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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에 대하여-1(On the Korean Language-1)-작성 중

imaginerNZ 2008. 5. 28. 02:01

한국어에 대하여-1 -정리 중
 
이 글에서는 현대 한국어의 종결어미가 주는 제약과 그 가능성에 대하여 말하고자 한다.
영어는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며 굴절어>(           )이다. 영어에서는 서양인이 이해를 먼저 따져 (판단선행적)이고 (대상규정적)이라는 특성이 바로 드러난다. 그래서 주어 다음에 긍부정을 수반하는 동사가 막바로 온다.
 
한편, 우리말은 우랄알타이어에 속하는 교착어이다. 일반적으로 주어가 문장의 첫머리에 오는 것은 인류언어의 보편적인 특징이니 당연히 먼저 오는 것이고 동사(또는 형용사)가 맨뒤에 온다. 이점은 우리말이 표현중심적이며 환경지향적이라는 것을 나타내준다. 더 정확히 말하면 말을 하는 '나'와 환경이, 말을 듣는 '너'와 환경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더불어 존재한다는 느낌을 담고 있다는 말이다. 심지어 너와 나와 제삼의 주체적 대상이 되고 더 나아가 환경 전체에서 부분을 잘라내어 대상화하기 이전의 포괄적 대상화의 단계에 머무른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의식', 혹은 '더불어 의식'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언술이 주체화가 아니라 대상화에 머무르고 있다는 말이다

동양인과 서양인의 이러한 차이점은 몇 가지 원인이 있으나 그중에 세 가지만 지적하고 싶다.
첫째로, 동양에서도 동아시아는 지리적인 폐쇄성이 있다. 한중일 삼국은 서쪽으로 세계최고봉들이 솟아 있는 히말라야산맥 및 티벳고원지대와  힌두쿠시 산맥,곤륜산맥, 천산산맥, 그리고 타클라마칸사막, 고비사막... 북쪽으로는 시베리아의 광활한 한대성 삼림과 동토대가 있고 동쪽과 남쪽으로는 세계제일의 거대한 태평양과 열대밀림지대와 남중국해가 자리하고 있다. 밖으로 뻗어나가기에는 세계의 어떤 나라보다도 불리하다. 그러나 이와같은 지리적 격리성은 인류사에서 언제나 결정적이지 않다. 징기스칸의 동세서점의 유라시아 평정, 유럽인이 세계의 대부분을 지배하게 된 대항해시대와 그 이후의 서세동점 현상,  러시아의 동북 유라시아 광역으로의 진출 및 점거 등의 역사적 사실성에 비추어 보면 그렇다 심지어 태평양 상에 흩어져 있는 미크로네시아의 섬사람들과 멜라네시아의 섬사람들이 뗏목이나 작은 통나무배를 타고 태평양의 여러 섬으로 이주해 갔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아도 그렇다. 아마 그들 중에 일부는 일본이나 필리핀, 한국, 중국, 더 나아가 크릴을 잡아 먹고 물고기를 사냥하며 남극 근해 혹은 해안에 도착하여 살다가 죽었을 수도 있다. 그리고 중국은 서양인이 일찌기부터 중국에 대해 알고 있었듯이 인도나 아랍 그리고 서양의 존재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어쨌든, 이러한 지리적인 요새화가 어느 정도의 폐쇄성을 낳았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부연하여, 중국의 지세가 하나의 땅덩어리로 둥근 모양을 하고 있어서 일국체제의 역사무대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멈추지 않고 끝없이 도는 수레바퀴처럼 정치적인 통합과 분열과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중국정치는 중국 최초의 통일국가를 세운 진나라 이후로 내치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내치중심국가이었기에 외교와 국방도 중국의 주변부에 위치해 있는 국가들과의 교류, 갈등, 전쟁, 화의 등의 수준에 머물렀다.  
 
둘째로, 인체색상의 비다양성이다. 다양성은 지속적인 발견과 변화와 차이를 만들어낸다.
 
셋째로, 지리적인 폐쇄성과 자기중심적인 중화사상의 오류, 그리고 인체상 형색의 유사성이 낳은 사회적 윤리규범의 폐쇄성과 획일성 그리고 비차별성 실험적 진취성의 부족 등이다.
  
문장이 -다, -오, -리, -, 라-니, -네-, -까? 등등으로 끝난다.
특히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는 종결어미 인  -다는 어쩔 수 없이 뜻하는 바와 상관없이 단정적인 면이 강화된다.
 
게다가,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이 속하는 동아시아에서는
인(仁)을 바탕으로 한 유교적 윤리사상이 인간생활의 유일한 이념이자 도덕적인 잣대역할을 해왔다.
유교적 예절 중에 자신을 낮추는 겸양의 자세는
알게 모르게 우리말 어법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 중에 자신을 낮추는 겸양이 우리말의 종결어미 구사에 미친 영향을 생각해본다.
우리말 고유의 어법에서 '-다', '-습니다'라는 간명한 표현은 명확하고 단정적인 마무리에 해당한다.
그러나 유교적인 관점에서 보았을 때,
단순히 '-다'로 끝나는 표현은 부드러운 겸양의 뜻이 부족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통치자나 상급자에게 '-사옵나이다', '-시(옵)소서', -시지요. 등을 사용하여 단정적인 어투를 누그러뜨리는 표현이 많이 사용되었다. 
부드러운 존대형 종결어미나 청유형 또는 의문문 형식을 띤 권유형 등이 그러하다.
 
 
문장의 끝이 단정적인 교착어이면서 동시에 유교의 겸양지덕을 고려한 표현은 주로 삼국-고려-조선의 궁정어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그러면 국민이 주인인 현대한국에서 한국어에 위의 두 가지를 아우르는 표현방식은 어떤 것일까? 한국은 개화기 이후 왕조체제의 갑작스레 몰락하고 서양의 문물을 급격히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그것은 가히 천지개벽에 버금가는 변혁이었다. 만일 백여 년 전의 조상들이 현재의 한국문명을 지켜본다면 틀림없이 공감할 것이다.
 
그 과정에 이루어진 정치체제의 변혁과 빠른 변화의 속도로 부지부릭간에 과거와의 단절이 급격히 발생했고 새로운 것만을 추구하는 풍조가 성행하게 되었다. 그와 더불어 우리말에도 숱한 변화가 생겼다. 과거의 통치체제에 쓰이던 말들은 낡은 것으로 치부되었고 새로움이 묻어나는 간단명료하고 서양적인 세련미를 지닌 어법들이 전파되기 시작하였고 그러한 현상이 오늘날의 현대화된 한국어의 형성에 부가되었음은 사실이다.
 
아래에 두 가지 대표적인 사례를 들겠다.
첫째로, 토착적인 사투리에 흔했던 복모음과 이중모음의 사용이 급속히 줄어 들었다. 그것은 개화기 이후에 서울을 중심으로 모여들었던 지식계층과 고위관료, 그리고 중산층 사람들이 지방별 사투리를 촌스럽고 무지한 사람들이 쓰는 말로 여겨 천시했다는 점이다.
둘째로, 개화기의 신사숙녀들이 이전의 왕조시대에 왕족이나 양반계층의 사람들에게 하위계층이나 일반서민들이 올려쓰던 경어체를 고리타분한 어투, 즉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옛말로 여겨 무시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에 의한 시행착오의 결과로 단결적인 이중받침과 단결적인 종결어미가 탄생하게 되었다.
 
그러나 유교적 겸양의 미덕은 공적인 교육제도를 통해 혹은 신식교육을 받은 지식인들의  민중에 대한 지나친 영향성에 힘입어 과거와 유사하게 일반대중의 뇌리에 지속적으로 스며들어 지금까지 중요한 인륜적 덕목으로 여겨지고 있고 매사에 정신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교에서 말하는 겸양지덕이 상류층에게는 민중을 지배하고 복종시키기에 더없이 좋은 안성맞춤의 수단이었다.
 
결론적으로, 개화기 이후의 간명하고 사무적이며 효율적인 근대적 어투와 유교윤리는 밀고 당기는 관계를 형성하다 마침내 타협에 이르게 되었다. 그럼 과연 그 타협의 산물은 무엇이었을까?
그중에 한 가지를 지적한다면 다음과 같다.
    
요즈음 우리가 흔히 잘못 사용하고 있는 어투에 '-한 것 같아요[seem to-/appear to-]', -하면 좋겠어요[had better-]' 등이 있다. 이러한 표현방식, 즉 단결감을 완화시켜주는 추측성 또는 권유형 종결어미를 사용하는 습관이 생겼다. 물론 이런 어투를 적절한 때에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스럽다. 문제는 이러한 어투들이 겸양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곡해되어 무절제하게 유행화되어 쓰인다는 사실이다. 그렇다 또는 아니다라고 단정하지 않는 모호한 심사를 나타내는 것과 말뜻에 겸양을 싣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고 봐야 한다. 요즈음 유명인사들, 특히 가수, 연기자 등의 대중연예인들이 대중매체에 등장하여 자신의 근황이나 의견을 말할 때, 위에서 말한 '-한 것 같아요.'나 '-하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 그 연예인이 어줍짢고 우유부단하다는 느낌이 든다. 심지어 인터뷰 중에 끼어 들어 당신의 인생관은 무엇입니까?라거나, 당신은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있습니까?라거나, 당신의 정체성은 무엇입니까?라고 묻고 싶은 충동이 일시에 생겼다가 사라지는 감정적 체험을 간혹 느낀다.           
 
유교적 겸양은 현대에 들어서 하나의 미덕 중에 하나일 수 있으나 천지간에 넘쳐나는 유일한 미덕은 아니다라고 나는 단정한다. 아울러 한국인들이 삶의 모든 분야에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안타까우나 사실이다. 정체성이 확립된 나라에서는 도저히 벌어질 수 없는 일들이 골고루 벌어지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다만 민족과 국가의 최고 무형문화재인 우리말에서는 언어적인 정체성의 혼란이 끝없을 듯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 (초안 작성; 200805280138 엘리엇 킴)
 
 
 
 
 
인도유럽어군은 굴절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