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영혼과 명상 시

현대적 밤길(A Night Road in Modern Times)

imaginerNZ 2009. 1. 17. 04:22

 

 

 뉴질랜드 남섬 테카포 호변에 있는 `선한 양치기의 교회`와 별밤하늘

 

 

 

 

 

현대적인 밤길(A Night Road in Modern Times)

 

누군가 밤길을 걷는다

'목적지는 없어'라고 발끝의 망설이는 표정은 되뇌이고

가로등 불빛은 '나는 나무예요'라고 중얼거리고

제자리에 잠들지 못하는 낙엽은 마냥 뒹굴며

알 수 없는 소리로 포도 위를 뇌까리고 있다

 

길에 평행히 부는 바람은 닿을 듯 말 듯

자신의 자취를 형체없이 거두어 가고

공허조차 사라져 맑디 맑은 공기를

나는 다만 입김의 배내짓으로 불쑥 불쑥 의도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존재가 아닌 무(無)도 아닌 그 무엇을

살아 생전에 내뱉으려는 듯

이렇게

 

결국 믿어 의심치 않는 '존재에 기둥은 없다'

어떤 누구의 직관과도 달리.

(200901170506 대치동에서 엘리엇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