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동북아민족사

터키의 성씨-2

imaginerNZ 2012. 2. 18. 01:54

터키의 성씨-2

 

한국에 김씨 이씨 박씨있듯이 동남아국가를 제외한다면 어느나라든 다 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건 터키도 마찬가지죠.

근데 터키인들 이름을 부를때 흔히 퍼스트 네임을 부르는경우가 많습니다.

예를들어 "아르다 투란", "히다예트 튀르콜루"를 부를때 보편적으로 아르다, 히다예트 이렇게 부릅니다.

그래서 우린 간혹가다 퍼스트네임이 성이고 라스트네임이 이름인줄 아는 중대한 착각을 범했죠

근데 터키인들의 성씨도 서양방식과 똑같이 앞쪽이 이름 뒷쪽이 성입니다.

자 그럼 이제부터 본론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사실 터키에서 성이란 개념이 생긴건 이제 65년밖에 안됐습니다. 그전까지는 유목적관습때문에 그냥 이름만 불렀죠. 잘 모여살지않고 떠돌다보니까 이름만으로 충분했습니다. 구별도 간단했죠. 메흐멧이란 이름을 가지면 앞집사는 큰 메흐멧, 양치는 메흐멧 이런식이었으니-_-;;

근데 이게 오스만 투르크가 멸망하고 터키공화국(튀르키예 줌후리옛)이 생기고나서는 혼란이 온겁니다-_-;; 막 떠도는문화서 정착문화가 생겼으니 도시가생길테고 그럼 사람이 많으니까 기존 메흐멧, 아흐멧 이런식의 이름을 지닌사람들이 한둘도 아닐테고 아이고 골치야..

자 당시 터키 초대 대통령이던 무스타파 케말은 먼저 문자개혁을 추진합니다. 이 개혁의 목표는 당시 터키어를 표현하는데 엄청난 한계가있던 아라비아글자를 쓰지않는것과 글자에의해 상징된 봉건적 이슬람문화에서 터키민족을 해방시키는데 의의가있었죠. 그래서 각나라의 언어학자를 초대해서 터키학자들과 같이 연구해간 결과 1928년에 다수의 로마자와 터키언어를 표현하는데 적합한 몇글자를 새로 만들어서 합해 터키식 알파벳을 탄생시키죠. 한편 말에있어서는 오스만시대의 번거로운 말을 다 정리하고 아라비아, 페르시아계 말을 금지하고 옛날 아나톨리아문명시절 터키말과 방언&서양식 왜래어를 합해서 새로운 터키말을 만들게됩니다.

또 다시, 1928년 4월에는 아라비아말에 의한 포교랑 의식의 집행을 못하게 하고 "코란을 터키어"로 옮기게 했습니다.(이슬람개념중 하나가 아라비아어만이 오직 알라(하느님)의 말을 을 제데로 표현할수 있다는 개념이라 이건 커다란 충격이었죠) 이어 1934년 6월에는 본디 "이름" 밖에 가지지 않았던 국민에게 "성"을 가지게 했죠. 무스타파 케말은 1932년에 이르러 자기 재산을 털어서 "터키 학회"를 설립하고 국어의 순화에 대한 연구를 하게 했습니다. 또 그가 죽은뒤 1945년에는 아라비아어로 된 관청 이름, 대신의 직명, 12달의 이름 등을 깡그리 터키말로 바꾸어 버렸슴죠. 덕분에 불과 20년도 안돼서 오스만시절 말하고 현대 터키어하고 완전 틀린개념의 언어가됐습니다. 이쯤되면 문자 개혁이 아니라 언어개혁이 아닐런지요..

자 이쯤에서 본론으로 들어가 1934년에 시행된 가족법에대해서 알아봅시다. 이 가족법이란게 성을 가질수 있는 제도입니다. 앞에서 얘기했다시피 당시 터키에는 성이란 개념이 없었습니다. 무스타파 케말도 그냥 이름이었습니다-_-;;; 당시 전통적 이슬람교도들은 저 앞에서 얘기한 예 말고도 아버지이름과 자기이름을 연결해서 썼기땜시 (예: 아버지 이스멧-아들 이스멧-0-) 관공서 공무원들이 상당히 골치를 썩어야했죠.

이 가족법은 터키인이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모두다 성을 가질수있게하는거였는데, 무스타파 케말의 말에 의하면 모든 터키민족들이 성을 가지면 추악한 인습과 사회적 차별이 사라지고 터키 사회가 과거보다 더욱 개방적이고 평등하게 변할꺼라고 했습니다. 이 가족법이 시행될때 터키 국회는 만장일치로 무스타파 케말에게 "아타튀르크"란 성을 바치죠. 아타튀르크는 모든 터키인의 아버지란 뜻입니다. 그뒤 무스타파 케말은 무스타파란 이름이 너무 아랍적이라고 생각하자 이름에서 빼고 스스로 "케말 아타튀르크"라고 부르고 모든 문서에다 "K. 아타튀르크"라고 서명합니다.

그리고 케말 아타튀르크 대통령의 서거당시 케말 아타튀르크에겐 후손이 없었으므로 이 아타튀르크란 성은 영원히 케말 아타튀르크만 가질수 있게된거죠. 뭐 그전에 법으로 다른사람들이 아타튀르크란 이름을 못쓰게했지만요(그런데 굳이 그렇게 안해도 아마 아타튀르크란 이름쓸사람이 아예없겠죠. 아타튀르크의 존재감과 그에대한 존경심은 엄청나니까요)

예. 근데 당시 성에대한 개념이 없던 터키사람들때문에 엄청난 혼란이 옵니다. 일단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지식이 있는분들은 자신의 성씨를 잘 생각해서 짓고 씁니다. 그런데 당시 문맹률 80%의 사정상 교육수준이 낮을수밖에 없어 대다수 사람들은 성을 어떻게 만들지몰라 갈팡질팡합니다. 그래서 별 황당무계한 성도 다 만들어지죠.. 예를들어 어떤 노인분이 관청에 들렸을때 귀나이든(아침인사)라고 했는데 이걸 성으로 정해주질 않나.. 이건 차라리 낫습니다

그래서 터키 공무원들이 관청에서만 접수 받을수는 없는지라 집집마다 방문하며 성만드는걸 도와줍니다. 고향이름, 산이름, 직업이름, 사물이름 등등 좋은뜻으로 성을 만들어주려는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곧 한계에 부딪힙니다.. 당시 3000만인구가 넘는 성을 일일이 만드는것은 인간 상상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일이었죠-_-;;;;;;;;;;

결국 할당량&마감기한에 쫒기고 지치신 공무원분들. 될대로 되라 정신으로 성을 대충 만들어버립니다.. '쪼다새끼(Aptaloglu)', '정신나간놈(Cansizoglu)', '재미없는자식(Tatsizoglu),에 심지어 다리밑을 터전으로 할 일 없이 떠돌아다니는 집시들에게는 '다리 밑에서 자다 깨다 하는 놈(Koprualtindakalkaruyaroglu 발음 : 코프루날틴다칼카루야롤루-_-;;;;;;;;)이란 성을 만들어주죠(이 성은 세계최장기록입니다-_-;;;;;;;;;ㄷㄷㄷㄷ)

이렇게 터키인들에게 성이 만들어지고 지금은 여러가시 성이 있습니다. 여기서 몇몇 성만 꺼내올께요

Cengiz,(칭기즈 칸에서 유래)
Altin(황금)
Karadeniz(Kara: 검은, Deniz : 바다)
Akdeniz(Ak : 흰, Deniz : 바다)
Yakupoglu(Yakup의 아들이라는 뜻인데 이게 성씨가 됨)
Kublai (쿠빌라이 칸에서 유래)
Uighur(위구르에서 유래)
Mogul(몽골에서 유래)
Selcuk(셀죽, 셀주크 왕조에서 차용)

Cetin(어려운이란 뜻)

Gonul(생각)

Turan(터키인을 지칭하는 말)

Yilmaz(용감한)

Yildiz(별)

Bal(꿀)

Sanli(명예, 영광)

Tekke(이슬람종파의 하나였던 메블라나 교단의 교인양성학교)

Can(영혼)

보통 이정도 낱말로 만든것도 있고

Kahveci(커피농사꾼)

Demirci(대장장이?)

Kebabci(케밥요리사)

등등 직업을 바탕으로 한 성도 있으며

Topaloglu(절름발이)같은 약점잡힐만한 신체적 특징을 쓴사람도 있고

Ozturk(진정한 투르크인)

Senturk(행복한 투르크인)

Yilmazturk(용감한 투르크인)

Basturk(지휘자 투르크인)

등 뒤 혹은 앞에다 투르크자를 붙인 성씨도 있습니다..

뭐 당시 문맹률은 터키건국시기때 80%였던게 저 당시(1934년)20%대 이하로 줄어들은 상태였지만, 교육수준이 낮은데가 많아서 저런 성을 만들었죠..


세월이 한참 흐른 지금, 사회 저명 인사들 중에는 듣기에 아주 민망한 비속어를 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 심심찮게 화제가 되기도합니다. 그들 중 일부는 사회 활동에 지장을 없애고 후손들의 명예로운 출발을 위해 법원에 소송을 했으나, 기각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