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리/담불/전/모숨/자밤/좨기/꿰미에 관한 풀이
양이나 수를 이르는 순수한 우리말 명칭은 참으로 많다.
큰 놈 뱃속에 작은 놈 한 마리를 끼워넣어 파는 자반고등어 같은 것을 '손'이라 하고(작은 새끼자반 한 마리를 끼워넣은 것은 '외동덤', 두 마리를 끼워 넣은 것은 '남매덤', 그리고 거의 같은 크기를 넣은 것은 '서방덤'이라 한다) 북어 20마리는 '쾌', 말린 오징어 20마리는 '축', 옷이나 그릇 따위의 10벌은 '죽', 피륙의 날을 세는 단위는 '새'라 하는데 날실 40올이 한 새이다.
김 100장은 '톳', 바늘 24개는 '쌈', 사과·배 등 과일이나 무·배추 등의 100개는 '접'(오이·가지 등의 l50개는 '거리'라 한다)이라 하는 등은 그런 대로 아직 두루 쓰이고 있는 편이다.
그러나 '강다리, 담불, 전, 모숨, 자밤, 좨기, 꿰미' 같은 정감 어린 우리말은 그 어디에서도 들어보기 어렵게 되었다.
장작 100개비를 '강다리'라 하고, 벼 100섬은 '담불', 갈퀴나 낫 같은 것을 든 한쪽 손과 다른 한 손으로 한번에 껴안을 정도의 땔나무의 분량을 '전'이라 한다.
한 줌 분량의 긴 물건(잎 담배 같은 것)을 '모숨'이라 하고, 양념 따위를 엄지·검지·장지 세 손가락 끝으로 집을 만한 분량을 '자밤'이라 하는데 "데친 미나리는 간장 대신 깨소금 두어 자밤으로 무쳐라"와 같이 쓰인다.
데친 나물 같은 것을 주먹만하게 짜서 뭉쳐 놓은 덩이는 '좨기'라 한다.
또 노끈이나 꼬챙이 같은 것에 꿰어 놓은 물건을 세는 단위는 '꿰미'이다. 노끈에 꿰어져 있는 엽전이나 철사줄에 꿰어 파는 낙지나 주꾸미를 세는 단위가 바로 그것이다. 산적 같은 것도 일종의 꿰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말들은 거의 그 쓰임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갓 → 조기, 굴비 따위의 해산물이나 고비, 고사리 따위를 묶은 단위로 해산물은 열 마리, 나물 종류는 열 모숨을 한 줄로 엮은 것
·님 → 바느질할 때 쓰는 토막친 실을 세는 단위(한 님, 두 님…)
·바람 → 실이나 새끼 같은 것의 한 발쯤 되는 길이(실 두 바람/세 바람의 새끼)
·뭇 → (1)채소, 짚, 잎나무, 장작의 작은 묶음 (2)볏단을 세는 단위 (3)생선 또는 미역 같은 것의 묶음을 세는 단위로, 생선은 열 마리, 미역은 열 장이다. '묶음으로 된 물건의 수효를 늘리려고 더 작게 갈라 묶음, 또는 그런 일'을 '뭇가름'이라 하는데, "미나리 장수가 미나리 두 단을 석 단으로 뭇가름하였다."처럼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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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친 미나리는 간장 대신 깨소금 두어 자밤으로 무쳐라"
"나물 한 좨기만 무쳐라" |
출처: 우리말 배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