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이 추기하는 제주도 사투리-1
살래-찬장
대비-양말
새-제주도에서 볏짚 대신에 초가지붕을 이는 데 쓰는 가는 억새의 일종
새우리-부추. 경상도에서 말하는 정구지
오름-산 또는 봉우리. 한라오름-한라산. 성산오름-성산 일출봉. 개미오름/윗세오름-한라산 정상에 오르기 전의 산등성이 이름들.
촐래(아래아 발음 포함)-마소의 먹이가 되는 건초. 꼴.
굴묵-방의 아랫목에 벽을 사이에 두고 낮게 위치한 땔감 저장소 겸 난방용 아궁이가 있는 곳.
어멍/아방/아주방/아주망/할망/하르방/오라방
성님:형님. 기혼여성들도 연상인 기혼여성에게 '성님'이란 말을 썼다.
검질 매다 -밭에서 김을 매다. 검불:
산마:약초인 '반하'. 어렸을 적에 동네 또래들과 큰 깡통의 윗면을 도려내고 양 끝에 구멍을 뚫어(요즘말로 하면 깡통 피어싱^^)고리를 만들어 들고 다니며 산마(아이들은 '삼마'라 했다)를 캐곤 했었다. 산마는 마치 작은 난처럼 생겼는데 잎이 가늘고 길게 휘엿진다. 그러나 가늘고 긴 외뿌리 끝에 작고 둥근 구근이 달려 있고 거기에 잔뿌리가 그 구근이 약으로 쓰인다. 그런 연유로 깊이 질러 구근을 채취하는 용도로 그 당시 대장간에서는 산마를 캐는 전문도구로 보통 칼보다 몇배 두툼하면서 손잡이에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완만하게 휘어지면서 뭉툭하게 뾰족해지는 형태의 도구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그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큰 깡통을 하나 가득 채우면 무게를 달아 돈을 손에 쥐었다.
지넹이:지네. 영어로는 centi(백)ped(발)로 발이 매우 많다는 뜻. 지네는 그 당시 한약방 앞 양지 바른 곳에 잡은 지넹이를 쭈욱 잡아늘여 머리와 꼬리를 핀으로 널판지에 고정시킨 후에 바싹 말리는 풍경이 흔했다. 가루로 만들어 신경통약으로 판매했다. 지넹이 잡기는 당시 국민학생들의 '방과 후 3대 돈벌이 사업' 중 하나로 수입이 가장 실했다. 지네 잡기, 산마 캐기, 꿩독새기(꿩알) 줍기가 그것이다. 때로 농작물 수확기나 귤 수확기가 되면 이웃집에 품을 팔기도 했는데, 그런 경우는 그 품을 판 댓가로 해당 작물을 제 힘이 닿는 한 가져 갈 수 있도록 주인이 허락했다. 어린 아이들이 욕심에 제 힘에 부치도록 자루에 고구마나 당근 또는 귤을 넣고 버둥대며 어떻게든 많이 가지고 가려는 모습을 보면서 어른들이 웃으며 놀리기도 하였고 등에 이는 것을 도와 주기도 하였다. '욕심 조고마니 부려사주. 사람이 경 욕심 부리믄 컹 사업허믄 망허여.' 등등으로 인생의 교훈도 주셨다. 어쨌든, 그것은 힘겨운 등짐이었으나 쏠쏠한 부수입(part-time job)이 되기도 했다.
영/정/경-이렇게/저렇게/그렇게
혼저(아래아)-빨리
무사? -무슨 일로, 무엇 때문에, 왜?
헐꺼꽈? -할겁니까?
무시거? -뭐라고? /무엇이 (어떻다고)?
구쟁기-소라
깅이-바닷게
송키-성게
복쟁이-복어
복다리-갯가의 얕은 물이나 썰물이 진 웅덩이에 서식하는 망둥어의 일종
모돌이-상어류의 일종
곰생이-물개류 혹은 바다사자류로 추정.
갯마리-갯마을
우영(팥)-집 옆 채마밭
정낭-대문 대신 마당의 외부 출입구에 가로 걸쳐 놓는 나무들. 낭은 나무. 남기, 낭구는 고어.
일본어로 나무는 기.
팽낭-팽나무
귤낭-귤나무
감낭-감나무
목고실낭-멀구슬나무. 열매마다 가지가 하나씩 길게 나 있는 형상에 몇 개씩 무더기로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열매는 가을에 노랗게 익으면 속즙이 마른다. 안에는 큰 씨앗이 들어 핵과. 열매를 입에 넣어 껍질과 약간의 과육을 이로 뜯고 혀로 굴리면 단맛이 난다. 국민학교(일제식 용어. 지금의 초등학교) 다니던 당시에 교문에서 운동장 오른쪽에 커다란 멀구슬나무가 한 그루 있었다.
민단낭/문단낭-붕감나무. 붕감은 작은 늙은 호박 크기 정도인 큰귤.
-협죽도. 꺽꽂이로 재배 가능한 식물로 붉은 꽃이 피고 그 즙은 독성이 있는 나무. 제주도 전역에서 볼 수 있다. 푸른 해원(바다)을 배경으로 피어 있는 협죽도의 꽃은 '서늘한 정조'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금도 어렸을 적에 보았던 모습이 생생하다.
미깡-밀감의 일본어
깅깡-구슬 크기로 황금빛으로 익는 귤의 일종, 금감의 일본어
붕깡-연두색 빛을 띤, 어른 주먹 서너 재 크기의 커다란 귤. 붕(클 붕)감의 일본어. 일부에서는 붕감을 '문단' 혹은'민단'이라 하였다. 아마 '단'은 둥글다는 뜻이라 여겨진다.
나쓰-어른 주먹 크기의 약간 납작한 형태의 귤로 속껍질의 맛이 매우 쓰겁다. 쓴 맛 성분은 한약재로 쓰인다. 역시 일본어
메부르-겉이 우둘투둘하고 맛이 매우 달달하여 아이들이 먹기에 좋다. 일본어.
호랑이깡-배꼽부분이 툭 튀어나온 귤. 맛은 단 편이나 무게는 가벼운 편으로 보관기간이 길수록 속즙이 빠지면서 말라 든다. 씨앗은 다른 종에 비해 둥글고 큰 편.
성내-제주목의 관청[관덕정]이 있었던 제주시내를 외지 거주민들이 일컫던 말.
묵은 성-제주 시내의 서쪽 해안가, 즉 관덕정에서부터 서쪽으로 이어지던 옛성벽이 있는 지역의 명칭.
-앗/-왓 -밭의 옛말.
몽생이(아래아)-망아지
강생이-강아지
몰(아래아)-가축인 말
몰테우리-마부.
코지-곶. 바다쪽으로 길게 돌출한 땅.
쇠(아래아)-소의 옛말.-원음은 아래아가 포함이 된 '쇄'에 가깝다. 우리 옛말의 특징인 복모음 소리를 잘 나타내 주고 있는 말이다. 한국에서 시대가 흐를수록 복모음과 위상이 확고한 기준발음[ㅂ,ㅅ,ㅇ,ㅎ, 아/오]의 유사형[여린비읍, 반치음, 옛이응, 여린 히읗, 아래아]으로 명맥을 유지했던 모음이나 자음들이 소실되어져 왔다. 특히 개화기로부터 일제강점기에 걸친 서구문물의 유입은 우리 복모음과 옛음의 소실에 결정적으로 마지막 타격을 가했다. 서양문물을 익힌 식자층들은 일반 사람들이 흔히 쓰던 복모음이나 옛음을 마치 무식하고 촌스러우며 시대에 어두운 소리로 치부하여 배척하였던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쇠섬/소섬-성산포 앞바다에 떠 있는 섬. 한자어로는 우도. 섬의 남쪽에 있는 쇠머리오름에서 북쪽으로 서서히 경사가 낮아지는 지형을 하고 있는 섬. 소섬(우도)은 육계도(육지와 외줄기 통로로 연결되어 있는 반섬)인 성산읍에 속하는 성산포의 만 건너 오조리 시흥리에서 구좌읍 종달리(가수 혜은이씨가 자란 곳으로 소섬을 마주 보고 너른 개펄이 펼쳐져 있고 논이 제법 발달 되어 있다)에 이르는 본섬의 연안과 마주 하고 있다. 그 사이 해협은 조류가 매우 빠르고 물개나 돌고래 따위의 해양동물이 자주 목격된다.
쇠울음소리-바다에 안개가 자욱이 끼었을 때 등대에서 울리는 경적소리가 마치 소울음소리 같다. 소섬의 쇠머리 코지에 해당하는 쇠머리오름에 등대가 설치되어 있다.
마치 안개 낀 공간 스스로가 선원이나 어부들에게 조심운항 하도록 애타게 부르짖는 소리처럼 동심에게는 들려 온다.
물질-해녀의 잠수일. 자맥질. 제주의 해녀는 70~80세가 되도록 물질을 하는 경우도 많으며 물질을 나가면 1회당 30-50초간의 잠수를 수십 차례 해야 한다. 그래서 호흡중지로 인한 경미한 잠수병인 두통증세가 일반적이었다. 과거에 해녀들은 요즘 녹음 테이프 크기와 두께 정도보다 조금 더 정방형에 가까운 종이곽(갑)에 5개~10개의 하얗고 네모난 종이에 접혀 들어 있는'뇌선'이라는 가루형태의 두통약을 수시로 복용했다.
곧다-말하다. 가로다. 한문의 가로 '왈'자가 이에 해당한다.
곧건 들읍써 -말 할 테니 들어 보세요.
고르라 들으켜-말해라 들을 테니
지꺼지다-무척 기뻐하다.
애기구덕-갓난 아기를 넣어 흔드는 바구니로 아랫면이 약간 둥글다. 어멍이 길쌈 하거나 여타 손노동을 하면서 한쪽 발로 애기구덕을 흔들곤 했다.
삼방-대청마루
올래-정낭에서 집마당까지 이어지는 돌담길.
혹교, 혹깨-학교를 아래아 발음으로 일컫던 말로 아래아 발음이 지배적인 음가였음을 알 수 있다.
호니보름-하늬바람. 서풍.
고팡-집안에 뒷편에 위치한 광 혹은 곳간. 농기구나 곡식 등을 두었던 곳
통시-윗면이 넓적하고 긴 돌 두개를 가로받침돌 위에 얹어 만든 화장실 겸 돼지우리로 돌담을 둘러 울로 삼았다. 우리의 밑바닥에는 새짚을 깔아 물이 고이지 않게 했다. 돼지의 먹이통 역시 둥글 넓적한 돌의 가운데를 파서 커다란 그릇모양새이다. 돌도구리(?)
산디(짚)-산디짚은 볏짚. '산디'는 밭벼 *잔디와의 공통 의미소인 '-디'가 흥미롭다.
솔밑할망-부엌일을 맡아 하는 할머니. '솥밑에 불을 피워 음식일을 하는 할머니'의 뜻 '솥밑'이 '솔밑'으로 변음화.
몰테우리(아래아)-말몰이꾼. 마부. 영어의 cowboy에 해당.
저븜(붐)-젓가락. '하시'라는 말도 쓰였는데 이것은 일본어. '하시/하치'는 현대 한국어의 '-받이/-받침'에 해당하는 일본어로 각각 '나무다리/밑받침'의 뜻인 듯하다.
저�에/조�에-바로 곁에
조근 조근 얘기 허라-하나 하나 차례대로 빠뜨리지 말고, 차근 차근 얘기 해라.
나똘(아래아)-내 아들/딸. '똘'은 아들과 딸을 총칭하는 말로 내 자식(후손)의 뜻.
멜 들었다! 멜 들었다! -멸치떼가 해안가나 만안에 가득히 몰려 들었을 때, 발견한 사람들이 마을사람들에게 어서 빨리 그물이나 뜰채, 담을 통들을 갖고 나와 함께 잡자고 외치는 소리. 달밤에 멜이 들면 거의 물반 고기반이 되고 멜떼가 물표면에서 반짝이는 모습은 환상적이다. 멜을 잡다 보면 멜을 먹이로 삼는 고등어들이 간간이 함께 잡힌다. 그 퍼덕거리는 고등어를 뀀에 꿰어 집 앞뜰의 평상 위에 풍로를 얻어 구워 먹던 맛은 천하일미라 할 수 있다. 갓 잡아 싱싱한 고등어를 구워 저붐으로 속살을 집어내면 하얗다
할망당-삼신 할머니를 모신 서낭당
조들다/조드라지다-곁에 붙어서 애를 태우다, 성가시게 하다/조급한 마음에 애 태우다
감저-고구마. 제주섬에서는 감자(potato)는 '지슬'이라 했고 고구마(sweet potato)는 '감저'라 했다.
한반도를 육지라 했는데, 육지에서 들어 온 고구마는 '속이 모였다(고구마 속이 밤속처럼 물기가 적어 허옇게 퍽퍽하여 목이 메이는 경우가 많다) '고 했다. 화산도인 제주섬의 토양이 보습성이 적고 물을 지하수로 빠르게 배출하는 성질이 강하여 거기에 알맞는 함수성이 강하고 당도가 높으며 물 머금은 속살이 연한 황록빛을 띤 물고구마가 많이 재배 되었다. 한 겨울에 창밖에 펄펄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가족끼리 오손도손 둘러 앉아 우주의 형상처럼 전체적인 형태는 길쭉하며 양끝이 가늘어지나 가운데가 오동통한 물고구마의 끝을 따서 속살만 쪼옥 쪽 빨아먹거나 김장김치를 손으로 쭉쭉 찢어 얹어 먹는 맛은 어떤 진미와도 바꿀 수 없는 맛이었다. 거기에 시원하고 달착한 귤을 후식으로 곁들여 먹으면 이세상에 그 어떤 산해진미에도 고개를 휘휘 저을 정도였다. 그 당시에는 남도인 제주섬에도 겨울이면 눈이 자주 내려 제법 쌓일 때가 많아 꿩이나 노루가 해안가 마을 인근으로 내려와 먹이를 구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람들이 숲에 꿩을 잡기 위해 만들어 놓는 올가미를 '꿩코'라 하였다.
독새기-닭의 새끼라는 뜻으로 '닭알' 즉 '달걀'. 한자어로 계란. 날짐승의 알
꿩독새기-꿩알
두린-어린
두린 애기-어린 아이,어린이
구덕-바구니의 일종
떡구덕
애기구덕-길이가 길고 밑이 둥근 편이어서 어머니가 손일을 하면서 애기구덕을 발로 흔들어 아기를 재웠다.
섕이-새 또는 흔히 '참새'를 일컬음.
영장밭(디)-장례식장
물뫼오름-고성 수산리에 있는 수산봉의 원래 이름.
무사-무엇이, 왜
이거 무사? -이거 왜 이래?
맨도롱허다-따뜻하다.
석석허다-물건이나 구들(온돌)바닥이 차갑다.
대멩이/대멩섕이-머리, 머리통
조골리다-간지럽히다
통시[-shi]-제주도식 변소 겸 돼지우리
돌다(아래아)-달리다
돌으라(아래아)-달려라
날르다-물건을 나르다
놈삐-무우
산담-오름이나 들녘에 봉분 주위에 장방형(약간 긴 네모꼴)으로 낮게 쳐 놓은 돌담. 돌담의 너비는 넓은 편으로 대략 70cm ~1m 이상쯤 되는 듯(?)
고스다-겨울에 손이 곱다
#이글에 대해 추가참고사항을 '아즈방'님께서 아래와 같이 말씀 주셨습 니다. 추후로도 참고사항 많이 주시면 바로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지슬(감자),- 땅 무릅地膝?, 地슬기 地슬?
-> 지슬은 地實. 즉 땅속의 열매.
감저(고구마)
-> 甘貯. 단맛이 저장되어 있다는..
산디(밭벼), - 山에서 드려오다, 디려오다? (들여오는것 중에 가장 갑진것) > 산디?
-> 山稻(산도)의 변한말. 논벼는 수도(水稻).
-> '벼'는 '나룩' '나락'의 변한 말.
*제주도는 옛 한국어의 발음과 단어가 비교적 많이 남아 있어 한국어와 일본어의 다리 언어(bridge language)라고 할 수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용인구가 줄어 들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뉴질랜드에서 공식적으로 영어와 공용어인 마오리어를 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것처럼 제주지역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제주도 사투리를 가르쳐서 그 명맥을 잇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제주도 사투리는 우리 옛 조상어처럼 복모음이 많고 아래아 발음이 아직도 살아 있는 유일한 지역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반도의 한국인들보다 일본어를 매우 빨리 배운다는 점도 재미 있는 점이다. 어린 시절에 제주시에 살다 명절 때 시골에 있는 고향마을에 갔을 때, 그 마을소년들이 썼던 복모음과 고어에 가까운 낱말들이 무척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난다. 생생히 들려오던 고어의 발음에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살던 부여나 마한 혹은 진한의 어느 마을에 막 내려 앉은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모든 사람들이 사투리를 사용하였고 특히나 나이 드신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그야말로 '옛말의 달인(^^!)들이셔서 살아 있는 화석언어의 학자님들이셨다. 필자는 할머니와 정이 많아서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는데, 그점을 지금도 돌아가신 할머니께 감사 드리며 살아 계실 때 보다 더 잘 해드리지 못한 것을 죄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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