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동북아민족사

한국인엔 특별한 DNA가 있다

imaginerNZ 2011. 1. 6. 17:29

한국인엔 특별한 DNA가 있다

2011-01-06 14:06


 

 “한국인, 대체 당신은 누구시기에….”

한국이 세계가 주목하는 ‘잠룡’으로 부상한 2005년, 미국의 사상가 새뮤얼 헌팅턴은 아시아-아프리카 성장 및 정체 과정을 연구하다가 한국편에 이르러 깜짝 놀란다. 400년간 명분싸움 끝에 맞은 일제침략, 전쟁을 거쳐 폐허가 된 나라가 어떻게 남들이 300년간 이뤄낸 정치, 경제적 성과를 40년 만에 성취했을까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 한국 탐구에서 그는 이런 결론을 내린다.

“이 엄청난 발전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문화는 한 사회 안에서 우세하게 발현하는 가치, 태도, 신념, 지향점, 전제조건 등인데, 한국은 근면, 교육, 조직, 기강, 극기정신 등 ‘발전지향적’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산업혁명으로 근대 지구촌 고도성장의 전형으로 꼽히는 영국은 170년간 9배의 GDP 파이를 키웠고 일본은 57년간 14배의 GDP 성장세를 보였지만, 한국은 1960년 이후 48년간 32배로 국부를 키웠다. 한류는 아시아를 넘어 지구촌으로 확산되고, 국방력과 올림픽 성적 역시 세계 톱10에 진입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 같은 힘의 원천에 대해 사학자 윤내현 등 전문가들은 한국인 고유의 DNA에서 찾는다. 기마민족인 우리 선조는 BC 3500~7000년 무렵부터 한반도와 중앙아시아를 넘나드는 광활한 활동영역을 보유했고, 20여개의 거수국(제후연방국)으로 문화적 교류를 하면서 역사를 만들어왔다고 사학계는 입을 모은다. 기마민족다운 왕성한 문화접변을 통해 새로운 유산ㆍ지식을 속속 창출하고, 일사불란한 노마드(nomad) 대오를 유지하기 위한 응집력과 위기대처능력이 배양됐다는 것이다.

현대사상가 함석헌은 “공자가 호양부쟁(好讓不爭: 마음 좋고 겸양하며 싸우지 않는다)이라 할 정도로 착했지만, 동방삭의 평가처럼 남에게 어려운 일이 있는 것을 보면 죽을 데라도 뛰어들어 구해주는 용기 있는 민족”이라며 “큰 국민이 되는 데 필요한 조직력이나 재능에서도 가난하지 않다. 다만 그것을 키우지 못한 것이 죄”라고 일갈한 바 있다.
한국의 기적에 대해 세계의 석학들은 의외라고 감탄한다. 하지만 놀랄 일이 아니다. 한국민은 한반도에서 중앙아시아를 넘나들며 웅혼한 기상과 문화 창조의 DNA를 간직한 대국이었다. 백두의 기상은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둔 우리 민족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는다. [헤럴드경제 DB사진]

한때 한국인의 DNA에 대해 탐구활동을 벌였던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여러 역사서와 사학자들을 접해본 결과, 한민족에는 기마유목 민족의 DNA가 잠재해 있다”면서 “신속한 목표추구에 따른 경쟁친화적 문화, 강한 성취동기, 대외지향성 등을 한국인 DNA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석학들의 견해를 종합하면 한국인의 DNA는 ▷열정과 용기 ▷지식ㆍ문화에 대한 탐구 본능 ▷공동체 의식 ▷인자한 심성 등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둔 현대 한국인 DNA에는 2% 아쉬운 점도 있다. 공동체 의식은 일부 집단에 의해 학연ㆍ지연,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돼 나타나고, 열정은 과도한 군중심리 등 빗나간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일부 ‘빗나간 한국인 DNA의 발현’에 대해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교수는 암담한 근대사가 빚은 ‘파생적 기질’이라고 진단한다. 신 교수는 “이를 극복하려면 상식이 통하는 ‘정상화(normalization)’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상화’사회는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풍토를 말한다. 백락청이 과거 한국인에 붙인 별명인 ‘초고속 일벌레’, 즉 과속 드라이브가 불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만큼, 구태적 제도를 정비하고 한국인 본연의 DNA를 되찾기 위한 위정자와 국민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이젠 성장 대책 못지않게, 다양한 ‘정서 선진화’ 정책이 병행돼야 한다”는 어느 고위공직자의 말은 꽤 일리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