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인생과 사랑 시

촛불집회에 부치는 詩

imaginerNZ 2008. 6. 20. 02:39

 

촛불집회 -이 땅에서 인터넷을 매개로 대중지성이 일으킨 평화적 촛불집회에 부쳐 

 

아,

이 땅에 사람의 발자취 생긴 이래로

굴종과 예속의 노끈에 매여 고개 숙인 채

기고만장한 한 줌의 무리에게 핍박 받으며

허허실실 끈질기게 우직하게 살아 온 후예들이

대대손손 응어리진 恨의 범벅으로 뭉쳐

누구도 무엇도 가로막지 못하는

한도 끝도 없이 밀려드는 인산인해의 물결이 되어,

 

살아생전에 지난하다 여겼던 우리의 꿈이

서울시청 앞과 광화문 네거리에서

전국의 주요 도시에서

마침내 움을 틔우고 제자리를 잡는 날,

국민이 나라의 참주인임을 선언하는 날,

소수 지배권력의 도취된 단잠을 서슬퍼레 깨우는 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손에 손에 촛불 한 자루씩 밝혀 들고

온 마음에 온 몸으로 어깨동무하고

최루탄에 울었던 '아침이슬'의 노래 다시 이어 불렀으니,

이제 비로소 소수권력이 역사 내내 누려온 단꿈은 사라져 갔고

국민 위에 군림하던 위정자들이 마침내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에 떨고 있구나!

 

이 땅 위 곳곳에

우리네 마음 하나하나에

우리가 나라를 되찾아 참주인 되었음을 선포하니,

지략으로 국민을 하대하고 언변으로 국민을 기망하던 시대는 영영 가고

어느 누구도 되돌이킬 수 없을 그 시절이 오늘부터 여기에서 시작되고 있으니, 

 

다 함께 하는 희망과 정의와 행복의 꽃들이 한껏 그리고 두루 피어날 날은

이제 두 번 다시는 머지 않으리.

이제는 결단코 머지 않으리.

(200806200311 엘리엇 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