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수필집(미셀러니)

치자나무

imaginerNZ 2007. 6. 17. 16:02

작성 중

 

치자나무

 

식물은 말이 없다.

식물은 벙어리이지만 사람들처럼 살아 숨을 쉬며

다만 자신의 모습으로 말한다.

 

며칠 전에 길거리를 가다가 작은 길거리 화원에서

6월의 치자나무 한 그루를 샀다.

그것은 작은 화분에 심겨 있었는데,

푸르고 무성한 잎에 가지끝마다

작은 꽃봉오리들이 달려 있었다.

올해 유난히 빨리 찾아온 무더위에 시달리던 참이라

이렇게 작고 소담한 치자나무 한 그루이건만

내 첫시야에 와 닿은 모습은 녹음 우거진 한 무더기 풀숲 같았다.

 

올해 처음으로, 그것도 엉겁결에 사는 화초 한 그루라,

야릇하면서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