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수필집(미셀러니)

제주도의 고유명칭 복원에 대한 제언 - ‘한뫼섬’ 으로

imaginerNZ 2007. 6. 10. 01:08

제주도의 고유명칭 복원에 대한 제언 - ‘한뫼섬’으로

-엘리엇 킴


제주도(濟州道)는 한국의 행정구역상의 도(道)에 해당한다.

제주도(濟州島)는 한반도의 남쪽바다에 위치하며 한국에서 가장 큰 섬(島)의 한자어이다.

이 낱말은 한반도인의 입장에서 바다 건너(濟)에 있는 뭍(州)으로 칠 수 있을 정도로 제법 큰 섬(島)의 뜻이다.

제주섬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제주도는 한라산의 용출에 의해 생긴 화산섬(火山島)으로 어머니의 자태를 지닌 한라산의 자락이 사방으로 바다위에 펼쳐져 있는 섬이다. 즉 산세가 완만하게 낮아지는 아스피데식 화산섬이기에 수평선 너머 멀리에서부터 다가오며 바라보면, 수평선 위로 서서히 고개를 내밀며 바다 밑에서인 듯 아스라이 모습을 떠올린다.

그 모습은 반도인에 의한 수탈의 역사와 반도 안의 모든 쟁탈로부터 초연한 듯이 보인다.


그러면 제주도라는 명칭이 우리네 섬에 과연 어울리는 것일까?

필자의 대답은 ‘No!’이다.

우리 옛말에 기초해서 제주도의 원래 명칭을 회복하고

모두가 그렇게 부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반도인의 입장에서 '바다 건너에 있는 땅 또는 섬'이란 의미인 제주도(濟州道), 제주도(濟州島)가 아니라,

한라(漢拏)섬도 아니라 ‘한뫼섬’이라 부르는 것이

우리 고장사람들의 옛말에 가까우리라 생각한다.

여기에서 '한뫼'는 하나의 큰 산이란 뜻이며 '한뫼'인 어머니와 그 자락이 마치 바다위에 사뿐히떠 있는 치마폭처럼 펼쳐져 있다는 뜻으로 풀어 볼 수 있다.

 

탐라(耽羅)나 한라(漢拏) 역시 한자어이고 이전에 간혹 불렸던 영주(瀛州)라는 이름 역시 한자어이다. 영(瀛)은 ‘바다, 못 속, 늪 속, 전설상의 산이름’을 뜻한다. 영주((瀛州)는 ‘바다 한 가운데 전설처럼 높은 산이 솟아 있는 섬’이란 뜻이니 완연한 한문투이다.

그리고 유럽인들이 대항해 시대에 인도와 말레이 반도와 인도네시아의 바타비아(네델란드령)에서 마카오의 여러 식민지를 세우고 이곳을 거쳐 일본에 이르는 해로를 개척하던 와중에 제주도를 발견하고 해도에 'Quelpart('귤밭'이 와전된 말)라고 지어 도록했다. 그 이후에 네델란드인들이 여러 차례 표착한 곳이 바로 제주도 즉 '한뫼섬'이다. 

 

제주도가 그 당시 이후로 유럽에서 Quelpart로 알려져 있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하멜표류기의  저자 하멜이 제주도를 Quelpart로 기술했기   때문입니다.

하멜을 포함하여 승무원 64명이 탑승한 배는

 - 1953년 1월10일 네델란드 텍센 출발

 - 1953년 6월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도착

 - 1953년 6월14일 대만으로 출발

 - 1953년 7월16일 대만 도착

 - 1953년 7월30일 일본을 향해서 대만 출발

 - 1953년 태풍으로 난파되어 승무원64명중 36명 제주도에 상륙

간신히 목숨을 건진 후 제주도 해안가에 상륙하니 제주도민들이이상하게 생긴 서양 사람들을 보려고 구름떼처럼 몰려들었습니다

하멜은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여 제주도민에게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섬이 어디냐고 물었는데 네델란드말을 알 수 없는 제주도민들은 하멜 손가락이

귤밭을 가리키고 있었으므로 “귤밭-귤밭” 이라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하멜은 착각하여 '아! 이섬의 이름이 귤밭이구나'라고 기억을 하였던겁니다.

제주도에서 머물고 있던 하멜 일행은 전남 여수로 이송된 이후에 한양으로 가서 대포 등의 무기제조에 종사하며 머물고 있다가

1666년 9월4일 일본으로 탈출하여 9월 14일 일본 나가사키에 도착하여 머물다

1668년 7월20일 네델란드 암스테르담에 도착하였다. 

후에 하멜표류기를 지어 (보고서 일종)

일반인들에게 제주도가 Quelpart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추론적으로 우리말의 근원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라(漢拏)라는 한자어로 이름을 짓기 이전에 한(‘하나’의 뜻)이라는 원음을 무시하고 새로이 이름을 지었으리라고 추론하기는 힘들다. 원래 비슷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던 제주도의 어머니산 이름을 그와 유사한 한자음을 차용하여 한자어로 한라(漢拏)라고 불렀으리라 필자는 생각한다. 제주시의 지역명칭으로 탐라(耽羅:제주의 옛 명칭), 아라(羅)리, 오라(羅)리, 사라(羅)봉으로 불리듯이 한라(拏)의 ‘라’도 ‘뭍’의 뜻으로 쓰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점은 라(羅)는 ‘-벌어지다, 벌리다’의 뜻인데  벌판 곧 들녘을 뜻하고, 라(拏)는 ‘붙잡다, 비비다, 뒤섞다, 맞당기다’의 뜻으로 하나의 주봉이 요철이 뒤섞여 있는 주름진 땅, 즉 산세를 거느리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지형적으로 섬의 특성상 주봉이 있는 바다위에 솟은 산이기에 하나의 큰 봉우리가 솟아 이루는 주름진 산세(라:拏)와 그 자락이 고르게(平) 펼쳐져 있는 들녘(羅)의 지형을 각기 구분하여 뜻글자인 한문을 차용하였다고 본다. 둘 다 뭍(육지)의 뜻이다. 


이 경우에 흥미를 끄는 점은 라(羅)가 벌 혹은 벌판을 이두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신라(서라벌, 셔벌→새벌;새로운 벌판)의 ‘~벌’과 같은 표기라는 점이다. 서울도 ‘새벌’ 즉 ‘새로운 벌판’이라는 뜻이다. ‘-뻘’이나 ‘개펄’도 같은 어원에서 나온 것이다. 우리 옛 조상들은 ‘-나라’ 혹은 ‘-누리’의 뜻으로 ‘-어(옥저), -에(백제), -여(부여), -예(동예), -려(고구려), -라(신라)’ 등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행정구역인 도(道)의 한자어 명칭 중에 유독 전라도(全羅道)에만 ‘-라’가 붙어 있다. 이는 전라도가 한국 최대의 곡창지역으로 ‘벌(羅)’이 너르게 펼쳐져 있기에 ‘-라(羅)’라는 명칭을 붙인 것으로 여겨진다. 즉 전라(全羅)의 뜻은 평야가 널리 펼쳐져 있어 ‘온통 벌판’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으로, 탐라(耽羅)의 탐(耽)은 ‘즐기다, (기쁨을)누리다’의 뜻이다.


탐라라는 말이 백제지배기에 ‘담로’ ((백제는 웅진(熊津 : 지금의 공주) 천도 뒤에는 22담로(擔魯) 제도가 확정되었다. ≪양서 梁書≫ 백제조에 의하면, 담로의 장관으로 왕자·왕족을 봉했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신흥귀족 중에서 지방의 왕이나 후(侯)로 분봉(分封)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중앙 왕족 이외에 신흥귀족들도 담로의 장관으로 봉해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 제도는 왕족 및 신흥귀족을 각 지방의 왕·후로 분봉함으로써 지방세력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려고 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리고 이 제도는 일종의 봉건제적인 지방통치의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라는 행정구역의 명칭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


또한 탐라라는 말이 애초부터 한자어였을 수도 있다. ‘먼 바다에 의외로 크고 너른 섬이 하나 있어 가히 누리고(탐: 누리다, 즐기다, 기뻐하다) 살만한 뭍’이라 여겨 그리 지었는지의 여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리고 그 이외에도,  ‘탐라’가 제주섬사람들이 쓰던 음을 흉내 내어 차용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왜냐하면 낱말 끝에 ‘-라’가 붙어있음은 그것이 고유한 우리말에서 비롯되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탐라는 탐벌이라는 뜻인데, 탐의 어원이 탐인지 담인지 땀인지는 확정하기 어려우나 탐과 담은 한자어 표기가 가능하고 땀은 해당하는 한자음이 없다. 이로 미루어 탐은 탐이거나 땀일 수 있는데, 땀벌이라는 말은 뜻의 조합적인 구성이 어렵다. 결국 탐(耽)은 우리말 발음인 탐에서 왔다고 볼 수도 있으나, 담이나 땀을 전적으로 배제하기도 어렵다. 어떤 낱말소리가 변화하게 되는 방향성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며 오용(誤用)의 사례가 전용(專用)화 하는 경우도 숱하기 때문이다.  

 

혹은 경계 삼은 '돌담들이 들(벌)에 여기저기 늘어서 있는 섬'이라는 뜻으로 제주도를 '담라' 즉 '탐라'라 했을 수도 있다. 제주도의 해안이나 중산간 오름이나 들녘이나 한라산에서 들녘을 바라보면 푸른 초지와그 사이 이곳 저곳에 돌담들이 늘어서 있는 한가로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오름의 등성이 이곳 저곳에도 산담(무덤을 네모로 둘러 싼 돌담)들이 있다. 돌담들이 늘어서 있는 푸른 벌판은 제주도의 전형적인 전원풍경이다. '담벌' (돌담 있는 벌판)의 이미지가 짙게 다가온다. 제주도의 돌담은 구멍이 숭숭 파여 있는 곰보돌이며 화산활동에 의해 용암이 식어굳은 현무암 재질이다. 돌담을 쌓을 때에는 쌓은 돌 사이에 바람의 저항을 피할 수 있도록 뻥 뚤린 여유 공간이 많아 돌담 건너에 있는 사람을 살펴 볼 수도 있다. 그만큼 제주도 전역에는 돌이 많다.  

 

'한라'라는 명칭에 대해 필자는 예부터 제주도의 토착민들이 하나의 큰산인 한라산을 '한나('하나'의 뜻)뫼' 혹은 '한뫼'라 부르고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식자들이 이것을 그럴 듯한 한문으로 표기하려 고심하던 중에 한산(한뫼)은 말이 2자에 불과하니 너무 단순한데다 반도에도 '한산', '한산도'등의 지명이 있어 혼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배제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한문지배기에는 산이름을 3자로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는 점도 한 몫을 했을 수 있다. 그렇다고 그당시 섬주민들이 부르던 이름을 아예 무시하기도 그렇고 하여 '한나뫼'의 발음을 살리면서 3자의 한자어로 만드는 과정에 '하늘에 맞닿아 하늘의 별을 끌어당기는 듯하다'는 뜻의 한라(漢拏)산으로 제법 운치있게 한자식 개명을 했을 개연성이 가장 크다고 추론해 본다. 

 

그런 연유로 '한뫼' 혹은 '한나뫼'가 한라산이라는 한자어투로 개칭되어 불리기 시작했다고 가정했을 때, 우리가 조상들이 불렀던 원래의 순우리말을 복원하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한라산을 '한뫼'라 하고 제주도를 '한뫼섬'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고쳐 부를 것을 이 글을 통해 제언해 본다.    ['할-', '하르-'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