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야,
사회의 인과를 따짐은 접어두자.
연말연시에 가족끼리 다숩게 지내라. 손 잘 씻고 감기조심하고.
요즘은, 세상끝 벼랑에서 뒤돌아 보고 있다.
그간 모든 게 한꺼번에 겹쳐서 마음의 몸살과 열병을 동시에 앓고 있었다.
마치 툭 건드리기만 해도 산산이 부서져 내릴 것만 같았고 살짝 온기만 가해도 일시에 녹아 내릴 것만 같기도 했고. Absolute Solitude란 글을 뉴질랜드에서 쓴지도 여러 해가 지났건만 이제 그 의미가 새삼스럽게 마음에 와닿는다. 나원참!
요즘은, 뉴질랜드 남섬의 등뼈인 남알프스 산맥의 하얀 연봉들과 그 사이에 흘르듯 굳어있는 빙하들이며 그 고개들을 굽이굽이 넘어가는 파스(고개)들이며 그 아래 설산의 빛깔까지 그대로 비치고 있는 광대한 호수들을 떠올린다.
어쨌든 하루라도 빨리 이 거적을 벗어버려야 겠다.
누군가 아직 어른의 모습이 굳지 않은 어린 녀석(!)이 예쁜 털실 모자에 스키복에 고글을 착용하고 스키장에서 희희낙락 즐겁고 용감하게 활강하는 모습을 떠올려 본다.
많이 실컷 웃고 가족이며 친구들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며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매사에 임하기 바란다.
나?는 걱정하지 말아요. 이 원죄의 사함을 받으려 노력하려니, 우선 이 거적대기부터 벗어던지고
뭔가 해도 해야겠지. 넘 걱정하지 마세요. 살아있는 한 이 궁핍한 시대에 궁핍했던 마인드 뻥! 차버리고 요즘 스타트 하려 하니까. 내일 형님 만나서 이 얘기 저 얘기 좀 하려고.아마도 조그맣게 하나 하게 될 듯. 첫째 여동생네는 미국이민 간다네. 막내 여동생은 혼자 고집스레 미국 가서 빨빨거리고 돌아다니고 있고 그 막내매제는 경희대 앞에 하숙하면서 아기곰처럼 굴에서 한의학 공부하고 있고. 그냥 풍문에 듣고 있었다. 요즘은 그런 소식도 자청해서 듣는다.
구약전도서(?)는 어떤 구절이 떠오른다.
건강하게 잘 지내라. 심신이 함께. 꼭 그래야 한다.
가끔 부치마^.
Be happy with your family an' friends in God we tru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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