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 -5Knowing -5
앎은 자신이 머무르기 위해 지은 성채와 같다.
그 성채 안은 앎의 구조와 배경으로 가득 차 있다.
거기에는 앎의 길이며 집들이 있고
앎의 하늘과 땅이 있고
앎의 시간과 공간이 있고
거기에서 앎에 주린 사람들이 대를 이어 살다 간다.
사람들은 앎이 커다란 기구를 띄워 올리게 될 무거운 접이식 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벗어버릴 수 없는 앎은 없다.
만일 자신이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라는 허울을 벗어버린다면
그런 탈태에서 앎은 갑자기 식물적으로 시들기 시작한다.
앎은 한 개인이 평생동안 정성껏 가꾸는 한 그루 망루의 나무이기 때문이다.
앎은 분명 자연 속에서 자라는 한 그루 나무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한 그루 생목(生木)은 아름답고 소중하다.
한 그루 나무는 자신의 참삶을 살기 때문이다.
앎이 아니라 참삶을 살려거든
깨달음을 구해 자신이 여지껏 구축해 온 앎의 성채를 떠나라.
앎의 성문을 나설 때에는
바람의 머리결은 밀어내리고
논리의 옷은 벗어던져라.
그러면 그대 영혼의 검은 머리결이 자유로이 나부끼는 느낌이 찾아온다.
삶의 생생한 진실은 그때부터 시작되고
거기에서 깨달음의 길은 비로소 열린다.
(200712090447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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