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엇 킴 작품방/시론

시법-G

imaginerNZ 2008. 6. 11. 19:26

 

 

 

 

 

 시법-G

 

청명함에 물든 대기 속

청록의 연옥에

묵도(默禱)하는 줄기마다 번지는 

만 장 잎의 푸르른 미소.

 

재(灰)의 전생에

도처에서 고뇌와 격정에 불 타는

천 개의 시선이 매달린 의식에

뒤틀리며 녹아 내리는 만 가지 무의식이

얼결에 내슬리는 몇 마디의 말에

내지르고 있는 외 마디에 멎는

음정의 길이는 저홀로 무상히 잠기고,

 

가장 느린 일회의 자결에

열리고 있는 만 개의 꽃잎

그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서

갓 태어나고 있는 여사제(女司祭)의 중얼거리는 꿈이

마지막 신화의 수레바퀴 자욱 너머 환생하고 있다.

 

바람과 구름조차 정제된 성분으로

금빛 단단하면서 동시에 푸르고 은밀한 풍경에

만유의 자연광을 합성한

아득히 먼 생명의 기억 밑 현재의 바다 속에 

일말의 조류(藻類)로 하늘거리고 있는 

프리즘 이전에 찍은 흑백 사진,

한 장.

(200806110723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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