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수필집(미셀러니)

새로운 새해맞이 결심-최종 수정

imaginerNZ 2008. 12. 29. 10:21

 

 

 

 

 

새로운 새해맞이 결심(A New NYR)

 

사람들은 새해를 맞으며 새로운 결심(new year's resolution)을 다짐하는 버릇이 있다.

술이나 담배를 끊어야지,

공부를 열심히 해야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해야지,

자신과 가족이나 타인이나 사회나 국가를 향한 사랑을 실천해야지, 등등이 새해맞이 결심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런 결심들이 유독 새해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일생에 걸쳐서 평소에 이미 마음에 새기고 차근차근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들이다.

 

한 해는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공전하는 주기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지구중심적인 시간성에 해당하나 삶의 기준이 되는 시간성은 아니다.

지구는 태양을 일 년에 한 번씩 어김없이 그리고 거의 정확히 돌고 있지만

지구상에 사는 생명의 현상이 지구에만 해당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지구를 벗어나도 우주 어딘가에는 생명과 삶의 현상들이 분명히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며

언젠가는 사람이 달이나 태양계 내의 혹성이나 기타 외계의 어떤 곳에 정착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그럴 경우에 그곳에서도 지구상에서 이루어지는 새해맞이가 유습처럼 남아 있을 수도 있으나

아마도 그곳의 태양공전주기에 맞는 새해맞이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즉 거기에서도 삶이 있고 생명현상이 있고 그에 따르는 소망과 의지가 있게 마련이다.

 

삶이 있고 사람이 있는 곳에서는 희망도 함께 부존하며

그래서 평소에 이루지 못했던 점, 아쉬웠던 점 등을

다시 꺼내어 새것처럼 정성껏 깨끗이 닦고 마음에 보관하는 새해맞이 결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새해맞이 결심은 자신과 가족과 친지와 친구들 그리고 더 나아가 세상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런데 여기에 필자가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결심이나 소망이 아니다.

그것은 자연과 환경에 대한 소망 즉 환경보존과 자연사랑이다.

환경파괴와 자연리듬의 교란은 어제 오늘 벌어지고 있는 일이 아니며

문명시대 이래로 지속되어 왔으나 현대에 들어서서 점점 더 가속화하고 있고

그로 인해 자연의 균형적 질서가 급속히 무너져 가고 있다는 점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여러분이 연말연시에 복잡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귀향을 하거나 휴가를 떠나고 있을 때

도시를 벗어나면서 차량 혹은 비행기의 창 밖에 펼쳐지는 외적인 풍경 속에서

오염과 난개발에 유독화되어 시들어가거나 죽어가는 숱한 생명과 주변환경들을 떠올려 보라.

 

우리의 보금자리인 지구촌의 거대한 열대우림의 허파가 여기저기 잘려 나가고 있고

온실가스의 대량방출로 오존층이 파괴되고

지구가 온난화하여 영구빙이 녹아내리고 있고

영구동토대는 속 빈 강정처럼 무너앉으며 동토의 사막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고 거기에다 연근해는 육지에서 마구 쏟아낸 폐수에 오염되어가고 있고

전 지구적인 도시화, 공업화의 바람은 대지 및 대기오염과 더 나아가 숱한 종들을 멸종시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전지구적인 비극적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의 생명들과 지구라는 거대환경 그 자체에 이보다 더 심각하고 급박한 문제는 없다.

그럼에도 만물의 영장이라 자처하는 사람들은

오직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나 인간집단 혹은 기껏해야 애완동물 정도에만 국한하여

새해맞이 결심을 적용하거나 소망의 실현을 바라고 있다.

이런 점들을 살펴보면 마치 현대인들이 소탐대실의 전형인 듯이 보인다.

 

내년에는

조금만 더 멀리 더 높이 더 깊이 있는 눈매로 사람 자신뿐만이 아니라

자연환경도 더불어 상기하며 지구를 아름답게 지키고 가꾸는 소망도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에 소중히 담아보았으면 한다.

자연사랑하는 마음을 새해맞이 심사에 곁들인다고

마음이 더 귀찮아하거나 피곤해진다거나 부담스럽거나 번거로워지지는 않을 것이고

더구나 당장에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와

사랑하는 후손들이 살아갈 미래에 더없이 소중한 보탬이 될 것이라 여기면

마음이 한결 가볍고 밝아지지 않을까?

 

그러니 며칠 남지 않은 새해의 초입을 앞두고

인간자신을 위해 목욕재계만 하지 말고 주변환경의 정화와 보존도 말끔히 해야겠다는 마음자세로

자연사랑에 대한 새해맞이 결심을 새해부터는 습관적으로 빠짐없이 곁들여 보도록 하는 게 어떨까?

지구가 원래 있던 그대로 깨끗하여 아름다워질 때

거기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뿐만 아니라 뭇생명들도 깨끗하고 아름다워질 것이라 생각하며

2009년 벽두를 며칠 앞두고 두서없는 혼잣말로 중얼거려 본다.

Happy new year to the Earth and us !

(200812290957 엘리엇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