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수필집(미셀러니)

엘리엇 킴 수필: 한국의 직장여성들에게 고함

imaginerNZ 2007. 5. 22. 17:42

한국의 직장여성들에게 고함
                                                                                                   -엘리엇 M 킴


  여러분은 이 둥근 지구촌 안에서 모든 방면에서 선진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밤낮없이 발전에 매진하고 있는 역동적이긴 하나 확고한 사회질서가 관습으로 뿌리박혀 있지 않은 Korea라는 나라의 반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 중의 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젊음이 있습니다. 지루하면서도 분주한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고 있는 젊음의 혈기가 있습니다.
 
그러면 일상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무엇이며 그 출구는 어디에 있을까요? 출퇴근시간과 식사시간까지 포함했다고 가정하여 하루 8시간 일하고 8시간 자면 여러분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하루 8시간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루 중에 유일한 황금시간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자기성취의 문이 열릴 수도 있고 그저 닫힌 문 앞에서 마냥 머뭇거리기만 할 수도 있습니다. 일하는 짬짬이 또는 이 주어진 8시간 동안에 자신의 현재와 미래에 어떤 인생의 갈림길들이 있는가 하는 전망을 바라보십시오. 현재자신의 마음가짐과 행동에 대해 자각하고, 개성을 뚜렷이 신장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독서를 하고 여러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취미를 가꾸고, 틈틈이 안목을 넓혀주는 여행을 하고 예술작품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감상하거나, 자신이 바라는 전문분야의 직업인이 되기 위해 도전한다거나 하는 것은 정녕 아름다운 노력이 아닐까요? 요즘 젊은이들의 유형을 크게 두 가지로 토막 구분하여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동일한 액수의 월급을 받는 A라는 여성과 B라는 직장여성이 있다고 합시다. A는 8시간의 일을 기다림 속에 마치고 해방과 탈스트레스를 지향하여 사전에 약속된 시간에 카페나 레스토랑 또는 음식점에서 친구를 만나 음식을 먹거나, 차 또는 술을 마시면서 타인의 오해나 유별성 또는 신변에 관한 일상적인 잡담을 나눕니다. 나이트클럽에도 가끔 가며 주말이면 나들이 여행을 하거나, 무슨무슨 랜드에 간다거나 하면서 활동적인 여가를 즐깁니다. 돈의 씀씀이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 B는 일을 마치고 독서를 하거나 원하는 전문분야의 지식을 보강하기 위해 진학공부를 합니다. 때로 음악을 들으며 감성을 키우고 한정된 월급을 쪼개어 저축과 미래의 참된 길을 모색하기 위하여 투자를 합니다. 물론 친구들과도 잊어버리거나 서운하지 않을 만큼 간간이 만나 더 짙은 반가움을 느끼며 카페에서 차도 마시고 영화관에도 갑니다. B는 서점이나 연극공연장 또는 미술전시회나 음악회에도 아주 가끔씩 모아둔 돈을 투자하여 관람합니다.
 
A와 B라는 여성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A는 단순히 수동적인 자세로 ‘현재의 나‘를 살고 있으며 B는 자신의 개성의 신장, 예를 들면 직업적 전문성, 고유의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 아름다운 삶을 꿈꾸며 가꾸고 있습니다. 자신만의 마음의 정원을 공부하고 노력하며 가꾸고 있는 것입니다. 그 정원은 우리의 마음속에 들어 있는 둘도 없는 자신만의 정원인 것입니다. 자신만의 꽃을 피우기 위해 자신의 단점을 수정하고 장점을 부단히 키워 나가는 성장의 보람, 그 뿌듯함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젊은 직장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현재를 떨쳐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는 과감한 ‘불굴의 도전의식’입니다. 세상이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것은 여러분을 향해 꾸준히 높낮이를 바꾸며 거세게 밀려오는 시련의 파도에 맞서 기세 좋게 헤쳐 나가는 응전의 ‘용기와 지혜’입니다.
  
그러한 것들 중에 흔한 예를 하나 들면, 여러분이 직장생활 중에 가장 큰 불평등으로 느끼는 남성사회의 벽입니다. 제가 이 곳 외국에 체류하면서 느끼는 점 중의 하나는 모든 것이 여성을 위해 운영된다고 보일 정도로 여성들의 파워가 대단하다는 것입니다. 남성들은 주도적이고 일방적인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데이트하는 남녀를 보면 여성이 No라고 한마디 할까 노심초사하면서 남성들이 마치 순한 소처럼 약간 멍한(?) 눈치꾼이 된 듯한 느낌이 들 때도 많습니다. 만약 여성이 '너우(No~)'라고 말 한마디 하면 남자는 죄지은 어린애의  표정으로 그저 순순히 여성의 의사에 순종합니다. 만일 ‘You, no'라고 여성이 가볍게 한마디 한다고 합시다. 그러면 상대편 남성은 금방 혼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 사람처럼 놀란 토끼눈을 하고 있거나, 삶의 의미를 금방이라도 상실해 버릴 것 같은 고뇌어린 표정을 지으며 뒷전으로 물러나거나, 그저 괴로움에 긴 한숨을 짓거나, 혹은 밖을 향해 고개를 푹 숙이고 뚜벅뚜벅 걸어 나갈 겁니다. 여성이 정색을 하고 상대편 남성을 꾸짖는 경우는 더 이상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상대 남성에게는 비극적인 상황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지구의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정말 이상한(?) 나라입니다. 여성에 관한 처우는 물론이고 다른 타파 되어아 할 점이 다방면에서 매우 많습니다.
 
그러면 위 두 가지 덕목에 한 가지 덕목을 덧붙인다면, 인생의 깊이와 넓이를 확보해 주는 ‘지식의 축적과 문학예술적 감수성과 그것을 키우고자 하는 노력’입니다. 이 세 가지  덕목은 세속적이고 사회적인 성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참인생을 살면서 참성공의 길을 가기 위한 이정표가 되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요? 물은 물이고 불은 불입니다. 그것(itself) 이외에는  어떤 것에도 해당하지 않습니다. 인위적 표현을 빌리면 불은 불이 되어야 하고 불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며 불일 수밖에 없습니다. 물도, 산도, 하늘도, 바다도 다 그것(itself)인 것입니다. 그러면 ‘나는 누구인가?’하고 자문해 보십시오. 대답은 간단하고 스스로 명백합니다. 그대는 그대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며 그대 이외의 어느 누구도 아니기 때문에 그대는 그대가 되어야 하며 그대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갈래의 길을 가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닐 수 있습니다. 괴테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멀리 가려 하지 마라. 행복은 다만 네 곁에 있으리니.’ 자신의 길은 가까이 있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멀리 가는 길은 잘못 선택된 길이어서 그만큼 지루하고 힘들고 괴롭고 굴곡진 사연도 많아서 인생이, 미래가 슬프도록 한없이 멀게 느껴질 수도 있기에 멀리 가려 하는 길에 대해서 말한 것이 아닐까요? 지름길과 에움길의 이치에 대해서 괴테는 통찰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들에 아무렇게나 피어나 있는 한 송이 여린 풀꽃을 보십시오. 그 아무것도 아닌 듯한 가녀린 풀꽃이 비바람에 떨기도 하고 때로 밤이슬에 젖어 오므라들기도 하지만 그러나 따사로운 햇살을 흠뻑 받아 빛나고 있는 것을 보십시오. 그 꽃 한 송이가 여러분에게 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요? ‘당신 자신만의 꽃을 피우세요. 저처럼요...’ 라고 말을 건네는 듯하지 않습니까?
 
이러한 뜻에서 썼던 시 한 편을 이 땅의 직장 여성분들께 드립니다^^.




성공이 아닌 참행복을 바라는 모든 이들에게
             -엘리엇 M 킴-


스스로에게 물어 보라,
그대가 농부라 하고.


그대는 지금 자신의 밭을 가꾸고 있는가 ?
그대는 자신의 밭에 씨를 뿌리고 수확을 꿈꾸고 있는가 ?  


현재는 언제나 자신을 떨쳐 일어서는 시간.


이름모를 들풀 한 포기도 자신의 꽃을 피우는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그대도 자신만의 꽃 한 송이를
희망 어린 태양의 마음결인
저 푸른 하늘을 향해 활짝 피우시기를,


가른 밭고랑을 따라 그대의 굳센 발걸음에 밟히는
좌절이 소멸하는 소리를 들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