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능력의 한계선상의 흐름에 잠겨
Sumerged in the Flow of the Limit of Human Ability
이곳에는
앎과 느낌과 심지어 깨달음도 없어
모든 것이 처음인 듯 무연하다.
영성의 척도와 깨달음의 도달 너머
모든 인간활동의 열의와 미덕과 지혜와 중용의 침잠 속에
시공을 초월하여
오직 맑고 투명하며 한없이 무르고 광막한
하나의 흐름이 있을 뿐.
이곳에는
연주되지 않은 음악에
그려지지 않은 그림에
조탁되지 않은 조상에
가마 없는 도자에
춤사위 없는 무용에
촬영되지 않은 영화에
쓰여지지 않은 시(詩)에
태어나지 않은 재능이 있고,
더 이상
대지에 내리지 않는 눈비와
찬란히 빛나지 않는 태양과
제 품을 외로이 껴안지 않는 달과
흐르지 않는 강에 비친 흐르지 않는 구름과
열리지 않은 들판에 솟지 않은 산맥과
출렁이지 않는 바다 위 푸르지 않은 하늘과
회오리 없는 은하들에 세월을 잊은 별밤이 있다.
이름할 수 있는 이룸의 너울조차 없이
하나의 무변대한 흐름 속
태초 직전의 정적에 고인
이곳에는.
(201001300150 Elliot.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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