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적으로 보면, 작품은 표현과 여백 사이에 있다 작품은 그림의 대상이 속한 세계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미의 세계 사이에 심혼의 원근법(遠近法)으로 홀로 놓여 있는 토템과 같다 작품은 어떤 세상을 동경하고 지향하는 저만의 경계선상에서 외줄을 타는 듯이 머무르고 있다 그것은 하염없는 열망과 염원에 불타는 불볕더위의 최고기압 속에 한랭한 최저기압의 정지상태로 얼어붙어 있다 작품을 감상할 때, 가까이 달아오르는 열정에 빠져들어 형형한 눈매에 꼿꼿이 바라보면서 동시에 마침내 마음 여울이 잔잔히 가라앉은 침잠의 시선 너머 하늘의 외눈매로 망망히 바라보면서 적정한 거리에서 최대한 창작 시 작가의 심경을 절절히 음미하다, 마침내 그와 함께 온 세상의 경계를 넘어서는게 가장 바람직하다 이런 점에서 더없이 훌륭한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