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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Jerry's Photoworks에서 인용하였습니다. Jerry님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호키티카 해안풍경(가로 길게 뻗어 있는 해안의 전경이 아니어 아쉬움!)
호키티카 해변[The Coast of Hokitika]
-Hokitika 마을의 끝, Scenic Viewpoint에서
깁슨 키(Gibson Quay)의 길 끝.
바닷가 외로운 옛 등대자리에 해풍을 십자로 가르는 구원의 돛대와
시멘트 모형선박 Tambo호의 선수에, 뱃전에 서서,
혹은 근처 모래언덕이나 바위 위에 앉아,
시름 달래며 영원히 과거에 못 박힌 침몰의 순간 속에
늘 홀로 지는 목숨의 서글픈 절망과 체념을 이따금 도리질하며 떠도는 혼령들,
그 첨단 곶 너머 울림의 해변 강어귀에 옛 골드러쉬 선착장의 흔적인 몇 개의 버팀목들,
강하구 복판 길둥근 샌드바에 하얗게 점점이 서 있는 ‘예나 제나’ 물새들,
긴 다리의 교각을 헤치고 어머니 바다의 품안에 잠기기 전 강의 소용돌이 탁류,
멀리 남알프스(the Southern Alps) 장백의 비경 따라 떠 있는 물 어린 구름의 기운들,
길게 길게 물안개 날리는 웅험한 파랑의 해변에
수없이 널부러진 자연중화의 형해들, 풍파가 벌려온 기괴한 형상의 잔치,
거기 모래에 묻힐 듯 바람에 씻긴 듯 아름드리 뿌리며 등걸에 가지들과
숙명적 난파의 조각들,
위엄 있게 압도하는 파도와 그 끝 피난의 섬 하나 없는 태즈먼 해(the Tasman Sea)의 수평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강인하고 거세게 솟구치며 노래하는 푸르름의 끝 노래, 하얀 파도,
그 억센 파도의 할큄에 밀렸다 금새 쓸려 묻히는 형형색색의 물빛 어린 보석들과
그 옛날 개척자의 욕망이 서린 듯 점점이 누런 얄둥근 판석들,
외로운 이들이 발걸음 멈추어
*금과옥조(金科玉條)의 역사 속에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반추하는 이 곳 Hokitika 해변.
이제 발길 돌려
원색이 드문, 그리움에 바랜 옛 범람의 거리 리벨가(Revell Street)를 걸으며 듣는
장중한 라르고(Largo)의 저음 속에
쉬임 없이 *풍파는 변함없는 자연 그 하나의 흐름을 노래한다.
Ho-ki-ti-ka...
Ho-ki-ti-ka...
Ho-ki-ti-ka......
(June, 2002 호키티카 해변에서 차를 거처 삼고 3박4일의 추위를 벗 삼아 마음은 표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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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키티카:마오리어로 '바로 되돌아온다'라는 뜻
*남섬의 서부연안-남섬의 등뼈에 해당하는 남알프스 산맥의 서부는 우리나라의 동해안처럼 폭이 좁고 긴 해안선-에 있는 Hokitika는 개척시대부터 금과 옥의 산지로 유명하다. 현시대 이전에 금은 거의 고갈이 되었고 옥은 지금도 채굴량이 풍부하다. 연안의 파고는 매우 높고 둥글게 휘어지며 부서진다. 서핑에는 제격이나 풍광은 매우 을씨년스러워 나그네의 심정에 대자연의 웅혼함과 삶의 회한, 그리고 살아있는 것들의 연원에 가닿는 슬픔과 거기에서 솟아오르는 그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
금과옥조:Hokitika는 금과 옥의 산지로 인생과 운명이 주는 동일한 교훈을 나타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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