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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혼에 대하여 -1 -20100524수정

imaginerNZ 2010. 1. 25. 21:54

예술혼에 대하여 -1

-20100524수정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어느 정도의 길이를 넘어선 예술형식은 이상적이지 않다.

그 대표적인 예술형식이 교향곡이다.

순수자연심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교향곡의 작곡자들은 관습적 형식의 질곡에 갇혀 일정한 피해를 입은 재능이라고 할 수 있다.

 

우주자연의 관점에서 볼 때,  예술적 창작에 완벽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만일 어떤 재능이 완결성을 추구한다면

작품 착상들 간의 가교 부분에 인간적인 번뇌와 잡음이 함께 섞여 들 소지가 있다.

태교음악을 듣고 있는 배냇아가에게 

되풀이하여 들을수록 늘어지며 귀에 과도하게 쟁쟁할 그 부분에 담긴 인위적 소음성은

모태 속의 단잠을 깨우는 요소에 해당한다.

 

음악의 유려한 선율에 간간이 접합되는 가교부분에 때로 필요한 것이 시의 생략적 기법의 도입이나

이 두 장르의 차별적 특성 때문에 호환이 쉽지 않다는 점은 문제다. 

 

완성된 음악작품에서 그런 부분을 '재능의 용접가교(welded bridge of talent)'라 할 수 있다.

어긋나는 듯 들리는 불협화 부분이나 정도 이상의 반복적 부분은 

창작자와 동종인 인간의 심미안에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이 동시에 표출되는 부분으로

불가피한 옥에 티나, 인간적으로 진솔한 체현이나, 미완성에 겸허한 인간적 이해의 승화로 비칠 수도 있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는 악곡의 어떤 부분에서 특정 악기의 이상적 활용의 한계를 넘어 지나치게 그 악기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다. 교향악단의 금속성 합주의 지속부에서 그런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후대에 감상자들의 화장식 해석이 되지 않으면 족하다.

대자연에 융화되는 작품의 이상향을 추구할 때, 진화적 결과인 불완전한 인간적 능력의 흔적이 불가결한 요소로 개입될 여지는 상존한다. 

 

현재까지의 위대한 재능들이 관습적 형식에 대해 

완성을 지향하는 후천적 강박심리에 집착했다는 점은

총체적 인간능력의 한계적 정점을 파악하면 수용적 이해가 가능하다.

인간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진정한 재능은 원래 다재다능하나 현실적으로 특정한 분야에 머무르며 빛을 발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것은 '채색된 재능(colored talent)' 이다.  

 

인류활동이 정도 이상의 분화를 하기 이전의 인류사에서

마치 거의 유일한 역사적 요청인 듯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어느 한 분야에 치우치지 않는 다재다능함을 발현할 수 있는 최적의 기회에 최대의 개인적 노력을 기울였다.

다만 그가 음악적인 능력을 표현하지 못했던 점은

아마도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훈련할 수 있는 교차적 조기교육체계의 부재,

또는 개인적으로 다양한 관심분야에 밀려 시간이 허용되지 않았을 수 있다.

결국, 음악분야를 제외하고 그보다 더한 역사적 행운은 이전에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듯하다.

창의적 재능이 최종적인 통합을 희원하고 지향한다는 관점에서 그는 인류역사상 진정 다재다능했다.  

 

예술혼에는

가장 이상적인 깊이와 넓이와 높이를 두루 갖춘 

정선의 자연계(The Nature Of A Korean Painter, Jeong, Seon)

모나리자의 영역(The Sphere Of Mona Lisa)이 있다.

그 곳에서는 인간적 한계와 예술의 가능성이 아름다이 접합한다.

이 점을 무엇보다도 먼저 깨닫게 되면

자신의 형식을 자유자재로이 창조하는 바람을 탄 나뭇가지의 탄력적인 힘이

존재 그 자체의 비상과 둥근 활공을  꿈꾸는 새의 재능에 고이 깃든다.

 

현재까지 인류사에 형성되어 내려온 문학과 예술의 관습적 형식들은 

향후 장르나 매체 또는 그밖의 인위적 경계가 허물어지고 보다 더 자유로워지면서

서서히 조금씩 경계영역의 위상을 달리하거나 상호적 혹은 전면적으로 통합하면서 

다양한 해체와 통섭의 시도(Diverse Trials of Disconstruction And Consilience) 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인류영혼은 소박하고 간결하여

그 자체의 고유한 영역 너머,

굳이 어떤 척도의 형식이나 그 이상의 확대적 승화의 의향이나 노력,

또는 급발적 자진해체의 결과를 요하지 않는다.

(201001252121 L 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