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면서 결국 벗게 되는 것이 두 가지가 아닌가 합니다. 첫째는, 열정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얻는 깨달음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깨달음에 달하기 위해 열정이라는 마음 속의 외투를 벗어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둘째는, 삶 그 자체입니다. 식물적인 것이 아니라 동물적인 삶의 동인은 의욕(문명이라는 결실을 낳는 어쨌거나 맹목적인 의지의 발향)이며 삶의 종식은 의욕의 종식과 함께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운명이 결과론적인 표현에 치우치는 경향성이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하면서요. 죽음은 삶의 부정적인 결말이 아니라 궁극적이고 자연스러운 거대순환과정의 작은 일부이니 결국 지나야 하는 편린의 과정이 아닐런지요? 20081030 18:22
외향적 열정의 외투를 벗어버려도 마음 속에는 잿불씨 같은 순수열정이 남아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상은 제 횡설수설이었습니다. 서 화백님, 금슬 좋으신 내외분 모두 건강하시고 님께서 일향정진하시어 일가 이루시기를 빌겠습니다. 08.10.30 19:13
ps: 젊은 열정의 특성은 무엇인가에 다가가 태우려는 타닥거리며 활활 타오르는 미친 머리채 같은 화마라는 생각이 듭니다. 숯화로 안에서 저홀로 고요히 타오르다 마침내 사그러든 재 속에 숨어있는 불씨의 바알간 눈매는 더없이 지순하고 아름답습니다. 한없이 곱고 보드라운 재 속에 가만이 숨어 홀숨 쉬고 있는 불씨는 시의 표정같기도 합니다.
01:21'엘리엇 킴 작품방 > 편지글(서한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각(Memory Failure)'에 대한 어느 분의 댓글에 대한 답글 (0) | 2008.11.16 |
---|---|
모든게내탓이오 (0) | 2008.11.10 |
다음- 어느 댓글(200808300136) (0) | 2008.08.30 |
서신-ㄷ (0) | 2008.08.27 |
서신-ㅈ (0) | 2008.08.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