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동북아민족사

동해를 건너간 신라인들

imaginerNZ 2008. 11. 13. 03:49

동해를 건너간 신라인들

[아침카페]

[ 2007-11-13 07:48:22 ]

포항에서 동해를 건너 마주 보이는 일본의 시마네현의 해변에는 한국에서 해류를 따라 떠내려간 물건들이 자주 발견된다. 과거 이런 해류를 타고 두 지역간에 교류가 있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방면에 대한 우리 학계의 연구가 별로 없는 가운데 오스트레일리아의 학자가 흥미 있는 논문을 발표했다.

지난 주말 경주에서 열린 신라학 국제심포지엄에서 시드니 대학의 도널드 매칼럼 교수는 "신라와 동해 - 불교조각의 한일관계에서 잊혀진 지역"이란 논문에서 삼국시대에 신라와 일본 사이에 동해를 바로 건너는 해상교통을 통해 활발한 인적 문화적 교류가 있었으며 신라의 불교문화가 그곳으로 전파되었다고 주장했다.

매칼럼 교수는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문화가 건너간 루트로 주로 거론되는 것은 대마도와 규슈를 거쳐 일본 내해를 통해 야마토의 본거지인 나라에 이르는 코스지만 이에 못지않게 신라에서 바로 동해를 건너 일본의 이즈모 지방으로 가는 해로를 통해서도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한일 학계가 주목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매칼럼 교수는 동해를 사이에 둔 한-일 두 지역간의 인종적인 유대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경상남도와 시마네 현에 혈액형이 A형인 인구가 각각 42.16%와 42.8%로 사실상 같다는 점을 들었다.

또 이즈모 신사의 주신 수사누 노 미코토가 하늘에서 내려와 신라에 머물다 이즈모로 건너 왔다는 신화도 동해를 건너 대량 이민이 있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신라가 당나라와 교류하면서 그곳에 신라인들의 사찰이자 여행객의 숙식편의를 제공하는 신라원을 두었듯이 일본에도 이에 해당하는 사찰들이 있었다. '이즈모 풍토기'라는 옛 문헌에 '새로 지은 절'이란 의미의 신조원으로 등재된 10개의 사찰이 바로 이런 목적으로 지어졌다고 매칼럼 교수는 보고 있다.


그는 이시카와 현의 약사사 삼존불을 비롯한 이 지방의 여러 불교조각품들이 신라의 불교미술의 영향을 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논증하면서, 일본의 불교미술사학자들이 신라의 직접적인 영향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자세를 비판했다.

그는 동해를 통한 불교문화의 일본 전파를 밝히는 것이 한-일 관계사에서 동해에 제자리를 찾아 주는 일이라고 했다.

동해의 명칭을 둘러싼 두 나라의 분쟁에서 우리 주장을 강화하기 위해서도 삼국시대 동해를 통한 한일 교류에 대한 우리 학자들의 연구가 더 깊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신우재(언론인) shinwj@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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