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편지글(서한집)

2005년 12월 28일 수요일, 오전 00시 33분 47초그리움의 도덕성

imaginerNZ 2007. 11. 27. 04:18

(앞 부분 생략) 

아, 이곳에서는 시간의 칼날이 이렇게도 느리고 무디었구나!

아무튼, 다시 기운을 회복하려고 도심의 번잡한 거리를 피해 뒷골목 산책을 하다 우연히 아는 원장 아무개를 만났다. 그사람은 적당히만 망가졌더군. 얼굴에 '나  피곤해요.'라 쓰여 있었어. 술 한 잔 하자길래 그냥 유령처럼 허옇게 웃고 헤어졌어. 그 사람 되게 아쉬워했어. 보나마나 자신의 생각을 얘기 하면서 세상살이가 이러쿵 저러쿵, 그런 얘기 100%했을 거야.

요즘 하나 익힌 건 안 할 건 안 한다는 점-푸른 하늘이 증발해도.

알콜도 반드시 그 중 하나여야 할 것이고.

마지막 감성인 그리움만 남겨질 때까지 안 할 것은 하나씩 늘어가고 그러면 그리 되겠지.

그리움만 남겨진 채.

 

지금 기억은 흐리고 가물한데, 어제 아닌 결에 문자 같은 거 보낸 거,

그거 문자로 하는 섹스 같은 거였어.

자위보담은 낫다는 생각도 스치면서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진 마라.

 

도덕은 사람의 일생에 대해 의외로 책임감이 부족하다.

어떤 삶도 추상적이지 않기에.

도덕적인 덕목은 작고 소박해야 한다고 매사에 느낀다.

겉모습 치장하기를 즐기는 도덕이라는 것은 마치 전설 속의 괴물처럼 

범국가적으로, 범종교적으로, 범인류적으로 거대해질수록 악덕의 부작용도 비대해진다.

영혼이 맑고 순정하여 양심적인 사람들, 인류를 위해 글을 쓰는 사람들이

그런 현실에 대해 아무리 개탄하고 개정을 바라는 말을 하고 글을 써도

되풀이되는 역사에서 화장을 한 도덕은 교정난망인 경우가 압도적이다.

화장을 운명처럼 여기는 삶을 사는 겉미인들이 남은 여생 동안 화장을 하지 않고 사는 것은

그들에게 마치 삶의 형벌처럼 여겨지리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나 횡설수설 했다.

네게, 그리고 어느 누구에게도 이해를 구하지 않는다.

그런가 보다 하고 잘 지내요.

ps:아직은 어리고 철이 덜 든 현대국가에 사는 너에게 미안함 함께 전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