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법-G
청명함에 물든 대기 속
청록의 연옥에
묵도(默禱)하는 줄기마다 번지는
만 장 잎의 푸르른 미소.
재(灰)의 전생에
도처에서 고뇌와 격정에 불 타는
천 개의 시선이 매달린 의식에
뒤틀리며 녹아 내리는 만 가지 무의식이
얼결에 내슬리는 몇 마디의 말에
내지르고 있는 외 마디에 멎는
음정의 길이는 저홀로 무상히 잠기고,
가장 느린 일회의 자결에
열리고 있는 만 개의 꽃잎
그 소용돌이 한 가운데에서
갓 태어나고 있는 여사제(女司祭)의 중얼거리는 꿈이
마지막 신화의 수레바퀴 자욱 너머 환생하고 있다.
바람과 구름조차 정제된 성분으로
금빛 단단하면서 동시에 푸르고 은밀한 풍경에
만유의 자연광을 합성한
아득히 먼 생명의 기억 밑 현재의 바다 속에
일말의 조류(藻類)로 하늘거리고 있는
프리즘 이전에 찍은 흑백 사진,
한 장.
(200806110723 엘리엇 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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