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깃든 풍경 -메일 글
며칠 전날의 밤처럼 어제 새벽에도 눈이 내렸습니다.
강아지처럼 흑백사진의 풍경으로 보는 눈발은
생동감이 살아 숨쉬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흑백사진에 살아 있는 눈송이들이 펄펄 내리고 있었습니다.
대자연의 그리움은 말이 없어
때로 비로 때로는 눈으로 내리기도 합니다.
불은 분신의 그리움을 가열하나
물은 그리움으로 떠올라 머물다
제풀에 무거워진 그리움으로 내립니다.
그리움이 내리는 소리나 모습은 숙연하도록 아름답습니다.
기후를 낳는 건 그리움입니다.
그것은 물질의 그리움이겠죠.
심지어 분자나 원자에게도 그리움이 깃들어 있습니다.
분자의 그리움은 자신을 쌓아 자연물을 구성하는 온갖 형상을 이루고 있습니다.
원자의 그리움은 더 아득합니다.
정신의 그리움도 마침내 내립니다.
그것은 결국 정신의 물결을 이루겠지요.
마침내 다다른 정신의 바다에 이는 물결이
어느 관조의 해안에 밀려오는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곳에는 사랑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모든 메아리는 다른 곳을 떠나
언제나 그곳으로 돌아옵니다.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는 메아리가 아니기에 그런 건가요?
온 세상이 그리움에 잠겨 있는 밤입니다.
별빛 메아리들이 기후 없는 밤하늘에 가득하군요.
그걸 바라보는 우리 마음도 비로소 하나 가득해집니다.
우리 마음은 언제나 변함없는 그리움에 가득하기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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