다. 우주는 시공이 합일을 이룬 하나의 덩어리(mass of both time and space)이다. 그것을 구체적 언어로 ‘순공(瞬空)상태‘라 칭한다.[3:52pm, 5/02(Mon), 2005 대치동 학원에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