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동북아민족사

몽골 공화국의 ‘게사르’와 부리아트 공화국의 ‘게세르’는 같은 뿌리에서 구전 된 중세 영웅 서사시 이다

imaginerNZ 2012. 2. 18. 05:26

게사르와 게세르 비교

 

몽골 공화국의 게사르와 부리아트 공화국의 게세르는 같은 뿌리에서 구전 된 중세 영웅 서사시 이다. 두 작품은 전체적인 이야기의 틀은 비슷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오랜기간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동안 상당히 많은 차이점을 가지게 되었다. 전체적인 공통점은 마지막에 다루기로 하고, 두 작품의 갖는 차이점을 이야기 흐름에 맞추어 비교해 보겠다.

첫째, 지상세계의 재앙이 발생하게 되는 원인의 차이가 있다. 게사르 에서는 천상세계의 부르한이 쿠르마스트에게 재앙을 예언 한다. 예언이 있고 700년 후 갑작스럽게 지상 세계에 재앙이 들이 닥친다. 에이 쿠르마스트는 그의 셋째 아들을 지상 세계로 보내게 된다. 반면, 게세르 에서는 천상 세계의 서쪽 55텐게르의 지도자 한 호르마스타와 동쪽 44텐게르의 지도자 아타이 울라한이 사가안 셉텍 텐게르의 땅에서 결투를 벌이고 패배한 아타이 울라한의 갈기갈기 찢겨진 몸이 지상세계로 떨어지면서 온갖 질병과 재앙을 부른다. 지상 세계의 무당 샤르나이한 샤라의 굿으로 모든 천령의 어머니인 만잔 구르메 토오데이가 이 사실을 알고 한 호르마스타에게 지상 세계를 구할 것을 명령, 이에 한 호르마스타는 그의 둘째 아들 부케 벨릭테를 지상 세계로 보내게 된다.

둘째, 영웅의 부모가 만나는 과정의 차이가 있다. 게사르 에서는 지상 세계를 다스리는 센롱, 짜르긴 그리고 쪼톤 세 형제가 전쟁을 통해 아르마질 이라는 여자를 얻게 되고 센롱과 아르마질 사이에서 게사르가 탄생한다. 반면에 게세르 에서는 지상 세계를 다스리는 사르갈 노욘, 센겔렌 노욘, 그리고 하라주탄이 천상에서 내려온 둘라안 텐게르의 딸 나란 고오혼을 얻게 되고 센겔렌 노욘과 나란 고오혼 사이에서 게세르가 탄생한다.

셋째, 영웅의 성장과정의 차이가 있다. 게사르는 주르(어린 코흘리게)라는 이름으로 몇몇의 적들을 물리치고 짜스, 론사와 함께 양을 치며 성장해 간다. 또한 그의 부모인 센롱과 아르마질은 기이한 현상을 불러 일으키는 주르를 두려워한다. 반면에 게세르는 아버지인 센겔렌 노욘의 형인 사르갈 노욘의 양자로 들어가 누하타 누르가이(끈적끈적한 얼굴)이라는 이름을 갖고 센겔렌의 두 아들 알탄 샤가이와 문군 샤가이의 시험을 이겨내며 성장해 간다.

넷째, 각각의 영웅이 어린아이의 모습을 벗고 본 모습을 드러내는 과정의 차이가 있다. 게사르는 여러 사람들과의 경합으로 얻은 첫째 부인 로그마가 그의 어리고 구질구질한 모습에 상심 하게 되고 슬픔에 잠겨있는 모습을 보고 본래 모습인 게사르로 변하게 된다. 반면에, 게세르는 두 부인에게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으며 산 정상에서 감사의 제사를 올리는 중에 그의 천상 세계의 아버지인 한 호르마스타가 그를 보고선 벨리겐이라는 말을 내려주고 이때 본래 모습인 게세르로 변하게 된다.

이러한 차이점과 더불어 두 작품은 공통적인 부분 역시 상당히 많다.

첫째, 탄생 직후부터 뿜어내는 영웅적인 면모가 그러하다. 두 영웅은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고 기이한 포즈를 취하는가 하면 요람에 있을 때부터 찾아오는 적들을 물리친다.

둘째, 각 작품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쪼톤과 하라주탄 모두 영웅의 부인을 넘보는 것이 그러하다. 이 두 사람의 영웅에 대한 질투와 그의 아내에 대한 욕심은 갈등을 야기 시키며 전쟁을 부른다. 또한 이들은 큰 전쟁의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을 하게 되고, 끊임없는 용서를 받는다.

셋째, 영웅의 부인 중 한명이 가진 그에 대한 집착이 그에게 해를 입히는 것이 그러하다. 게사르의 아를란과 게세르의 알마 메르겐은 영웅이 자신과 함께 하기를 원하는 마음에 영웅에게 약을 먹여 그의 기억과 근심을 잊게 만든다.

넷째, 영웅은 그가 쳐부수었던 적들의 주변인이 부리는 신비한 힘으로 인해 노새로 변하는 시련을 겪는 것이 그러하다. 게사르는 그가 무찌른 망가스의 시종이었던 롭스에게, 게세르는 그가 혼쭐을 내준 로이드 하라 롭소골도이의 누나 빅 욘호보이의 능력으로 노새로 변하게 된다. 또 두 작품 모두 공통적으로 이 최대의 시련을 극복함에 있어 여자의 도움을 얻는다. 게사르는 그의 천상 세계의 아버지인 쿠르마스트의 운명의 책에 명시 된 아주 메르겐 공주의 도움을, 게세르는 그의 셋째 부인 알마 메르겐의 도움을 받아 본래 영웅의 모습을 찾게 된다.

마지막으로, 두 작품 모두 지상 세계로 내려 온 본래의 목적인 지상 세계의 평화를 완성하며 모든 적들을 물리치고 보편적인 행복을 가져다 준다.

 

이처럼 두 작품은 공통적인 틀을 유지해가며 각각의 독자적인 흥미로운 전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때로는 우스꽝스럽고 때로는 용감하며 때로는 자비로운 게사르와 게세르를 잘 표현해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