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의 대지에
李箱의 삶을 살지
그에게 더 이상 주어지지 않았던 여생을 살지
육체는 말이 없고
어떤 새새끼도 나래짓을 연습한다.
어떤 노래도 제 음정에 울리며
어떤 잠도 제 깊이에 잠긴다.
李箱의 죽음을 살지
그에게 주어지지 않았던 영토에 살아남을지
삶이 미리 가호하기엔
죽음은 이름 굳은 맹세로 비어 있고
거리 없어 빛보다 빠른
운명의 북발소리
다가오는 우주 끝에서 들려오니
맹인의 마음에 두 귀
보름에 여윌 듯 밝아
*광적(狂寂)하이.
[12:00am, 1/10(Fri), 2003 ; 디오니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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