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고원 : 야생마의 질주
인생은 길지 않다(Life Is Not Long)
인생은 길지 않은 산모롱이길이고
사람은 그 길을 가는 나그네와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일생은 짧아지고
인생은 짧기에 그만큼 아름답고 소중하고 고귀하다.
젊은이들은 대체로 인생이 길다 생각하여 푸른 하늘에 가득 부푸는 미래를 꿈꾸고
세월의 바람에 실린 나이는 담담해질수록 자연에 가까워진다.
이를테면, 이미 그대는 부드러이 살아 숨쉬는 흙이다.
인생이 짧다고 생각하면
젊음은 중천에 빛나는 햇님 같은 절절한 열정에 더욱 타오르고
늙음은 온정한 달님의 모습에 정결한 마음살이로
점차 자연 안으로 침잠해 들어간다.
어떤 젊은이가 일찌기 일생의 짧음을 정관하여
인생의 길이 사람에서 자연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깨닫는다면
그는 객관적이며 온전한 삶의 기본자세를 갖추게 된다.
삶이 길다고 생각하며 일생을 사는 사람은
일체자연의 일부를 떼어내어
자아의 절구에 적당한 양을 넣고 계속 빻으면서
절구 안에 부서짐의 형상과 알갱이 하나하나의 사소함에 집착하며 살게 된다.
그런 사람은
사소함이 휙휙 스쳐 지나가는 근시의 안목으로
살아 영원할 듯 혹은 죽어 혼백이라도
현재의 시야 안에 영원히 머물기를 염원한다.
설령 그대가 일생이 웬만큼 길다 여긴다 해도
일생을 다 살고 죽어서는 후회나 집착의 어떤 그림자도 남지 않도록
오직 자연의 일부로서 그대를 성성히 살라.
그러면 적어도 일생을 길다 생각하면서도 간결한 인생을 살 수 있고
그것이 일생이 원하는 만큼 늘어지기를 바라며 사는 인생보다 한결 낫다.
'인생은 짧다.'고 항시 생각할 때
인생의 길이 열리고 당신은 그 길을 발견하고 그 길을 천천히 나아갈 수 있다.
그 연후에 그대는 온전하고 바른 무엇(what)을 성취할 수 있고
살아생전에 자연에 보답하고 그 이후 자연에 고이 순화된다.
그대는 행복의 모든 요소를
자연의 어떤 성분으로 이미 가지고 태어났고
인생은 길지 않으이.
(20080119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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