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장례 속의 혼례[Wedding in Funeral]

imaginerNZ 2011. 9. 14. 18:43

 
 
 
 
 
 
 
장례 속의 혼례[Wedding in Funeral]
                                                                                                 -엘리엇 M 킴

 
기억하라!
 
그 사람의 안장 중에 관이 내려지고 애도사가 읊조려지고
흙이 (내생에) 흩뿌려질 때,
아이의 표정과 눈망울과 터질 듯한 콩심장으로
모든 혼례의 날을.
 
일가친지의 입회 아래
분주와 다사로운 햇살의 설레임과 엄숙한 기다림 속에
맑밝은 눈빛에 표정들로 은은하고 스치듯 느린 선율의 시시각각 동선과
아이들 귓전을 스치는 신바람 소리와 찰나를 밟아 뛰는 어린 예리성들,
마지막 옷매를 여미고
아직은 신선할 삶이 아쉬운 듯 새로운 삶의 바퀴살 사이로 흘러들어
그 사이 사이로 시간의 바람이 회돌이(치)고
낭아>장중하게 흐르는 음악 속에 그제 그리움이 부옇게 변하던 그 날을,
 
살아 꿈꾸며,
 
그 사람의 안장 중에
관이 미동하는 수면에 부유하듯 서서히 내려앉고
소숫한 쌀의 어머니 흩뿌려지고
저마다 가슴 속에 세상 너머 아지랑이 피어오르고
비로소 숨은 침묵이 잠깐 얼굴을 내밀 때,
 
기억의 명멸과
스스럼없는 현재의 느낌과
암묵의 미래,
그 다가오지 않는 발치를 바라보며,
 
아이의 표정과 눈망울과 터질 듯한 콩심장으로
추억의 논에 쉬임 없이 흘러드는 현재의 물길에
마음의 끝 손사래 담가
 
모든 이들의 장례 속의 혼례를
애도하고,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