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한 생을 사는 데 조건은 별반 의미가 크지 않답니다.
더구나 우리 나이에는요.
오늘 신문에서 우연히 부산의 유람선인 티파니와 황령산 봉수대며
대변항과 도자기 마을이며 이기대 자연공원에 관한 기사를 읽고
부산 앞바다의 풍경을 마음에 그려 보았습니다.
아주 아주 오래 전에 부산 인근의 풍경도 떠올려 보았습니다.
을숙도와 낙동강 하구에 바람에 머리를 풀어 날리며 우우 하던 침잠의 갈대숲과
태종대에서 소나무숲(?) 사이로 바라보았던 바다와
사람살이와 바다와 생선 비린내가 어우러진 자갈치 시장과 그 인근의 조약돌 해변 등등을요.
삶은 모든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해봅니다.
삶은 삶일 뿐이겠죠^^.
그 이상의 것을 삶에 메워 넣으려 하지 않으면
삶이 제대로워질까요?
살아 생전에 추구할 수 있는, 희망이라는 양념에 버무려진 이상향은 빼고요.
많은 걸 바라지 않을 때,
그제야 사람은 도로 온유해지고 심성은 화평해지며,
그 연후에야 삶은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마음이
옹달샘의 물무늬 이루며 우러나옵니다.
밤이 절정에 달하는 때가 되면
시간은 어데로인가 증발해 버린다는 느낌이
처음에는 가슴팍에 서릿발인듯 땀방울인듯 맺히다,
나중에는 엷은 안개처럼 배어듭니다.
그럴수록 가슴 속의 안개는 짙어만 가고요.
마음의 속성이 그러할 수도 있겠군요.
우리네 모든 생명에게 마음의 고향은 다순 밤이리라는 공통의 느낌이
짙어가는 가슴 속으로 역시나 배어드는가 봅니다.
'모든 것에는 원천이 있다'는 듯이
정녕 밤이 깊어 갑니다.
밤중에는 한 밤이 그리워집니다.
보름에 달 뜨듯이요.
연꽃잠 주무시기를-.
--대치동에서 엘리엇 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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