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비논리적인 한국의 현실
한국에서는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윤리를 주입 받고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들은 어른들이 각자 가면을 하나씩 들고 다닌다는 것을 파악하고
중학생들은 자신의 가면제작을 궁리하고 고등학생들은 가면을 시험제작하고
드디어 대학생들은 임박한 사회진출을 앞두고 정식 가면제작에 몰입한다.
문제는 첫째로, 지나친 윤리도덕의 강조가 사람으로 하여금 사회생활에 필요한 가면을 제작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내면계와 외부세계를 이해하고 판단하고 결행할 때 윤리적 잣대만을 적용하면 과거 동양사회의 정체성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이 남의 이목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가면을 제작하여 착용하게 한다는 사실이다.
둘째로, 과학문명의 발전은 논리교육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한국교육에서 연필심을 예리하게 깎는 듯한 사고의 체계적 엄밀성과 논리적 다양성을 확대하고 신장시켜주는 논리교육이 거의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이점은 내게 가히 충격적이다. 논리가 배제된 교육은 극히 비현대적이고 후진적일 수밖에 없다. context(상황/문맥)의 논리적 구조 전개방식과 이해, 더 나아가 그런 구조를 새로이 재창조하고 한층 더 발전시키는 교육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문제의 심각성은 현재 한국교육자들이 논리교육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 자랐기 때문에 논리교육이 원천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지금부터라도 초등학교에서 논리교육의 첫걸음인 토론학습이 활성화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논리학의 체계적 학습만이 우리 각자가 들고 다니는 윤리의 가면을 벗어던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맨얼굴로 당당하게 합리적으로 언행하자는 얘기다. 매사에 각자의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을 통해 의견의 논리적 장단점을 비교분석하고 합의를 도출하고 실행에 옮기고 객관적인 검증을 하는 정상적인 사회합의과정이 실현되고 준수되는 사회는 언제쯤 이룩될 수 있을까? 요즘처럼 자기이익에 부합된다면 내키는 대로 주관의 칼을 빼들고 휘두르는 반칙이 횡행하는 사회는 언제쯤 종식될 수 있을까? 아직도 합리적인 사회의 실현이 한참 멀었다는 느낌이 수시로 드는 이유는 뭘까? 심지어 어떤 분야의 전문가들이 등장하는 TV토론에서조차 전문학자나 정치인들이 이미 정해진 당의 입장에 따라 곡학아세하고 견강부회하는 모습은 현대한국사회의 무엇을 암시하고 있는 것일까? 그들이 어떤 주장을 내세울 때 그 주장이 서구에서 출발한 학설을 짜집기한학설의 모자이크에 불과하다는 점과 그런 주장이 TV를 시청하는 국민들의 가슴에 와 닿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대토론자들을 논리적으로 설득하지 못하고 과다한 자기주장식 토론이 별다른 최소합의와 상대방의 의견 중 수용가능한 사항에 대한 재고의 상호배려도 없이 처음 시작한 각자 입장에서 종료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모든 것은 그들이 학창시절에 논리교육을 받지 못한 탓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부터라도 나이를 불문하고 토론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학습하고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과거나 미래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시작은 늘 바로 지금 여기에서부터이며,
이 모든 사태의 출발점은 냉철한 논리적 사유의 교육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성을 애어른없이 깨달아 실천할 일이며,
왜 이 현대경제적 선진사회에서
과거의 진때가 덕지 덕지 묻어나는
자기몰각에 빠진 몰정체성의 처신이 국가 전체를 뒤흔들 정도로
위압적인가 하는 의문이 드는 현상은 나만의 뇌리에 떠도는 안쓰러움에 불과한 것일까?
(201102140926pm 엘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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