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우주와 자연 시

갑자기 문명이 이 순간에 멈춘다면 -201007181251수정201205130242완성

imaginerNZ 2010. 7. 19. 10:47

 

 

 

 

 

 

갑자기 문명이 이 순간에 멈춘다면

If Civilization Suddenly Stops At This Moment

 

 

문명이 이 순간에 멈춘다면,

 

지금까지 수천 수만년 동안 인류가

지층의 지층 위에 거듭 건설해 온

도로와 교량과 건물과 거리와 도시와

모든 음악당과  박물관과 도서관과

동식물과 사람들 사이에 쳤던 울과

가장 먼저 삭아가는 사람들의 형해 위에

 

비바람에 실려온 먼지와 흙이 켜켜이 쌓이기 시작하고

문명이 이룩한 이 모든 것이 세월에 서서히 퇴락하며

비바람에 실려온 씨앗들이 쌓인 흙속에서 움이 터 자라나며

제자리에 벌레와 새와 짐승들이 살고 철따라 꽃들이 피어나는 

오직 푸르른 풀숲만이 대지에 무성하여 장대하리라!

 

동경에 찬 눈매에 성취 어린 발자취도 

기도의 메아리조차 없는 산정은 초연히 희높고 

더 이상 배가 다니지 않는 바다는 옛물결의 노래에 더욱 파르랗고

더욱 선연한 하늘빛 속에 대기는 맑고 신선하여 더없이 투명하리라!

 

이 작고 푸른 지구별에 인류가 축적해 온 모든 것이

한 바탕 꿈이었던 듯 

자연에서 나온 대로 자연으로 남김없이 돌아가리라!

 

일체가 있는 그대로 있게 되리라!

갑자기 문명이 이 순간에 멈춘다면.

(201007070527 엘리엇 킴)-201007181251수정201205130242완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