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행-5 [
본유의 소성(素性)]인간성의 첫단추는 개인의 타고난 성정이다.도(道)에 입문할 때우리가 비로소 마주하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성정이다.
도의 옷을 입을 때나도의 옷을 벗을 때에는누구나 예외없이 먼저 첫단추를 끼우고먼저 첫단추를 끄른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예외없이도(道)의 첫단추를 끼우고 풀 때,마음은 도를 지향하나 성정이 피워내는 연무의 느낌은 제각각이다.
도는 빛결 고운 새 옷자락이거나 혹은 세월에 바랜 옷의 남루함이 아니다본시 도에는 끼우고 푸는 단추나혹은 끈이나 솔기가 없으며더우기 천의무봉(天衣無縫)의 재능도 아니다.
사람은 아무리 참선을 하고 수도를 해도그 사람의 성정을 애써 외면하거나지우거나 뿌리뽑지 못한다.
다만 그 성정이 그침없는 물처럼 자연스레 성정의 골짜기에 폭포와 소를 지나평원에 여울과 두물도 지나며온갖 곡직(曲直)을 따라 구비구비 흘러내려 마침내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깊고 넓고 아득히 고여 있는본유의 소성(素性) 안으로 녹아 들 수 있다.
개인의 성정은 우리의 내부 깊숙이 들어 있는 본성은 아니다.다만 그 뿌리가 본성에서 뻗어나올 뿐이다.우리의 본성은 모든 인간에게 공통된 인간 고유의 본성이자인간 이전의 모든 시공과 과정에 있는 본유의 체현들이며,우리의 타성은 현세에 타고난 개인적 성정이다.
우리가 우리의 본성을 본성으로, 더 나아가 본유의 소성(素性)으로 삼는다면,개인적인 성정인 타성이 수그러드는 바로 그 자리에서본성에 잠재되어 있던 불성이 꽃봉오리의 고개를 들기 시작한다.
수도의 과정은 그 꽃봉오리가 한 송이 연꽃으로 개화하는 과정이다.(200711140017 대치동에서 엘리엇 킴
/최종 수정:2009071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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